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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하차로 받은 알바비, 신발 살 돈 모아 기부′ 경희대생 2500여명 참여해 4천6백여 만원 대구에 기부 조회수 : 1851


△경희대 캠퍼스 전경.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박서영 대학생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개강 연기 및 각종 행사 취소로 캠퍼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18학번 박민희 씨, 언론정보학과 18학번 송유빈 씨, 경영학과 18학번 문수현 씨, 중국어학과 18학번 조근영 씨는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수고하는 대구 현지 병원과 의료진들을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2월 26일 경희대학교 커뮤니티에 게시된 학교 이름으로 기부하자는 익명 글.



모금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하 채팅방)에서 진행됐으며, 경희대 구성원들은 뜨거운 관심으로 기부 운동에 응답했다. 일부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비를 선뜻 기부하기도 했고,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 구매를 미루면서까지 기부에 참여했다. 훈훈한 소식에 기부 참여 분위기가 자발적으로 조성돼 약 2500명이 넘는 경희대생들이 참여, 총 누적 모금액 46,726,782원을 기부했다.



1차 목표 기부금인 100만원은 2월 27일 ‘계명대학교 대구 동산병원’에 전달됐다. 1회로 계획되었던 기부는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의 성원에 힘입어 2차, 3차 기부까지 이어졌다. 2월 27일부터 28일 오전까지 시행된 2차 기부는 총 2000만 원을 모아 28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대한적십자사’에 각각 1000만 원씩 전달했다. 3월 4일까지 진행된 3차 기부 모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에 각 1000만 원씩 전달했다. 2000만 원 기부 이후 남은 570만 원은 ‘영남대학교병원’과 ‘경북대학교병원’ 그리고 ‘대구파티마병원’에 추가 기부됐다. 



경희대 기부 운동을 시작으로 대학가에 기부 물결이 현재까지 퍼지고 있다. 경희대 기부 모금을 기획한 박민희 씨(국어국문학과 18학번)를 직접 만나 기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주일 동안 진행된 기부 모금에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들어왔다. 소감은 어떤가 

“우선 성공적으로 기부를 끝내서 행복하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경희대생들 덕분에 타 대학교 동참까지 이끌어낸 점도 뿌듯하다.”


모금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마스크 없이 폐지를 줍는 노인 분들을 보며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마스크를 소량 구매해서 그 분들께 나눠 드리려고 했는데 마스크가 이미 있다고, 더 필요한 사람한테 주라고 하셨다. 당황스러웠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께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마음과 대학 차원에서 큰 힘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생겼다. 친한 친구들에게 기부 진행을 제안했고 흔쾌히 동의해 모금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기부 인증서. 



봉사 동아리나 단체 주관이 아닌 학생 개인이 진행한 기부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기부에 함께 참여한 세 명은 어떤 관계인가

“국어국문학과 18학번 동기다. 물론 지금은 세 명 모두 다른 과이지만, 서로 마음이 잘 맞아 친하게 지내는 친구사이다. 그리고 모금 활동은 세 명이 시작했지만 친구인 근영(중국어학과 18학번)이가 도움을 주고 싶다며 연락이 와 네 명이서 시작했다.”


기부 독려를 위해 첫 게시글을 올릴 때 이렇게 큰 반응을 예상했었나 

“사실 이전까지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려본 적도 없었고 돈과 직결되는 문제라 겁이 났다. 2주 동안 예상 모금액인 50만원이 모이지 않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앞섰다. 그래서 1000만원 규모의 기부를 진행한 점 그리고 일회성 기부에 그치지 않고 3차 기부까지 진행한 점이 아직도 얼떨떨하다. 250만원이 모이던 시점에 유빈이가 ‘500만원만 채워져도 성공적 모금이다’라고 했을 때 나는 ‘500만원은 너무 크고 400만원은 될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입금되는 기부금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기부양이 너무 많았다. 26일에 올린 첫 모금 글이 27일 ‘전 날 가장 hot한 게시글’로 선정되면서 모금 진행이 빨라진 것 같다. 1초마다 입금 알람이 울려 핸드폰으로 다른 걸 하는 게 어려울 정도였다. 기부금 정리는 카카오뱅크의 ‘거래내역 이메일로 받기 기능’을 활용했다. 이메일로 전 날까지의 거래내역을 엑셀 파일로 받을 수 있어 입금 현황을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투명한 기부가 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던 점이 있나 

“우선 우리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익명으로 진행될 경우 신뢰 있는 기부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브리타임 게시글과 채팅방에 관리자들의 학과, 학번, 이름을 명시했다. 기부금 현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리려는 점도 신경 썼다. 하루 두 번 기부금 현황 공지에서 100만원 단위 공지로 변경한 이유도 투명한 공개를 위해서였다. 모든 거래 내역을 엑셀 파일로 첨부한 점도 신뢰도 있는 기부가 되는데 도움 되었던 것 같다.”


기부금 관리 과정에서 각각 맡은 역할이 있었나 

“채팅방에서 모금액 관련 현황과 공지사항을 알리고, 모금액을 관리했다. 유빈이는 에브리타임의 홍보와 커뮤니티 쪽지 관리를 맡았다. 수현이는 기부금 엑셀 파일의 기부자 이름을 가리는 작업과 학우들의 기부 관련 의견을 모아서 정리했고 근영이는 기부처 선정과 컨택을 맡았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역할을 나눈 것이 아니라 누군가 바쁘면 대신 그 일을 맡아 하기도 했다. 관리자 채팅방에서 작은 정보까지도 공유를 했기 때문에 모금 및 기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금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계좌 이체 한도를 고려하지 못한 채 기부를 진행했던 점이다. 모금을 받았던 계좌가 기존에 쓰던 개인 계좌였기 때문에 600만원의 이체 한도가 있었다. 투표로 이미 1000만원 기부 결정이 완료되었는데, 이체를 못하는 상황이 생기더라. 이체를 위해서 이체 한도를 없애야 하는데 방법이 너무 복잡했다. 급하게 각종 서류를 준비를 했는데 다행히 계좌에 거액이 모이면서 자동으로 하루 한도가 5000만원으로 늘어나 무사히 기부를 진행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지만 그 때는 막막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부처는 어디였나 

“첫 기부처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이다. 목표 금액을 훌쩍 넘긴 100만원을 기부할 수 있었다는 점이 깊게 잔상 남는다. 첫 기부였다는 이유 말고도 감사 인사를 직접 전해주신 점도 감동이었다. 계명대 관계자 분이 채팅방에 들어와 저희 주소를 물으시더니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셨다.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계명대 총장님께서 경희대의 기부를 기억해주시고 고맙다고 표현해주신 게 감사했다.”


△기부에 동참한 경희대 졸업생이 응원의 메세지를 남겼다. 



재학생, 졸업생뿐만 아니라 교수님들도 기부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부자가 있었나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님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기부는 경희대생들이 ‘후마니타스’를 실천한 거라고 생각했다. 후마니타스는 ‘인류애’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경희대 교육이념인데, 교수님들도 학생들이 자랑스러우셨는지 기부에 동참해 기부에 힘을 실어주셨다.”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기부와 관련된 타 학교의 문의 요청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점을 조언했는지 궁금하다

“기부처 선정과 관련된 내용 위주로 조언했다. 기부처와 사전 협의 없이 기부를 진행할 경우 조건에 맞지 않아 기부가 무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기부 금액과 기부처를 투표로 이미 결정을 한 뒤라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현금 형태로 기부금을 받지 않는 곳부터 특정 자격에 해당하는 사람들만 기부가 가능한 단체까지, 예상치 못한 제약이 많다. 그래서 후보 기부처를 정하기 전에 미리 기부처에 연락을 하여 기부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모금에 뜻을 함께 해 준 경희대학교 구성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경희대생들의 따뜻하고 열렬한 참여가 없었더라면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기부 행렬을 만들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당장 본인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는 게 당연한 상황에서, 남을 위해 손 내밀어 준 경희대학교 학우들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경희대학교 학우들이 자랑스럽다는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스스로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스스로에게 한 마디는 쑥스럽다. (웃음) 대신 성공적으로 기부를 끝낼 수 있었던 이유가 학우들 덕분이라고 말하기 바쁜 겸손한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용기와 책임감으로 끝까지 잘 해낸 우리 모두도 참 잘 했다.(웃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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