스타 엿보기

배우 한재석 “날라리같다고요? 저 학점 4.0 받은 장학생이었어요” [꼴Q열전] 조회수 : 12845

나‘도’ 취준생이다

배우 한재석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계속 도전해야죠.”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 의 능청스러운 크루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한재석이 드라마로 다시 돌아온 이유다. 


한재석이 최근 고용노동부가 선보인 웹드라마 <나는 취준생이다>에서 취업 준비생 ‘나영규’ 역을 맡았다. 막상 배역을 받아놓고 고민도 많았다. 1991년생. 그의 주변엔 ‘진짜 취준생’이 넘쳐난다. 


친구들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봐왔기에 더욱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득 생각했다. 프리랜서인 배우야말로 365일 구직을 해야 하는 취업 준비생이 아니던가. 나영규는 한재석의 다른 이름이었던 것이다.





“날라리 같다고요? 저 학점 4.0짜리 장학생이었어요”


-서울예술대학 연기과를 졸업했죠. 학창 시절은 어땠어요?


제가 의외로(?) 학점이 좋아요. 데뷔하기 전까지는 4.0점이 넘었어요. 교내 장학금도 받았고요. 매일 가방에 로션이랑 왁스, 헤어드라이기를 바리바리 챙겨서 지하철 첫 차를 타고 다녔어요. 


- 정말 의왼데요? 그렇게까지 학교를 열심히 다닌 이유가 있나요?


재수했거든요. 절박함이 있었나 봐요. 주변에서 애늙은이라고도 하는데, 제가 원래 진지한 편이에요. 대학 입학 때까지만 해도 잠깐은 마냥 놀고 싶었는데 성격상 자꾸 미래를 보게 되더라고요. 졸업 후를 대비해 실력도 쌓고 친구들과도 놀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자연스레 힘이 넘쳤던 것 같아요.


- 재수는 왜 하게 된 거예요?


떨어져서죠 뭐. 어릴 때부터 댄스 동아리도 만들면서 끼를 발산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배우가 되고 싶었죠. 고3 때부터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첫 도전에 똑 떨어졌는데 오히려 승부욕이 생겼어요.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인데 못 하게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죠. 휴일이며 명절이며 빼놓지 않고 연습실을 드나들었어요. 


- 그렇게 진짜 배우가 됐어요. 이번 드라마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나요?


운이 좋았어요. 학교 후배가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저를 추천했거든요. 마침 감독님이 에서 선보인 연기를 좋게 봐주셨고 시즌도 끝난 상태라 감사히 출연했죠. 일 해야죠.(웃음)


-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열심히 뛰어다니다 알게 된 대표님이 추천해주셨어요. “너 웃기니?”라면서요. “웃기는 건 못해도 웃기는 연기는 잘할 수 있다”라고 말했죠. 


- 오디션 땐 어떤 연기를 했나요?


면접도 하고 자유연기나 개인기도 보여드렸어요. 특히 이 생방송이라 즉흥 상황극을 해야 했어요. 삼류 양아치나 지저분한 변태같이 극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죠. 


이번 시즌에는 빠져 있던데, 이유가 있나요?  


제의가 오긴 했는데 하차하기로 했어요. 배우로서 이제 다른 이미지를 선보여야 할 때인 것 같아서요. 2년 반 동안 ‘ 크루라는 익숙함에 젖어 있지 않았나’ 반성도 했고요.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더 도전해야죠.  




한재석은 365일 취준생이다


- 그 새로운 도전 중 하나가 바로 이번 드라마겠죠. ‘취업 준비생’ 역할이잖아요.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소감이 어땠나요?


솔직히 어려웠어요. 일반적인 취준생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기에 공감을 주지 못할까 봐 걱정됐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도 취준생이더라고요. 배우는 프리랜서고, 프리랜서야말로 365일 취업을 준비해야 하잖아요. ‘한재석을 그대로 투영해보자’라고 생각했죠. 


- 한재석의 취업 준비기는 어땠나요?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게 특히 어려웠어요. 기업은 토익이나 학점 같은 기준이라도 있지만 배우는 ‘맨땅에 헤딩’해야 하죠. 정말 헤딩했어요. 배우에게는 입사지원서 격인 프로필을 들고 광고 에이전시며 영화사, 소속사를 다 찾아다니면서 오디션을 봤어요.


-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지망생이었을 때는 더 그랬죠?


맞아요. 잡상인 취급을 받은 적도 많고요. 그래도 계속 찾아가서 인사를 했어요. 그렇게 해서 기회를 얻은 게 이에요. 


- 친구들도 대부분 취준생일 텐데, 옆에서 지켜보니 어떤가요?


가장 친한 친구가 아주대 전자공학과를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또 그들만의 리그가 있나 봐요. 졸업반인데 이번 여름방학에도 토익학원을 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취업을 준비하더라고요. 취업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경쟁도 치열하고요. 1학년 때 동기가 120명이었어요. 입학하자마자 든 생각이 ‘우리 학교에서만 경쟁자가 119명이라니’였어요. 정말 힘든 일이죠.


- 드라마에서 특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면요?


면접 편에서 제가 동생에게 “영희야, 나 이번엔 붙을 수 있을까”라고 묻는 장면이요. 오디션 볼 때마다 매니저 형에게 물은 게 바로 “저 될까요? 이번엔 잘되겠죠?”였거든요. 





“20년 뒤, 직접 양성한 배우와 선교 봉사하고 싶어요”


- 여주인공이 아이돌 러블리즈의 미주 씨인데, 연기 호흡은 어떤가요?


재미있어요. 그 친구가 엄청 쾌활하더라고요. 요즘은 러블리즈 매니저랑 스타일리스트와도 친해졌어요. 아, 연기도 잘하던데요.


- 기사 보면 미주 씨가 좋아하겠어요.


볼 수 있을까요? 미주가 휴대폰이 없거든요. 음악 방송 1등 하기 전까지는 못 쓴대요. 그래서 러블리즈 팬들이 휴대폰 만들어준다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파이팅입니다.


- 특별히 하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요?


얼마 전에 KBS 단막극인 <전설의 셔틀>에서 악역을 연기했는데 참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누구나 욕할 만큼의 더 지독한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코믹한 이미지도 벗을 수 있을 듯하고요.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어요. 


- 앞으로의 꿈은 뭔가요?


누구나 인정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더 원대한 꿈이라면, 제가 사실 교회를 열심히 다녀요. 그렇게 안 생겼죠? 20년쯤 뒤에 NGO 개념의 엔터테인먼트를 차려서 여건이 안 되는 배우를 양성하고 해외 선교 활동을 하며 봉사도 하고 싶어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예술계에 계시는데, 제가 조금 더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셨고 배우 되는 것을 반대하셨거든요.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돌린 게 바로 이 꿈이에요. 


- 영규는 취업을 하나요?


그럼요. 그런데 입사가 끝이 아니더라고요. 직장인이 된 후에도 에피소드가 이어져요.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많이 기대해주세요!


글 이도희 기자 | 진행 이진이 기자 | 어시스트 김민경 인턴기자 
사진 이도영(Studio D)  헤어·메이크업 김정수


나의 생각 Good Bad

기사에 대한 의견 (0개)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