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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2병’과 ‘사망년’, 극복 방법은? 조회수 : 1025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이예빈 대학생 기자] 대학생이라면 한번쯤 ‘대2병’과 ‘사망년’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대2병’은 몇 해 전 대학생 만화가 난희(21)씨가 '대2병'의 새로운 정의를 웹툰으로 그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망년’이라는 신조어 역시 2016년 처음 등장했다.



#대2병

대학에 진학하였으나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되는지에 해답을 얻지 못한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 본격적으로 전공 공부가 심화되는 대학교 2학년 시기 즈음, 자신의 전공이나 미래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허무감과 우울감에 빠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망년

대학교 '3학년'이 온갖 스펙을 준비하느라 고통을 받아 '사망(死亡)'할 것 같은 학년이라고 해서 만들어진 신조어.  3학년을 발음할 때 '사망년'이라고 발음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힘겨운 입시를 끝내고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으로 부푼 가슴으로 대학에 입학했을 대학생들. 새내기 시절을 즐겁게 보낸 후 2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을 듣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공이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경우 등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 시점부터 그들은 휴학, 교환학생 등 도피처를 찾기 시작하며 ‘대2병’ 증상을 호소한다. 


설령 전공이 적성에 맞아 열심히 2학년을 보냈다 하더라도, 이후 3학년이 되어서 과도한 스펙 경쟁 속에서 고통 받으며 취업을 앞두고 ‘무언가를 해야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사망년’ 상태에 빠진다. 


대2병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답을 찾지 못한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아 불안하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막막하다.

 SNS를 하며 고민을 잊어보려 하지만 다들 잘 지내는 모습에 나만 힘든가 싶어 답답하다.

 전과를 고민하게 된다. 전공이 나와 잘 맞지 않거나, 잘 맞지만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휴학이나 워킹홀리데이, 자퇴를 고민한다.

 차라리 학창시절이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신조어에 공감한다.

 타인과 나의 스펙을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진다.

 취업 압박이 심해 ‘그냥 다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쉬는 날만 되면 며칠 밤샌 사람처럼 잠만 자다가 하루를 다 보낸다.


*다섯개 이상 해당 시 대2병 의심 환자



‘대2병’ ‘사망년’ 학생들 “대학생이기에 겪을 수 있는 시기”


고려대 독어독문과 2학년 이지호(22) 씨는 ‘대2병’을 앓고 있다. 어문계열의 전공자는 졸업을 위해 심화전공, 이중전공, 융합전공 중 하나를 이수해야 하는데, 2학년이 되면서 교환학생, 휴학과 같은 선택지가 추가적으로 생겨났기 때문에 1학년에 비해 고민거리가 늘었다고 호소한다. 


이런 고민 때문에 이 씨는 대학 인문 코어산업단에서 진행하는 진로상담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봤다. 하지만 아직도 미래에 대한 뚜렷한 답은 찾지 못 했다. 그래도 이 씨는 대2병이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대2병 환자로서 고민은 많지만, 어쩌면 대2병이라는 명분하에 정당화된 방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2병’이란 말이 없다면 혼란을 겪는 우리들을 보고 방황하는 것으로만 보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이 시기는 오히려 공부 안에 갇혀있던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사망년’들은 어떨까.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양예지(24) 씨는 한때 ‘사망년’의 시기를 격하게 겪었지만, 지금은 이 질환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중이다. 현재 휴학 중인 양 씨는 중앙도서관에서 근로 장학생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사망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하고 싶었던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며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것과 운동하는 것 등 매우 작고 사소하지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적당한 스트레스는 있을 수밖에 없죠. 이 시기가 오히려 개개인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생이기에 할 수 있는 고민이고, 이 시기에 겪어야 할 성장통 이겠죠 오히려 현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극복하고 발전해 나가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끙끙 앓고 회피하기보다 정면돌파


대2병과 사망년이라는 신조어가 생긴지 2년이 지났지만 대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2년 전에 비해 크게 해소되지 않은 듯 하다. 경쟁과 줄세우기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한국 사회에서 ‘대2병’과 ‘사망년’ 같은 현상은 필연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태도일 것이다. 나만 겪는 고통이고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며 끙끙 앓기보다는 잠시 자기에게 휴식시간을 주고, 친구들과 고민을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 또 스트레스를 회피하기보다 그대로 직시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대2병’과 ‘사망년’은 어찌 보면 대학생 시기에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일지 모른다. 이를 적극 활용해 이 기간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 본다면(비록 그것이 방황일지라도), 오히려 긍정적인 원동력이 되어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