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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 IMPAIR] Beijing experience 정들었던 연걸이와의 마지막 밤 [공모전 멘토칼럼] 조회수 : 2414




 

project:IMPAIR

Beijing experience

정들었던 연걸이와의 마지막 밤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긴장이 풀렸는지 우리는 다음날 꽤 늦은 시간에 일어났다. 공연을 모두 마친 홀가분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원래는 천안문 관광을 하려고 했는데 어느덧 다가오는 일몰에 일정을 다음날로 미루고 경산공원에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자금성의 북문과 연결된 이 공원은 옛 시절 꽤 이목을 받았다고 한다. 자금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 공원은 수많은 베이징의 역사를 품고 있다. 동양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입구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관광객들과 바람을 쐬러 나온 현지인들로 북적북적 했다. 



베이징 일대에서 가장 높은 경산. 평소 같았으면 100미터 남짓인 산에 올라가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었겠지만, 그간 쌓여온 피로를 등에 업고 간신히 정상에 올라갔다. 한숨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베이징에선 상상도 못 했던 엄청난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흐린 날씨였지만 때마침 수줍게 걷힌 구름 사이로 나지막이 드리운 석양은 황금빛 자금성을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했다. 산 정상은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했지만, 충분히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 



 

흐린 날씨였지만 때마침 수줍게 걷힌 구름 사이로 나지막이 드리운 석양은 황금빛 자금성을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했다.




경산 공원에서.

노준용.



경산 공원에서.

이은호.



너무나도 멋진 석양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연걸이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중국 사람들 대부분은 위챗 이라는 메신저를 사용하는데, 카톡과 거의 비슷하지만, 결제 기능 등 유용한 기능이 많았다. 사실 모두 위챗을 사용해 우리도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후 퇴근이라는 얘기에 접선하기로 했다. 



‘10개의 사찰이 있는 호수’라는 뜻의 ‘스차하이’는 시하이, 허우하이, 첸하이의 3개의 호수와 그 연안을 이른다고 한다. 굉장히 중국답고 낭만적인 호수 공원이었는데, 유원지답게 커플들과 관광객이 많았다. 연걸이와 만난 후 인파를 피해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으로 향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처음 본 사람을 이렇게 챙겨주고 신경 써 준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에 새삼 연걸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처음 먹어보는 양고기 불고기와 소꼬리찜을 주문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나 여행 초반의 은호는 영어로 말하는 데 자신감이 없었는데, 일주일 내내 영어를 쓰다 보니 아무래도 자신감이 좀 붙은 것 같았다. 역시 언어는 자신감을 느끼면 금방 느는 것 같다. 이어서 나온 음식들. 양 불고기는 한국의 불고기와 비슷했지만, 고수 등 특유의 향신료 탓에 이국적인 새로운 맛이었다. 유원지의 높은 물가를 생각했을 때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연걸이는 너무 비싸다면서 연신 혀를 찼다. 


양 불고기는 한국의 불고기와 비슷했지만, 고수 등 특유의 향신료 탓에 이국적인 새로운 맛이었다.




소꼬리 찜도 한국의 그것과 비슷했는데 먹는 게 너무 힘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관광을 시작하려는데, 엄청난 인파에 잠시 둘러본 후 다른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날씨가 좋아 잠시 걸었는데 택시나 지하철로 볼 수 없던 베이징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과 비슷한 듯 이색적인 베이징의 밤거리를 지나, 연걸이가 추천한 맥주 가게에 갔다. 종로를 연상케 하는 골목에 꽤 특이한 가게가 있었는데, 가게 안에서 맥주를 사서 노천 테이블에서 마시게 되어 있었다. 처음 보는 귀여운 맥주를 사서 홀짝홀짝 마시며 베이징의 여름 바람을 맞고 있으려니 문득 내일 떠난다는 사실에 아쉬워졌다. 



연걸이가 추천한 맥주 가게 입구




처음 보는 귀여운 맥주를 사서 홀짝홀짝 마시며 베이징의 여름 바람을 맞고 있으려니 

문득 내일 떠난다는 사실에 아쉬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지막 밤을 신나게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은 우리는 또다시 연걸이의 추천을 받아 이동했다. 다음 장소 역시 (우려했던 대로) 양고기꼬치 집이었다. 영화감독이 꿈이라는 연걸이는 음악, 영화 등 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다. 주성치를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 역시 주성치의 팬인 은호와 신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로맨틱가이 연걸이와 또 숨은 로맨티스트 은호는 주성치 영화 중 제일 좋아하는 대사마저 똑같았다. "하늘이 다시 기회를 준다면 사랑한다고 말하겠소. 그리고 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다소 오글거리는 이 대사부터 시작된 조금은 진지한 사랑 이야기가 시작됐다. 주문하기 전 우리가 시도해보지 않았을 만한 특이한 음식을 부탁했는데, 그중 기억에 남았던 건 닭발. 거의 사람 손 만했던 닭발은 발톱까지 아주 잘 보존돼 있었다. 닭의 발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무시무시하게 생긴 이 닭발을 은호가 먼저 도전했다. (시식 영상은 facebook.com/2mpair) 예상과 다르게 아주 맛있었고 그 외 족발, 양꼬치 등 많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주문하기 전 우리가 시도해보지 않았을 만한 특이한 음식을 부탁했는데, 그중 기억에 남았던 건 닭발.



잠시 후 옆 테이블의 엄청난 음량의 중국인들이 말을 걸어왔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3명의 중국 여성이었는데, 생일축하 노래를 함께 불러달라며 중국어로 생일축하 노래를 알려주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3명의 중국 여성이었는데, 생일축하 노래를 함께 불러달라며 중국어로 생일축하 노래를 알려주었다.



은근히 들떠 보이는 연걸이를 위해 (100% 연걸이를 위해서) 이 여성들과 함께 소소한 대화를 하며 시간을 즐겼다. 술에 취하지 않는 나를 자꾸 이겨보겠다고 술잔을 급하게 비우던 연걸이는 이내 해롱거렸다. 헤어질 시간, 아쉬움에 눈물이 글썽이던 연걸이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 친구 연걸이와 함께.



긴 밤이 아쉬워 맥주와 함께 은호와 여행 소감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은호는 해외여행이 처음이었는데, 음악과 함께 한 이번 여행이 굉장히 의미 있었다고 했다. 나는 웬만하면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가까운 사람과 여행을 떠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쉬운 이 밤을 놓기 싫었지만 피곤한 몸에 금방 잠이 들었다.


project : IMPAIR     

프로젝트 임페어는 밴드 후후(WHOwho)의 기타이자 보컬 노준용, 밴드 이글루베이(Igloo Bay)의 드럼 이은호가 결성한 2인조 밴드다. 대부분의 서양 음악들이 2박이나 4박자로 진행되는 것과 다르게, 프로젝트 임페어의 곡은 한국의 국악 리듬처럼 3박자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타와 드럼을 주로 사용하나, 다양한 악기와의 합을 시도, 차별화된 사운드를 추구한다.



필자 소개   노준용


노준용


project:IMPAIR, WHOwho 

Vocalist, Guitarist, Produ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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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stagram.com/projectimpair


기획·정리 캠퍼스잡앤조이  duew7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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