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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죠″ 서로의 변화를 일으키는 ‘교내 장애학생 도우미’ 조회수 : 930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박지연 대학생 기자] ‘다음 교시 수업을 위해 빠르게 다음 강의실로 이동한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혼자하기 힘든 일이다. 장애학생들은 촘촘히 짜인 시간표를 소화해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교내 장애학생 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학생 도우미를 자원한 학생들은 장애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학업과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강의대필부터 생활관 도우미까지 모집분야 다양해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도우미 학생들을 매 학기마다 직접 선발하고 있다. 모집 분야에는 강의 시간 내 강의 내용을 정리해주는 ‘강의대필 도우미’, 학내에서 강의실 간 이동 및 학교생활을 보조하는 ‘활동보조 도우미’, 기숙사 내 생활 및 학습의 전반적 보조를 돕는 ‘생활관 도우미’, 그 외에도 ‘시험대필 도우미’와 ‘튜터링 도우미’ 등이 있다. 


김보연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은 “선발 시 동일성별, 동일 전공, 해당 과목 수강 여부 등의 우선선발 기준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 한다”며 “이후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토대로 성실성 등 도우미 학생에게 필요한 자질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국가근로 장학생 선발 과정과는 다르게, 도우미 학생을 선발할 때에는 소득분위가 중요 선발 기준으로서 작용하진 않으나, 동일 기준에서는 차상위 계층 학생을 우선해 선발하고 있다.


선발된 도우미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장애학생들의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 문채라(중앙대 공공인재학부‧21)씨는 1년간 장애학생 도우미로서 활동해왔다. 이번 학기의 경우 시각장애, 청각장애 학우의 대필도우미와 지체장애 학우의 이동 도우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한다. 그는 “청각장애 학우의 경우에는 교수님이 말씀해주시는 내용을 대필해주고, 시각장애 학우의 경우에는 교수님이 피피티로 수업 진도를 나가셨기 때문에 진도에 맞춰 어느 부분을 수업 중인지를 알려주었다”며 “지체장애 학우의 경우 수업이 끝난 뒤 짐을 들어주고 장애학습센터까지 이동하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1학기부터 생활관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정원조(중앙대 역사학과‧26)씨는 “장애 학생에게 친구처럼 다가가자”는 생각을 갖고 활동에 임했다고 한다. 정씨는 기숙사에 장애학생과 함께 거주하며 방 청소, 빨래, 장애학생의 이동 등을 도왔다. 그는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다”면서 “학교 선배로서 장래 진로 등에 대한 조언을 해주거나, 장애 학생이 좋아하는 치킨을 먹으며 자주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 도우미 학생 모집정보 


● 모집분야: 장애학생 수요에 따라 모집인원 학기마다 상이

- 강의대필 도우미

- 활동보조 도우미

- 교재제작 도우미

- 튜터링 도우미 

- 생활관(기숙사) 도우미


● 근로시간

- 학기당 최대근로시간이 450시간으로 규정된 관계로 주 20시간 이내 근로 허용

- 대필 도우미의 경우 근로 특성상 수업 시간 내 활동 가능

(장애학생과 동일 수업 수강 시에도 활동 가능)


● 신청방법 및 선발절차

- 이메일 접수: 도우미 지원서, 해당학기 지원자 시간표, 개인정보 동의서 제출

- 서류심사 -> 면접 -> 개별통보


● 활동혜택

- 근로 장학금 지급 (한국장학재단 국가근로 장학생으로 등록 후, 월별 활동 시간에 준하는 장학금 지급)

- 장학금 지급방식: 등록된 계좌로 매월 활동 종료 시 지급

- 장학금액: 교내부서 시간당 8350원 (2019-2학기 기준)

- 장애학생도우미 활동 확인서 발급(활동 종료 이후, 개별 요청 시 발급 가능)





모집 과정에서 매번 어려움 겪어

그러나 장애학생 도우미를 모집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매 학기마다 신청 인원이 수요에 비해 부족해서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 김보연씨는 “개강 이후 한 달 넘게 도우미 학생을 구하지 못해 다른 학생들이 임시로 돌아가며 장애 학생을 도와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학습이 수월한 교양 수업에 장애학생 도우미를 지원하는 학생의 수가 많은 편이고, 심화 학습이 필요한 학과 전공의 경우 도우미 학생을 구하는 것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문채라 씨는 “도우미 제도에 대해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모른다”며 “도우미에 대한 홍보가 포스터나 문자, SNS 등을 통해 원활히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대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장애학생 도우미 모집 공고를 올려 학생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김보연 씨는 “학생들이 자주 보는 커뮤니티나, 기존에 도우미 활동을 했던 학생들에게 부탁하여 학과 등에 홍보를 요청하기도 한다”고 했다.



장애학생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문채라(21)씨.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다 느껴

1년간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하면서 문채라 씨는 “함부로 먼저 도와주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다리려고 했다”며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무작정 도와주겠다고 하면 장애학생들이 불쾌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정원조 씨는 장애학생 도우미 활동을 “장애우에 대한 배려와 차별적 인식을 스스로에게서 지울 수 있었던 계기”로 표현했다.


또한 장애학생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문 씨는 “장애학생과 일상적 대화를 나누며 생활의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가려고 했다” 며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복지제도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활동은 장애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가장 쉬운 활동이며,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마음으로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씨 역시 “장애학생을 돕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만 도우면 도울수록 장애학생에 대한 스스로의 깨달음과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많은 이들이 경험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