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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예약하고 장시간 외출 가능?″ ′도서관 에티켓′ 찬반논란, 어디까지 지켜야 하나 조회수 : 682



[한경 잡앤조이=강홍민 기자/최준형 대학생 기자] “같이 쓰는 공간인데 노트북 소리 좀 주의해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긴다. 여름에는 덥고 추운 사람 간의 에어컨 논쟁부터 키스킨 및 무음 마우스 사용, 자리를 예약한 채 나타나지 않는 학생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도서관 매너’에 대해 대학생들의 의견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해보기 위해 7월 21일에서 24일 사이 한국외대 도서관을 직접 이용하며 십여 명의 학생들로부터 여러 의견을 들어봤다.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찬성과 반대 측의 의견을 각각의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해보았다.



△에어컨이 전부 가동 중인 한국외대 도서관 열람실.(사진 제공=최준형 대학생기자]



Q. 에어컨은 더운 사람 먼저 추운 사람 먼저? 

A. 겉옷 챙기는 게 필수 vs B. 추운 사람도 배려해야

A) “여름에는 에어컨으로 추위를 느끼는 사람보다 더위를 해소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 추운 사람이 겉옷을 챙겨다니는 것이 당연하다. 간혹 춥다고 에어컨을 꺼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금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더위를 느끼는 사람이 대다수인 여름에는 춥다면 잠시 나갔다오거나 겉옷을 챙겨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B) “더운 사람들의 입장도 이해한다. 하지만, 서로 간에 어느 정도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을 이용하다 보면, 자리별로 온도가 많이 차이가 난다.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는 다른 곳보다 바람이 많이 와서 춥다. 최저 온도인 18도로 에어컨 여러 대를 가동하다 보면 겉옷을 입더라도 추운 날도 많았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거나 너무 추우면 유동적으로 껐다 켤 수 있는 서로 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트북 사용 가능 열람실을 알리는 한국외대 공지.



Q. 소음 줄이는 키스킨 및 무음 마우스 사용?

A. 다같이 쓰는 공간에서 지속적인 소음은 피해야 vs B. 사용은 개인의 자유

A) 외대 도서관은 1,2,5 열람실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생활 소음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공공장소인만큼 키스킨이나 무음 마우스는 노트북을 사용할 때 기본 매너라고 생각한다. 문서 작업을 하면서 나오는 소리나 마우스 딸깍거리는 소리가 타인에게는 소음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키스킨이나 무선마우스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 매너로 자리잡으면 좋겠다.


B) “가끔 커뮤니티 등을 보면 키스킨, 무음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몰상식한 것처럼 몰아가는데 솔직히 억울하다. 도서관에는 노트북 사용이 금지된 열람실이 존재하고, 적어도 노트북이 허용된 열람실에서는 키스킨이나 무음 마우스도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트북으로 소음 수준의 과한 소리를 내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억지로 소음을 제어하는 물품을 쓰도록 눈치 주는 분위기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노트북 사용에 불만을 표시한 한국외대 에브리타임 캡처.



Q. 자리 예약한 뒤 장시간 외출해도 될까?

A. 개인마다 사정이 있다 vs B. 타인의 학습권 침해

A) “사람마다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장시간 자리를 방치하고 본인의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도서관에서 자체적으로 규정한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은 자유롭게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도서관 자리가 축소돼 그만큼 자리가 잡기 힘들어 그때그때 자리를 비우고 나갈 수 없는 점은 양해해줬으면 좋겠다.”


B) “잠깐 식사하거나 볼일 보러 외출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아침부터 짐만 놔두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남들은 피곤한데도 새벽부터 도서관 자리를 위해 집을 나서는데 한두 시간째 가방만 있는 자리를 보면 허탈하다. 저녁 느지막하게 나타나 ‘제 자린데요’하는 사람을 보면 화까지 난다.”


4일간 외대 도서관을 돌아다녀 본 결과, 거의 대부분의 열람실에서 에어컨이 낮은 온도로 가동 중이었다. 창가 자리, 에어컨 아래 자리는 체감 온도가 크게 달랐다. 노트북이 사용 가능한 열람실에서는 소리가 나게 타자를 치는 학생들도 더러 있었고, 노트북 사용이 금지된 열람실임에도 불구하고 노트북을 사용하는 학생들 역시 많았다. 오전에 장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 예약자리도 종종 목격됐다.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에티켓이란 것은 규정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코로나19로 공부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대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몰리고 있다. 모두가 예민하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한 발자국씩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