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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하지만 솔직한′ 취준생이 그리는 웹툰 이야기 ′유니유니′ 전해윤 작가 조회수 : 8937

[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 / 김지영 대학생 기자] 이제 대형 플랫폼에서만 웹툰을 보던 시대는 지났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개인 SNS를 통해 웹툰을 연재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는 매주 60만 명이 봤던 페이스북 웹툰 ‘며느라기’다. 한국 사회에서 며느리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이 웹툰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를 거절당한 작품이지만, 작가가 페이스북에 스스로 업로드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전해윤 작가는 취준생의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낸 인스타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해윤(유니유니) 작가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취준생의 일상을 연재하고 있다. 친구의 취업 소식, 늦게 일어났을 때 먹는 눈칫밥, 매번 떨어지는 면접 등 그녀의 이야기는 취업을 코앞에 둔 취준생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기에 금방 탄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이제는 2만 9천명이 그녀를 팔로우하고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도 취준생이지만, 본인이 그려낸 취준생 만화로 타인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해야 하는 작가의 입장은 어떨까. 

 

-'유니유니'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지만, 작가 전해윤에 대해서 궁금하신 사람들이 많을 거 같다.
올해 1월부터 취업준비를 하면서 유니유니라는 필명으로 취준생 인스타툰을 그리고 있다. 홍대 도예유리과를 졸업했다. 작품에 취준생의 일상을 담고 있는데, 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직접 겪었던 면접 후기, 자기소개서 쓰면서 있었던 일, 또 취업준비 밖의 일상도 그린다.


-취준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만화이니, 누구보다 요즘 취준생의 고민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거 같다. 
본인의 열등감이 가장 큰 스트레스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엔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서 친구들과 비교한다거나 가족들 눈치를 보게 되더라. 정작 가족들은 아무 말을 안 하는데, 괜히 내가 눈치를 본다. 또 동기들이 어떤 회사에 취직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열등감이 생기게 되더라. 취업 준비 하면서 그 부분이 가장 힘든 것 같다.



취업 이야기를 꺼내면 스트레스 받을까봐 조심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가슴이 찡하다.



-취업준비를 묵묵히 응원해 주시는 아버지와의 일화를 감명 깊게 봤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께 받는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지 않을까 싶었다.
취업 준비로 인한 고민 중에서 부모님께 받는 스트레스는 적지만, 눈치 보이고 죄송한 건 사실이다. 만화로 표현한 것 같이, 아버지께서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하신다. 오히려 챙겨주시는 편이다. 하지만 그 모습이 더 죄송하고 슬프더라. 눈치를 안 주시는데 자꾸 스스로 눈치를 보게 된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웹툰을 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라인에 입사 지원할 때 포트폴리오 때문에 ‘유니’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그리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회사는 떨어졌다. 이후 캐릭터를 그냥 버리기엔 아까워 인스타그램에 만화를 그려 올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도 있다.


-본인 웹툰의 인기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한 4, 5월쯤부터 팔로워수가 점점 늘어나더라. 보통 SNS는 각자 인생의 하이라이트, 가장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고 보여주는 경향이 강한데, 내가 그리는 취준생의 일상은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다. 솔직하고 지질한, 어쩌면 누구에게 말하기 창피할 수도 있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다보니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 공감도 되고, 솔직함에 더욱 정감이 갔던 게 아닐까.



취준생의 이야기지만, 늘 우울한 것은 아니다. 같이 힘을 낼 수 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팔로워 수가 현재 2만 9천 명이다,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악플은 없었나.
제 작품을 좋아해서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만화 혹은 제가 마음에 안 드는 분들도 당연히 있다. 댓글이나 DM으로 입에 담기 힘든 말을 보내는 분들도 있었다. ‘자격지심이 심하다’, ‘능력도 없으면서 바라는 게 많냐’, ‘아무데나 들어가라’ 등 많은 말들을 들었다. 내가 안 볼 거라고 생각하고 댓글을 다는 것 같은데, 사실 다 보면서 상처도 많이 받는다. 속상하지만, 소심해서 참고 넘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도예 유리과를 졸업했다. 취업은 어느 분야를 생각하고 준비 중인가.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하기는 많이 힘들다. 면접 볼 때, “순수 미술 하는 애들은 절박하지 않아서 그만두던데”라는 말도 들었다. 또 “(작업만 해왔기 때문에) 조직생활에 어울리지 못할 것 같다”라는 말도 단골 멘트다. 그래서 처음에는 순수 미술 쪽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디자이너 학원까지 다녀서, 디자이너 분야로 지원했었다. 그러다가 이제는 문화재단쪽 홍보 기획 일을 지원하려고 한다. 국립극장 등 준공공기관을 바라보고 있다.


-혹시 인스타툰을 책으로 묶어 낼 생각은 없나.
사실 계약은 이미 했다. 내년에 출간 될 예정이라 아직 직접적인 홍보는 안하고 있었다.



 취준생들의 많은 공감을 산 덕분에 내년엔 책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이미 웹툰 작가란 직업이 생긴 셈인데, 혹시 취업 말고 프리랜서를 할 생각은 없나.
프리랜서는 수익이 불안정해서 걱정이라 아직은 생각이 없다. 프리랜서가 되면 절박함이 사라져서 만화가 재미없어질 것 같기도 하다. 일단은 취업을 했다가 나랑 정 맞지 않으면 퇴사하고, 프리랜서를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서 취업이 목표다.


-취업을 하게 되면 이 웹툰을 볼 수 없는 건가.
취업하면 회사생활에 대한 일상툰으로 계속 그릴 생각이다. 지금은 취업준비 이야기라 스토리 자체가 우울할 수밖에 없는데, 부정적인 스토리만 그리다보니 보는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봐 걱정도 된다. 만약 저의 취업 준비가 내년까지 이어지더라도 앞으론 저의 일상과 취업 준비 스토리의 비중을 조절해 나가려고 한다.


-작가로서 활동할 때에는 본인이 타인에게 위로를 해주는 입장인데, 혹시 본인이 위로받는 책이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없나.
주로 긍정적인 책을 많이 읽는다. 고등학생 때부터 읽어왔던 로렌스 크래인의 ‘러브 유어셀프’란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읽고 또 읽고 그러다보니 책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읽었다. 마인드컨트롤이 가능하게 해주고, 무엇보다 우울할 때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전해윤 작가가 사진을 찍는 대신 작품 속 캐릭터 유니를 그려서 보내왔다.



-웹툰을 보는 독자와 본인과 같은 취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 웹툰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취업준비를 하다 보면, 늘 취업이 될 것 같은데 안 되고 그러지 않나. 너무 힘들지만 무기력해지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를 하다보면, 언젠가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들 힘내고 기운 내셨으면 좋겠다.


moonbl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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