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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수로 돌아온 작가 김현성 “20대에 했던 고민, 하나씩 해결중이죠” [꼴Q열전] 조회수 : 10317

멘토링 인터뷰


다시 가수로 돌아온 작가 김현성

“20대에 했던 고민, 하나씩 해결중이죠”



진솔함. 10여년 만에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TV에서 만난 ‘가수 김현성’은 한결같았다. 실제로 대화를 나눠본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 가지 추가된 게 있다면 여유로움. 혹시나 가수 김현성을 잘 모른다고 해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 그의 진솔한 삶과 이야기는 이 글을 읽는 이에게도 여유로움을 선물하기 충분할 테니까.



가수에서 작가로, 내년엔 신곡을 들고 다시 가수로 돌아오는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 김현성 씨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장소제공=러브아일랜드 



스스로 ‘마니아층에게 특히 사랑받았던 가수’라고 과거를 정의했지만 김현성(37) 씨의 인기는 실로 대중적이었다. 당시 대표 음악프로그램 ‘가요톱텐’ 4위라는 기록을 안겨준 1집 ‘소원’에서부터 시작된 관심과 사랑은 4집 ‘헤븐’에서 빛을 발했다. 팬들은 ‘흔치 않았던 미소년 외모와 힘 있고 애절한 목소리 덕’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가수로서의 삶은 오롯이 그의 20대를 채웠다. 21세, 대학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주변의 권유로 참가했던 강변가요제에서 상을 받으면서 가수 제의를 받은 게 시작이었다. 그 뒤로 10년간 그는 온전히 ‘가수’였다. 


“제 20대는 연예계라는 사회생활에 빠져있던 시기였어요. 친구들보다 먼저 학교 밖을 벗어나 세상에 뛰어들었고 사회 초년생이 각자의 일터에서 성공을 꿈꾸며 적응하듯 연예계 생활과 가수로서의 삶을 경험하고 배우고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노력했죠.”


고민도 거듭했다. 현재의 자리가 나에게 맞는지, 또 조금이라도 더 맞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거듭한 것 역시 여느 청춘들과 다르지 않았다. 또 다른 좋아하는 일을 향한 갈망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늘 노래와 글 두 가지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혼자 떠난 여행이 터닝포인트로 돌아오다


2000년대 중반, 가수 활동을 잠시 멈추고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군복무를 마친 그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마침내 ‘글’을 택했다. 



가수에서 작가로, 내년엔 신곡을 들고 다시 가수로 돌아오는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 김현성 씨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 장소제공=러브아일랜드 



“전 차분한 성격이라 정적인 활동이 맞는데 특히 책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가수 활동 중에도 틈날 때마다 책을 읽었죠. 특히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으면서 마치 계시를 받듯 본격적으로 마음을 잡게 됐어요. 시나리오 학원을 찾고 인디라이팅도 반복했죠.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도 입학했고요.”


자연히 책을 내보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다. 그런 그의 꿈을 이뤄준 건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로 떠난 유럽여행이었다. 마흔을 앞두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어 홀로 훌쩍 떠난 여행이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다. 


올 10월, 그는 여행 에피소드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태 드디어 산문집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를 출간했다. 여행 일정 하나하나에 워낙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넘쳤던 덕에 6~7년의 준비기간이 무색하게 250여 페이지의 글을 두 달 만에 완성할 수 있었다. 



가수에서 작가로, 내년엔 신곡을 들고 다시 가수로 돌아오는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 김현성 씨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 장소제공=러브아일랜드 



여행은 단순 책의 소재만 된 것은 아니었다. 잠시 포기할까도 생각했던 글쓰기에 대한 용기도 줬다. 그런 점에서 그는 ‘혼자 여행’을 강력 추천한다. 낯선 환경에 스스로 부딪혀보고 사람들에게 말도 걸면서 도움도 주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도 여행지에서 새로운 인연을 많이 만났다. 특히 20대 배낭여행객들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도 알게 됐다. 그 역시 1997년, IMF를 겪은 세대지만 나름의 문제를 가지고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힘이 되고자 틈틈이 조언과 격려의 메시지도 남겼다.


3월에 컴백 예정…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로 기억해주세요”


‘노래, 여행, 책’ 이 세 가지로 함축되는 그간의 여정은 그의 충만한 감성을 담아내기 위한 어쩌면 당연한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20대에 했던 고민의 실타래도 조금은 풀 수 있었다. 책과 노래, 좋아하는 두 가지를 통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게 됐고 예전보다 한층 여유도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종편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마침 산문집을 출간한 시기라 혹여 책

을 홍보한다는 오해를 살까 거절하기를 몇 차례, 하지만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가수로서의 결심도 선보이자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


“오랜만의 방송 출연이었는데 무대에 모니터가 없어서 제 모습을 볼 수 없는 거예요. 녹화 후 방송까지 2주 동안 ‘방송을 보고 실망하는 분은 없을까’하는 걱정에 긴장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방송이 나간 후, 주변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비록 그동안 책을 내고 사인회도 했지만 가수로서의 저를 사랑했던 팬들은 제 노래를 그리워했던 거죠. 최근에 팬카페도 다시 만들어졌어요. 돌아오길 잘했구나 싶더라고요.”



가수에서 작가로, 내년엔 신곡을 들고 다시 가수로 돌아오는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 김현성 씨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 장소제공=러브아일랜드 



그는 올 3월, 드디어 신곡을 발표한다.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도전할 수 있게 용기를 준 것은 뜻밖에 선배가수 故신해철이었다.


“신해철 선배님이 세상을 떠난 뒤 그 분의 노래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어요. 제게 주어진 노래라는 재능을 활용해 세상에 좋은 음악을 남기고 싶어진 거죠. 성대를 다쳐 한동안 두려움도 컸는데 선배님이 제게 용기를 준 거예요.”


장르는 또 한 번 발라드. 신곡은 2개월마다 하나씩 선보인다. 추후에는 이를 모아 미니앨범도 출시할 예정이다. 공연도 계획 중이다.


“곡 느낌은 헤븐과 소원의 중간쯤 될 것 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소원에 가까운 어쿠스틱음악이죠. 저를 기억하는 모든 분이 편하게 느끼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될 거예요.” 




가수에서 작가로, 내년엔 신곡을 들고 다시 가수로 돌아오는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 김현성 씨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녹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 장소제공=러브아일랜드 



새로운 책도 구상 중이다. 내년 안에 상·하반기 두 권을 내는 게 목표다. “단편 에피소드를 묶은 옴니버스 소설과 대중음악 연주자들과의 인터뷰 두 가지를 계획 중이에요. 특히 대중음악은 제가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잖아요. 나중에 가요사의 사료로도 활용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가수 김현성이 조금은 낯설 수 있는 20대가 자신을 어떻게 기억해주길 바랄까. “그저 ‘나이 많은 옛날 가수’ 보다는 늘 곁에서 노래하고 뭔가를 꾸준히 하는 사람으로 생각해줬으면 해요. 노래와 책을 통해 동시대를 향유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요.”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 한 사람과 해도 해도 질리지 않는 일 하나를 갖는 것. 김 씨가 30여년을 살아오며 느낀 인생의 정의다. 그는 이 문구를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의 프롤로그와 책날개 두 곳에 반복해 넣었다. 


“노래가 좋아서 열심히 부르다 가수가 됐고 좋아하는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책이라는 결과물도 얻었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청년들도 미쳐서 할 수 있는 일을 꼭 찾기를 바랍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