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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인간관계법⓹] 외줄타기 관계 속, 중심 잡기 조회수 : 717

[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정예은·조민지·최은희·최지원 대학생 기자] 지금까지 우리를 둘러싼 ‘관계’ 속에서 잘못된 애착이 형성됐을 때 문제를 다뤘다. 잘못된 관계 속에서 ‘나’로서 중심을 잡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학생이 묻고 4명의 전문가가 답했다. 다음은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대표, 양소영 심리상담센터 대표,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 변혜정 sex&steak연구소 대표와의 질의응답이다.





스스로 잘못된 관계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

양소영 “잘못된 애착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을 인식하기만 해도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런데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면 문제에 접근하기가 힘들어진다. 인지하지 못한 채로 오랫동안 잘못된 애착이 형성된 경우 대인관계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1인분의 몫을 충분히 하는 것 같으면서도 내면에는 쌓여있는 불안, 두려움, 상처가 많아지는 것이다. 처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나중에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되고 그 불만을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하게 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나를 둘러싼 관계에서 잘못된 애착 형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지학 “피해자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하는 것, ‘내가 잘못한 건가?’라며 자신을 계속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 첫째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도록 가족과 친구들을 험담해서 멀어지게 하고 고립시켜서 ‘너한테는 나밖에 없어’라고 믿도록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또 스스로를 가치 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만든다. 몸매, 의상, 지적능력, 가치관에 대해 평가하고 지적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지속적인 언어적 폭력으로 세뇌시키는데 주변사람과 관계를 끊어놨기 때문에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조차 없어진다.”


임영주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은 관계도 적용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잘못된 애착에 익숙해진다.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사나보다. 이런 게 당연한 거구나’ 하는 생각으로 이어져 잘못된 상황을 인식하기 힘들어진다.”


양소영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요인이다. 잘했다, 잘못했다 두 가지 관점으로만 보니까 뭔가를 개선하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게 된다. 이런 것들이 결국 문제 상황의 정확한 인식을 저해하는 요소다.”



내 주변에 잘못된 애착관계가 형성된 것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나

임영주 “가족관계에서 부모들이 자녀에게 “네가 뭘 알아?”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모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엄마, 아빠가 알아서 할게. 가만히 있어”라고 얘기한다.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는 해결사적인 마음이, 결국 아이가 고민하고 해결할 기회를 박탈한다. 미숙하더라도 자녀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유능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부모가 그런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셈이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의 독립성을 존중해주지 않는 경우 잘못된 애착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자녀가 성인이 돼서도 부모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는 것도 건강하지 않은 애착이 형성된 것이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때 진정한 독립을 할 수 있는데, 그 역할은 주로 경제적인 역할을 의미한다. 경제적인 활동은 가정 내에서 이뤄지지 않고 사회라는 단위로 나가야 가능하다. 자신이 쓸 돈은 직접 벌어서 일정 범위 내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부족하다면 부모에게 너무 많은 것을 의지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잘못된 애착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 혹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하나

양소영 “물론 전문가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건강한 해결책은 문제 상황 안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가정을 예로 들면, 가정 내에서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 가족회의나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회의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서로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봉사활동은 삶의 정화기능을 한다. 정화작용을 통해서 그동안 쌓였던 불안, 두려움, 분노를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시키고, 이렇게 긍정적으로 변화한 개인은 가정과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친다.”



타인의 개입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하나

변혜정 “진정한 의사 결정 능력이란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혼자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연애를 하면서 상대와 갈등이 생기거나 신체에 변화가 생겼을 때, 혼자 고민하기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언자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또, 내가 원하지 않는 성적 행동을 누군가 강요하거나 성적인 폭력이 일어났을 때 바로 주변 사람들과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된 애착관계 속에서 ‘나’로서 중심을 잡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김지학 “데이트폭력의 가해자를 한눈에 알아챌 수는 없지만 대표적인 특징을 통해 파악해볼 수 있다. 통제하고 조정하려는 성향의 사람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사소한 것부터 체크하고 알려주는 유형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분노하고 화내고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유형, 그리고 약자를 대하거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이면적인 유형은 데이트폭력을 할 확률이 높은 사람이다. 연인관계에서도 ‘남성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으로 관계를 망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좋아하면 소유욕이 생긴다는 생각도 잘못된 인식이다. ‘내꺼’라는 호칭 등 작은 것들부터 개선하고, 소유욕에 대한 집착은 버려야 한다. 이런 것들이 공교육에서 전혀 교육이 안 되는 것도 큰 문제다.”


양소영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하기보다는 한 인격체로서 본인의 행복을 좀 더 가꾸면 좋겠다. 긍정적인 자기 기대를 꾸준히 하면서 좋은 쪽으로 자기 암시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본인을 칭찬하는 것도 좋다. 좋지 않은 결과가 있더라도, 좌절하거나 속상할 때가 있더라도 열심히 한 본인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자. 내가 건강하고 행복할 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건강한 방법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그 에너지를 주변사람과 나누면 자연스레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생기고, 관계에 대한 잘못된 애착을 갖게 되지 않는다.”


ziny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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