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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Ⅱ] 명사들이 추천하는 여행지 올여름, 네가 가봐야 할 곳은 여기다 조회수 : 1420
“전남 여수와 중국에 꼭 가봐라” - 박용만 두산 회장

'140자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는 이곳은 홍대 앞 모 카페다. “웬 된장남 놀이냐” “왜 사무실이 아닌 카페에서 쓰느냐”고 묻는다면 “오늘은 일요일”이라 답하겠다. 그렇다. 본 기자는 회사를 위해 휴일에도 일하는 성실한 기자다. (사장님, 읽고 계신지요?)

카페는 4층짜리 건물의 허리인 2층에 위치해 있다. 카페 내부에는 까만색으로 페인트칠된 문이 있는데 이것을 열면 작은 테라스가 나온다. 본 기자와 같은 애연가에게는 사랑스러운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며 기사를 쓰고 있자니 초여름 향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코끝을 자극한다. 산들거리는 바람에 기사고 뭐고 다 그만두고 놀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뭔가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자그마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본 기자는 성실하기 때문에 계속 기사를 쓰기로 한다. (사장님, 아직 읽고 계시죠?)

그렇다고 해도 쉬는 시간은 필요한 법.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테라스 밖의 청춘들을 감상한다. 형광색 반팔 티를 입은 한 청년이 스케이트보드를 탄 채 눈앞을 스쳐가고 뒤이어 미니스커트와 핫팬츠의 향연이 펼쳐진다.

두꺼운 코트를 벗어 던진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옷차림이 가벼운 계절이 됐다. 지나가는 똥강아지도 더운지 연신 혀를 헐떡거리며 꼬리를 흔든다. 네가 날 부르는 것이냐, 여름이 날 부르는 것이냐.

순간 저 멀리 여행 가방을 끌며 걸어오는 한 부부가 망막에 맺힌다. 면세점 비닐봉투를 잔뜩 들고 있는 걸 보니 막 여행에서 돌아온 듯하다. 몸은 지친 듯하지만 얼굴에는 아직 가시지 않은 여흥이 가득 담긴 미소를 띠고 있다. 테라스 아래를 지나쳐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부럽다’와 ‘여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뒤이어 ‘여름은 여행의 계절이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본 기자도 이번 여름에는 어디론가 훌쩍 다녀올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장소는 정하지 못했다. 몇 곳을 추려놓았지만 이곳도 좋아 보이고 저곳도 괜찮은 듯해 망설이고 있다. 본 기자처럼 ‘어디로 갈까’를 두고 고민하는 독자들, 꽤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럴 때 트위터의 유명 인사에게 여행지를 추천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많은 곳을 돌아본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줄 것이다. 그래서 이번 달 140자 인터뷰 주제는 ‘추천하고픈 여행지’다.

다리 아파 미치겠네, 동고서저!

첫 답변을 보내온 사람은 갈갈이 패밀리의 일원인 개그맨 오지헌(@ojibari)씨다. 그는 구체적인 장소를 추천하기보다는 ‘여행 시 주의점’을 알려줬다. 오 씨는 고등학교 때 서울에서 동해까지 자전거 하이킹을 떠났다고 한다.

문제는 출발한 다음 날에 일어났다. 이상하게도 오르막길이 계속됐던 것. 모두 알겠지만 자전거로 오르막을 타는 것은 무척 힘들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힘겨워질 때 ‘대한민국 지형은 동고서저(東高西低)’라는 불편한 진실이 떠올랐다고 한다.

당연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 향후 며칠간 끝없이 이어질 오르막길을 뒤로한 채 서울로 U턴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답변 말미에 “여행 갈 때는 지형을 고려해서 가시길”이라며 제2, 제3의 지형 희생자가 나오지 않길 바랐다.

개그맨 윤석주(@goodgag)씨는 추천 여행지 범위를 넓게 잡았다. 그의 답변은 “돈 좀 있으면 어린 나이에 (돈을) 아끼지 말고 평소 동경하던 나라로 (갈 것)”이었다. 사실 호주머니가 허전한 대학생들에게는 경제 사정이 여행지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돈이 있다면 유럽·미국·남미처럼 지구 반대편 나라로 떠나겠지만 여건이 되지 않으면 동남아·중국 등 가까운 나라를 우선순위로 둔다. 그는 돈이 없는 학생들에게도 추천 여행지를 알려왔는데, 그대로 옮기면 “돈 없으면 눈 붙이고 꿈나라로 여행”이다.

구체적인 여행지를 언급한 사람은 만화가 천계영(@KyeYoungChon)씨다. 그의 추천 여행지는 다름 아닌 ‘제주도’. “대학 시절에만 두 번 갔었다”며 제주도에서도 특히 한라산에 올라가볼 것을 권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올라간 산이 한라산”이었다는 그가 말한 한라산 등반의 장점은 “(정상에 서면) 인생의 문제들이 참으로 하찮게 느껴진다”는 것. 한라산 꼭대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학점 고민, 취업 걱정이 말끔히 사라지려나.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라

여행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쉼’을 목적으로 한 여가 측면의 여행, 둘째는 ‘배움’을 목적으로 한 견문 측면의 여행이다. 박용만(@Solarplant) 두산 회장의 추천 여행지는 후자에 가깝다. 박 회장은 국내와 해외 각 한 곳씩 추천했는데, 전남 여수와 중국이 그것이다.

이유를 묻는 추가 질문에 박 회장은 “여수는 국제 행사 전에 미리 가보자는 뜻이며, 중국은 알면 알수록 도움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보내왔다.

여수에서는 2012년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되는데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 방문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본 기자, 대학 시절 선배에게 “2008 베이징 올림픽 이전과 이후에 한 번씩 중국에 가봐라”는 조언을 들은 적 있는데 “중국의 변화상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 그 이유였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지 결국 중국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발전과 끊임없는 변화가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곳, 중국은 박 회장의 말처럼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가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인기 아역 배우로 시작, 사극과 현대극까지 모두 소화하고 있는 탤런트 정태우(@preciousJT)씨는 ‘문경새재’를 추천했다. 문경새재는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 ‘태조 왕건(KBS, 2000~2002년)’과 ‘대조영(KBS, 2006~2007년)’의 촬영 세트가 있는 곳이다.

그는 “(문경새재에는) 시원한 바람, 우거진 숲, 깨끗한 물이 있다”며 “그늘에서 마시는 문경 오미자차 한 잔은 더위를 싹 잊게 해준다”고 해 피서를 떠나도 좋을 만한 곳임을 알렸다.

김홍선(@hongsunkim)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대학 시절의 경험을 살려 전남 영암에 위치한 ‘월출산 국립공원’을 추천했다. 용추폭포, 구절폭포, 금릉경포대 등 볼거리가 많고 천황봉 산 중턱에 위치한 구름다리에서는 120m 절벽의 아찔함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여름철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경포대지구~천황사지구 코스로, 총 소요 시간은 4시간이다.

이계안(@withkal) 2.1연구소 이사장(17대 국회의원)은 정치인다운 답변을 했다. 그가 추천한 여행지는 ‘상주보 등 4대강 공사 현장’. 근래 몇 년간 논란의 중심이었던 4대강 이슈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기를 권한 것이다.

인터넷·뉴스를 통해 얻은 정보로만 판단하기보다 스스로의 눈으로 보고 생각을 정리한다면 넓고 깊은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 결론이 4대강 찬성이든, 혹은 반대든 말이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herejun(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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