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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즐거워 질 수 있어” 무심코 적은 그림일기로 ‘오늘의 다은’ 쓴 심다은 작가 조회수 : 3385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박지연 대학생 기자] “일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머릿속에 ‘오늘은 뭐가 재밌었지?’라고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2017년 4월, 오늘 입었던 옷을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그림일기를 그린 지 2년이 지났다. 일상의 사소함이 그에겐 ‘소재’가 되었다. 이제는 15만 명의 팔로워와 일상을 나누는 ‘오늘의 다은’ 심다은(24)작가의 이야기다. 11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2년간 그림일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주장도 강해졌고, 관찰력이 좋아졌다”며 “일상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뽑아내는 힘이 생기면서,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오늘의 다은'의 저자 심다은 작가.



“처음에는 그냥 ‘그림 올리기’였어요. 너무 심심해서, 매일매일 잠깐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덜 지루하겠다는 생각에 그림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심 씨는 그림일기를 그리기 위해 먼저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작성한다. 시간 순서대로 적다 보면 특히 재밌었던 소재가 연달아 떠오르는데, 그 소재에 대한 느낌을 작성하며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우산이어도 좋은 날씨에 갖고 간 우산과, 폭우가 오는 날의 우산이 다르듯, 소재가 주는 느낌은 매번 다르다”면서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일상 속에서 관심 갖고 있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오늘의 다은' 중에서.



부담 없이 시작한 그림일기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소재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의 경계에 있는 SNS에 어떤 내용까지 다뤄야 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이왕이면 다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나름의 해결책을 세웠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한 고민 끝에 탄생했던 수많은 그림일기들. 그 중에는 얼마 전 마무리 한 ‘100일 취향일기’도 있다. 일상에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넣고, 싫어하는 것들을 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취향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심 씨는 ‘100일 취향일기를 함께하실 분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지난 5월 이후로 현재까지 취향일기에 동참한 게시물의 개수는 23,000여 개에 달한다.


“검색해서 보면 참여자분들의 일기가 제각각 특색이 있어서, 각자의 다름을 보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같은 소재를 좋아해도 이유와 디테일이 다르다는 것이 흥미로웠죠. 그렇게 꾸준히 참여해주신 분들이 200분이나 된답니다.”




심다은 작가가 최근 마무리 한 취향일기의 한 부분.



심 작가는 2017년 인스타그램에서 그림일기를 시작한 이래로, 계정명을 따 1년간의 일기를 엮어 만든 에세이 ‘오늘의 다은’을 발간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한 여행 일러스트북 및 굿즈 제작하고, 그림일기 온라인 클래스 개설 등의 도전을 이어 온 심 작가의 의외성은 현재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는 점이다.


“학교생활과 일을 적절히 분배하려고 노력하지만 힘에 부칠 때도 있었어요.” 그는 지난해 진행했던 텀블벅 여행 일러스트북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아하는 여행과, 잘하고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를 통한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슬로건과 함께 “무모하고, 큰 계획 없이” 시작했던 일이었다. 심 작가는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해야만 하는’일도 함께 따라온다는 것을 느꼈다”면서도 “내가 시작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갖고 잘 끝맺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더 어려운 일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가 지난해 발간했던 ‘오늘의 다은’의 프롤로그에는 ‘자신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나와 조금씩 친해지면, 나라는 사람이 결국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는 구절이 나온다. 과연 그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전보단 훨씬 나아요. 제 자신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면서 남겨놓은 고민이나 목표가 이미 그림일기로 남아있기 때문에. 과거의 기록을 발판 삼아, ‘나는 이런 걸 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것을 알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거죠. 누구에게나 막히는 시기가 있잖아요. 기록들이 없었으면, 아마 전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취향일기를 마친 그는 앞으로 어떤 내용의 일기를 담을지 고민 중이다. 기존의 포맷에 변화를 주고 싶지만, 새로운 것에는 작가와 독자 모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을 고민 중이라는 심 작가는 자신을 “재밌는 사람”으로 기억해주길 바랐다. 


“저 사람은 왜 폭우가 쏟아져도 재미있어하지? 같이, 재미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아 보여도 재미있어하는. 그런 모습으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도 새롭고 재미있는 일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에게 ‘노력하면 셀프(self)로도 즐거워질 수 있다’는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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