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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Q열전]페북 화제 영상!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안대훈 조회수 : 17864

페북 화제 영상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거기 그 훈남, 안대훈

SNS 인기 영상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훈훈한 외모의 두 남자가 유쾌하고 센스 있게 이탈리아의 풍경을 담아낸 3분짜리 영상은 많은 이들에게 ‘여행병’을 감염시켰다. 더불어 영상 속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그대는 누구시기에, 우리의 마음을 이리도 설레게 했나요?

↑화제가 된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영상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영상의 주인공 안대훈(28) 씨. 착한 기럭지와 훈훈한 외모로 여행 영상에서 ‘여심 공략’을 담당한 그는 지난 3년간 이탈리아 곳곳을 누빈 여행 가이드다.

2011년, 대학교를 휴학하고 유럽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가이드 취업을 제안 받았고 그대로 로마에 눌러 앉은 것이 3년. 지난해 12월 가이드 생활을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새로운 프로젝트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안대훈

“군 제대 후 쇼핑몰을 오픈하려고 아르바이트로 1300만원을 모았어요. 쇼핑몰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마음에 공부를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었죠. 그때 읽었던 책 중에 스티브 잡스의 ‘무한 혁신의 비밀’이란 것이 있었는데, 잡스가 인도 여행을 다녀와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생긴 내용이었어요. 그걸 보면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쇼핑몰로 돈을 버는 것보다 여행을 하면서 시야를 넓혀야할 때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탈리아 가이드로 활동하던 안대훈 씨 모습

그는 1년간 잠 못 자고, 옷도 못 사 입고 악착같이 번 돈 1300만원을 들고 유럽으로 떠났다. 군대에서 막 제대한 남동생도 쿨하게 데려갔다. 영국에서 시작해 로마에서 끝나는 5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 첫 해외여행이라는 설렘과 아름다운 유럽 풍경에 매일 매일이 꿈만 같았다.

안대훈

“여행 막바지, 마지막 도시인 로마에 도착했죠. 한인 민박에 묵었는데 사장님이 샤워하고 나온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대뜸 “가이드 한 번 해보지 않을래?”라고 하시는 거예요.”
갑작스레 민박집 사장님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당한 그는 어안이 벙벙했다. 민박집 사장님은 ‘로마에서 가이드 사업을 시작하려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며 그를 설득했다. 쉬운 남자로 보이기 싫어 일단 결정을 보류하고 “한국에 돌아가 생각을 좀 더 해보겠다”고 돌아섰다.

하지만 쿵쿵 뛰는 가슴은 이미 여행 가이드 깃발을 들고 콜로세움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 돌아온 지 1주일도 채우지 못하고 “가이드 해보겠다”며 민박집 사장님께 연락을 했다.

영상을 함께 촬영한 황창근 씨와 함께

이탈리아어 한 마디도 못하는 이탈리아 여행 가이드 여행객이 아닌 가이드가 되어 다시 돌아간 이탈리아 로마. 멋진 유럽 라이프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일단 그는 ‘가이드’라는 직업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안대훈

“하루에 3번씩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이드가 정말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거든요. 가이드 생활이 끝나던 날까지도 손님을 만나러 가는 길은 너무 떨리고 긴장됐어요. 열심히 했는데 손님들이 웃지 않거나, 좋지 않은 피드백이 오는 것에도 상처를 많이 받았고요. 스트레스로 위병까지 생겼을 정도죠. 그래서 로마에 있을 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못생겼던 시절이에요.”
언어의 장벽 또한 그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이제와 고백할 수 있지만, 사실 그는 이탈리아어를 할 줄 모르는 이탈리아 여행 가이드였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싶지만 한국 손님들을 상대로 여행지를 안내하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파악만 제대로 한다면 굳이 이탈리아어를 쓰지 않아도 안내를 하는 데는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늘 변수는 생기기 마련. 간혹 손님이 물건을 사고 싶다며 통역을 해달라거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면 눈앞이 캄캄해졌다.

안대훈

“손님들과 가는 곳은 대부분 유명 관광지잖아요. 그런 곳에서 동양 사람이 열심히 설명을 하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굉장히 신기하게 바라봐요. 그리고는 다가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죠. 조용히 ‘이탈리아어 못한다. 가라’고 하는데도 끝까지 말을 걸어요. 그럼 다 들통 나는 거예요.(웃음) 나중에는 이탈리아어 3개월 어학연수도 받고 열심히 공부해서 많이 늘었지만요.”

안대훈 씨는 영상이 화제가 된 후 로마의 인기 가이드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명물 ‘소매치기’에게 헌납한 금액만도 500만원이 훌쩍 넘는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수신기(개당 약 10만원) 30개를 들고 나갔다가 잠시 한눈 판 사이 잃어버려 전부 물어주기도 했고, 선글라스, 휴대폰을 잃어버린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렇게 실수투성이 초보 가이드였지만 이탈리아 생활에 익숙해져가며 차츰 노련함이 생겨났다. 그의 말마따나 ‘날아다닐 정도’로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로마 최고의 서비스라고 자부했지만 그를 찾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는 것. 어떻게 하면 손님을 모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는 함께 일하던 가이드 황창근(26) 씨와 이탈리아 여행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기로 했다.

안대훈

3분짜리 영상 한 편으로 찌질한 가이드 생활 good bye “투어를 함께 했던 손님 중 한 분이 호주의 한 여행사가 세계 여행 영상을 찍어 대박 났다는 얘길 들려줬어요. 이거다 싶었죠. 한 번도 영상을 찍어본 경험은 없지만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넣어 일주일 정도 촬영했어요. 처음에는 반응이 없어 실망했는데 곧 대박이 터졌죠. 10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어요. 덕분에 제 팬도 생기고(웃음), 여행사에도 손님이 엄청 많이 늘었고요.”
에너지 넘치고 위트 있는 두 남자의 모습과 아름다운 이탈리아 풍경이 어우러진 영상은 SNS 여행 페이지에서 이슈가 되었다. 영상이 대박 난 뒤 여행사를 찾는 손님이 늘고, 그의 수입도 짭짤해졌다. 많게는 한 달에 700만 원가량도 벌었을 정도. 마음만 먹으면 목돈을 벌수도 있었지만 그는 처음 떠나던 그때처럼 쿨하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대훈

“3년 동안 너무 힘들어 저 스스로에게 안식년을 주고 싶었어요. 영어공부도 좀 하고 싶고요. 지금 생각하면 돈을 좀 더 벌어서 돌아올 걸 하는 후회도 되지만….(웃음)”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황창근(왼쪽) 씨와 안대훈 씨.

휴식을 찾아 돌아왔지만 그는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 영상을 제작해 몬캐스트에 독점 제공하기로 계약을 했다.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못지않은 대박 영상을 만들 계획이라 한다.

안대훈

“함께 촬영했던 창근이는 아직 이탈리아에 있어 그 전까지는 미국 친구와 국내 여행기를 담은 영상을 제작하려고 해요. 최근에는 영상 공부도 시작했어요. 창근이가 돌아오면 올 겨울에는 인도 여행을 떠날 거예요. 인도에서는 더 멋지고 재밌는 영상을 찍어서 돌아올게요!”


글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