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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같은 필리핀 파굿풋 여행 조회수 : 7839

한여름 밤의 꿈같은 필리핀 파굿풋 여행


지난해 여름, 필리핀 바기오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학원 동기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지는 필리핀의 리틀 보라카이라고 불리는 ‘파굿풋.’ 한여름 밤의 꿈같았던 별빛 가득한 파굿풋에서의 추억 속으로 함께 떠나보자. 


2014년 7월 27일 |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에서   

 내가 다니던 어학연수학원은 매달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하필 출발 예정일에 태풍이 불어 닥쳐 일정을 미루게 되었다. 한 주를 미뤄 1박2일로 급하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2박3일 못지않게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다.  


 파굿풋의 맑은 바닷물. 안이 훤히 보일정도로 물이 맑아서 바닷속 바위들이 다 보일 정도였다.

 

학원이 있는 바기오에서 파굿풋까지는 승용차로 8시간 정도. 단체여행은 대부분 밴을 빌려 함께 타고 여행한다. 우리도 미리 밴 한 대를 빌렸고, 친절한 기사님과 함께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학원을 출발한 시간은 새벽 5시였다. 차를 오래 타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멀미를 예상했지만, 산꼭대기에 있는 바기오시티에서 계속 산을 돌며 내려오다 보니 멀미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멀미를 잊으려고 억지로 눈을 붙여가며 자는 둥 마는 둥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밖이 환해졌다. 눈을 떠 보니 해산물시장이었다. 바비큐 파티를 위한 고기와 술은 이미 대형마트에서 구입했고, 이곳에서 해산물과 과일을 추가로 준비했다.


투숙객이 우리뿐이라 전세낸 것처럼 놀 수 있었던 리조트. 앞에는 바로 수영장이 있어서 밤새도록 수영장과 바비큐파티를 하며 놀았던 곳이다.

 

흔히 그 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싶으면 시장을 둘러보라고 한다. 나는 이때 처음으로 필리핀 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상인과 손님 대부분이 ‘필리피노’라는 것과, 파는 물품들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시장과 다를 게 없었다. 신나게 시장을 돌아다니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개구리’였다. 우리가 개구리를 보고 놀라자 재미있다는 듯 상인들이 장난을 걸었다. 덤터기나 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유쾌하게 맞아준 시장 상인들 덕분에 웃으며 나올 수 있었다. 


파굿풋을 가는길에 들렸던 산페르난도 시장. 상인과 손님이 필리피노라는 것 말고는 우리나라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곧 점심시간이 됐다. ‘졸리비’라는 필리핀 토종 패스트푸드점에 들렸다.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한국으로 돌아온 지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가끔 졸리비를 찾을 만큼 입맛에 잘 맞았다. 한국사람들도 좋아하는 인기 메뉴가 있다고 했다. 파인애플이 들어있는 ‘알로하챔프 버거’였다. 파인애플 즙이 흘러 먹기 힘들었지만 맛은 그만이었다. 그러나 나는 토핑이 많이 들어간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아 기본형인 ‘챔프 버거’라는 제품을 즐겨 먹었다. 아마도 필리핀에 다시 간다면 나는 또 졸라비에 들를 것이다. 


파굿풋을 가는길에 들린 졸리비 옆의 VIGAN 도시 입구. 주요교통수단인 트라이시클도 보인다.


 지쳐서 더 이상은 차를 타지 못하겠다는 느낌이 들 때쯤 차는 파굿풋에 도착했다. 쉬지 않고 와도 8시간이 걸렸을 거리를 장을 보거나 길에서 헤매느라 무려 11시간이나 소요된 뒤였다. 짐만 숙소에 던져놓고 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파굿풋 쪽은 바기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다. 비좁은 실내에서 약한 에어컨 바람에 의지해 11시간을 달려오다 보니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화이트비치와 바다를 보니 거짓말처럼 힘이 났다. 정신없이 놀다 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었다. 모래사장에 앉아 지는 노을을 바라보던 우리는 미진함을 채우기 위해 리조트 안에 있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운 좋게도 투숙객이 우리뿐이어서 큰 리조트 하나를 통째로 빌린 듯 즐길 수 있었다. 


 어느덧 저녁식사시간. 살이 올라 오동통한 대하를 비롯한 신선한 재료들이 맛을 더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일행 중에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오빠뻘 남학생이 있었다. 그 오빠의 요리 실력이 남달라서였는지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지금도 문득 문득 그때의 바비큐가 생각날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바기오에서 미리 준비해 온 재료들과 오는 길에 시장에서 사온 대하로 바비큐를 하는 중이다 


 배가 불러오자 다시 밤바다가 보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닷가 쪽으로 걸어가자 그곳에는 상상도 못한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그날의 밤하늘은 ‘별이 쏟아질 것 같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정말 수없이 많은 별들이 촘촘히 밤하늘에 박혀 빛나고 있었다. 

별을 보려면 위를 쳐다봐야 하지만, 그때의 밤하늘은 내 바로 옆까지 펼쳐져 마치 반짝이는 별에 손이 닿을 듯 했다. 함께 걷던 선배 언니는 도저히 혼자만 볼 수는 없는 광경이라며 일행 모두를 불렀다. 다들 이런 장면은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노을을 배경으로 급하게 찍은 사진. 놀다가 부랴부랴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이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우리는 다시 리조트로 돌아왔다. 그날 밤 우리는 먹고 수영하기를 반복하며 깊은 시간까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14년 7월 28일 | 다음 여행을 기대하며 

 다음 날 아침 촉박한 일정에 쫓겨 바쁘게 짐을 챙겼다. 다시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 막막했지만, 이미 파굿풋에서 충분히 힐링을 해서인지 기분 좋게 돌아올 수 있었다. 

일행들도 갈 때와는 다르게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비가 오고 쌀쌀한 바기오로 돌아오고 보니 햇빛이 쨍쨍하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만큼 더웠던 파굿풋이 그리워졌다. 

다시 필리핀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리틀 보라카이 말고 진짜 보라카이를 가보고 싶다. 그때는 좀 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스노클링이나 스킨스쿠버도 해보고 싶다.


**필리핀 여행TIP!

1)바기오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여행지는 대부분 산페르난도, 헌드레드아일랜드, 파굿풋, 비간, 사가다 정도다. 

여행을 떠나기 전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를 꼼꼼히 읽어보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특히 교통비 정도는 미리 알아보고 갈 것. 바가지를 쓰지 않는 비결이다. 


2)필리핀은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 이동시간이 길다. 

여유가 있다면 여행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글 임보미 대학생기자(조선대 신문방송 3) | 사진 이태식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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