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통신원

이용수칙 몰라도 길거리에선 ′쌩쌩′···‘공유 전동 킥보드’ 대안 마련 시급 조회수 : 2713

-공유 전동킥보드 등장 2년 만에 1만 6580여대로 증가


-캠퍼스 곳곳 널부러진 공유 전동킥보드들…타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비물질 문화가 물질 문명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지체현상’…대책 마련 시급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장예림 대학생 기자] 최근 수도권 대학가를 중심으로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량이 크게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 대수는 2018년 150여 대(1개 업체)에서 2020년 5월 기준 1만 6580여 대(15개 업체)로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한 남성이 신촌로 보행자 전용 도로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장예림 대학생 기자)



대학가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자 대거 늘어…정확한 이용수칙은 ‘몰라요’

도로교통법상 공유 전동 킥보드는 이륜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다. 이용자는 헬멧 등 안전장비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인도나 자전거 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다. 


평소 공유 전동 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수진(가명, 숙명여대 3) 씨는 “전동 킥보드를 자전거 도로에서 타면 안 되는지 몰랐다. 헬멧은 거의 안 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홍익대 인근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던 박종훈(가명, 홍익대 4) 씨는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주행하다가 길을 걷던 보행자와 부딪혀 골반, 가슴, 팔꿈치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대학가 주변 공유 전동 킥보드 사고가 이어지자 연세대, 숙명여대, 고려대 등은 캠퍼스 내 전동 킥보드 출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캠퍼스 내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30년 경력의 택시운전사 신경득(가명) 씨는 “야간 운전을 하다 보면 신촌 일대 도로에 전동 킥보드 타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본다. 그런데 킥보드 탄 자세가 그냥 서 있는 자세와 똑같다 보니 자세히 보지 않으면 킥보드를 탔는지 걸어오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골목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킥보드는 속도가 빨라 부딪히기라도 하면 큰일이다”라며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타는 것도 멋대로 ‘씽씽’, 주차도 멋대로 ‘휙휙’

공유 전동 킥보드는 대표적인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중 하나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란 ‘차에서 내려 집에 도착하기까지 1마일(1.6km) 이내를 이동하는 수단’이라는 뜻으로 전기자전거와 전동 킥보드가 그 사례이다. 공유 모빌리티는 도로 위 아무 곳에서나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길거리 곳곳을 공유 전동 킥보드 무법천지로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7월 24일 오후 3시 경 신촌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줄지어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들. 버스 이용객들의 승하차를 방해하고 있다.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있는 연세대 백양로 일대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진입할 수 없다. 7월 24일 연세대 캠퍼스 곳곳에서 전동 킥보드 출입 금지 푯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문에서 280m도 채 지나지 않은 곳에서 불법으로 주차되어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같은 날 숙명여대 제2캠퍼스 과학관 입구에서도 공유 전동 킥보드가 불법 주차되어 있었다. 숙명여대 전 캠퍼스는 이륜자동차 출입을 불허하고 있다.



△연세대 제1공학관 앞 마구잡이로 주차되어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들, 통행금지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방치된 공유 전동 킥보드를 치우는 것은 자연스레 학내 경비원의 몫이 된지 오래다. 업체 측에 신고 접수를 하면 방치된 킥보드를 수거하러 온다고 하지만, 해당 킥보드 이용자가 아니거나 운전면허증이 없으면 신고조차 할 수 없다. 


숙명여대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서경주(가명) 씨는 “요 며칠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킥보드를 종종 보았다. 무게가 무거워 함부로 들고 옮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지체현상’…업체와 시 당국의 대책은? 

대학가 캠퍼스 주변 말고도 서울 강남, 서초, 관악 일대 도심 ‘킥세권’(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이 활발한 구역)도 처지는 매한가지이다. 길가를 걸어가다 보면 전봇대 옆 쓰레기 더미와 함께 널브러져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마구잡이로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는 킥보드들. 업체 측과 시 당국의 대책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국내 최초로 공유 전동 킥보드를 선보인 킥고잉(올룰로)은 6월 15일, 전동 킥보드 전용 주차공간인 ‘킥스팟’을 선보이며 주차난 해소에 나섰다. 



△숙명여대 제2캠퍼스 과학관 앞 나란히 주차돼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 2대. 



또 다른 업체 씽씽은 주차 전용구역 씽씽존을 마련했다. 강남구 일대 음식점 20여 곳과 제휴를 맺어 음식점 앞 공터에 공유 전동 킥보드를 안전하게 반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씽씽은 서초구와 협약하여 서초 일대 킥보드 대여와 반납이 자주 일어나는 곳을 기준으로 주차존 32곳을 새로 만들었다. 주차존은 교대역1, 3, 14번 출구를 비롯해 사당역 13번 출구 등 지하철역 출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공유 전동 킥보드 전용 주차공간 ‘킥스팟’. 텅 비어 있다.



시 당국은 뚜렷한 대책 없이 지난 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해 올해 12월까지 공유 전동 킥보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개정안에 의하면 올 12월부터 만 13세 이상 운전면허 미소지자도 공유 전동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게 된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라는 신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대응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허용범위만 늘리는 격이다.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함께 근본적인 상생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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