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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조평가에 따른 학과 통폐합, 득인가 실인가? 조회수 : 2800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한종욱 대학생 기자] 대학 학과 통폐합은 2016년 정부가 주도한 ‘프라임 사업’으로 인해 활성화됐다. 프라임 사업이란 사회와 산업의 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3년 간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대학들은 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및 이공계열 정원을 늘리는 등 다각도로 변화를 모색했다. 그 중 학과 통폐합은 대학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고, 시행한 방안 중 하나다. 학과 통폐합이 대학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표면적이면서 빠른 혁신이기 때문이다. 



△ 서경대학교 전경.



최근 서경대에서도 학과 통폐합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10월, 다가오는 대학구조 평가를 앞두고 학교가 대대적으로 학사 개편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사 개편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어학과 폐지, 나노융합공학과와 화학생명공학과 통폐합 안건 등으로 학교와 학생 간의 갈등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중이다.   


지난 달 18일에는 러시아어학과에서 학생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2020년도 러시아어학과 신입생 모집 중단 및 점진적 전공 폐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하성우 러시아어학과 학생 회장은 “지난 13일에 내년도부터 신입생 모집 중단 및 학과가 폐지된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러시아어 학과의 운영실적 때문이 아닌 정교수의 정년퇴임으로 인한 정교수 부재로 학과의 점진적인 폐지가 결정 됐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러시아어 학과 학생들은 “정교수가 정년퇴임하면 새 정교수를 뽑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학과 폐지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일인지 몰랐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서 이와 같이 중대한 사안을 재학생 및 신입생들에게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학교 측의 일방적인 소통에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번 회의를 통해 학생들은 학과 폐지 반대 의견을 표출했고,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여 학과 폐지는 무산됐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학과의 존속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 러시아어학과 폐지관련 학보사의 보도.



3월 27일에는 서경대 청운홀에서 나노융합공학과와 화학생명공학과 통폐합 간담회가 열렸다. 이 날 간담회 또한 두 학과의 통폐합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로 긴급하게 마련됐다. 홍성엽 화학생명공학과 학과장은 “이번 간담회는 나노화학생명 공학과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학교와 학생들 간 오해를 풀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종훈 나노융합공학과 학과장은 “우선 논의에 대한 시간 부족에 대해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번 통폐합을 통해 인원 감축이 된다면 담당 교수들의 집중 교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교수진은 “나노·화학 분야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고 학교의 규모가 타 대학에 비해 작은 편이기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원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홍범 학생처장은 “근래 몇 년간 구조개혁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정부 지원금이 제한됐다. 통폐합을 통해 올 10월에 진행되는 대학 인증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나노-화학 간담회 현장,



교수진의 통폐합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질의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질문이 빗발쳤다. 교수진은 주된 질문이었던 “나노분야와 화학분야를 합쳐 어떠한 실용성이 있느냐”라는 물음에는 앞서 설명한 말들을 되풀이했다. 또한 “타 학교에서 통폐합을 한 학과가 성장하고 좋은 결과를 가진 데이터 자료가 있느냐”라는 물음에 홍성엽 학과장은 “아직 그와 같은 데이터는 없지만, 이번 통합을 통해 긍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 한다”고 답했다.


서경대는 두 학과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이를 인지하고, 각 과에서 최종 동의하지 않으면 교육부에 학과 통폐합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학교 측은 “학사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를 부서별로 종합해서 준비했지만 학생들에게 전달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이 같은 사항에 대해 공지사항을 서경광장에 올리는 등 학생들과의 소통을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융·복합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각 단과대별로 폭넓은 스펙트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4차 산업시대를 맞아 대학은 각 산업 부문별로 경계와 장벽 희매해지는 상황에 대처해나가야할 의무가 있다. 이에 맞춰 많은 대학들이 학문을 융·복합하는 등 학사 과정을 개편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학과 통폐합은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다. 그러나 탄탄한 계획이 없는 학과 통폐합은 학생들에게 혼란을 안겨줄 뿐이다. 실제로 국문과와 철학과의 통폐합으로 문화콘텐츠학부 수업을 들어야했던 강동극(27) 씨는 “국문과를 지망해서 입학했는데 들어오자마자 과가 없어져서 적잖이 당황했고 정체성에도 혼란이 왔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새롭게 개편된 학부의 수업 실효성에 대해 큰 의문을 가졌다”며 “앞으로 학교가 학사구조를 개편할 때 모두를 설득시키는 방향으로 가려는 노력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경영학과와 경영학과의 통폐합 과정을 겪었던 최윤혁(26) 씨는 “학과 통폐합 당시 학생들에게 학교 측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느껴졌다. 교육 사업이 실효성에 맞게 수정될 필요성은 있지만 수정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학과의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해 학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moonblue@hankyung.com

[사진=한종욱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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