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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를 통해 물건의 쓰임새를 다시금 알게 되죠” ‘사물’을 담은 매거진 ‘핑거프린트’ 조회수 : 2397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조수빈 대학생 기자] ‘펜을 쓰는 과정에도 역사가 있다’ ‘바늘은 창작의 도구가 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에 담긴 깊은 역사와 철학, 그리고 그 사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사연을 전달하는 잡지가 있다.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소중한 추억이 담긴 이야기와 신기한 사물학에 대한 고찰을 전달하며 독특한 공감대를 만들고 있는 격월간지 ‘핑거프린트’ 박경린 편집장과 장유진 에디터를 만나봤다. 



△'사물 이야기'를 담은 인문 잡지 핑거프린트.


-핑거프린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박경린 편집장(이하 박) : 핑거프린트는 17년 10월에 창간되었으며 현재까지 총 4호가 발간됐다. 매 호마다 사물을 토대로 사용자들의 경험이나 추억을 돌아보기도 하고, 그 사물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물학 이야기이다. 1호는 ‘펜’, 2호는 ‘바늘’, 3호는 ‘물’ 그리고 4호는 ‘반지’를 주제로 다뤘다. 


-종이 매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현재, 잡지를 창간하게 된 계기가 있나.


박 : 늘 하고 싶었던 일들이 계기가 되었다. 현재 핑거프린트의 편집장이자 독립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데, 미술관에 소속된 큐레이터가 아니다 보니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의뢰하는 전시를 주로 맡는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전시를 자주 할 수 없어 늘 아쉬웠다. 그러다 1년전쯤 문화 콘텐츠 사업을 기획하던 회사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다양한 문화, 미디어를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잡지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하는 의견이 모여 핑거프린트를 만들게 됐다. 책보다는 잡지가 다양한 사진과 콘텐츠를 전달하기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사물학 이야기라는 큰 주제로 잡지를 제작하고 있다.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가 있나.


박 : 핑거프린트의 철학은 자신만의 취향과 관련된 작고 사소한 사물이 깊은 사유로 확장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예를 들어, 컵을 하나 고를 때도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는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 같은 사물을 보고도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취향을 가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모았으니 독특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매 호의 사물을 정하는 기준이 있나.


박 : 자주 받는 질문이다.(웃음) 편집장과 에디터가 평소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추려두었다가 월 별 이슈를 체크하면서 수정을 거친다. 사물의 특성상 겹칠 수 있는 특징이 많아 지난 호에 펜을 다뤘다면 ‘연필’은 시기를 두면서 최대한 겹치지 않는 방향으로 주제를 정한다. 

에디터 장유진 :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인터뷰를 할 때 인터뷰이에게 ‘본인이 편집장이라면 어떤 사물을 다루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기도 한다. (사진=박경린 핑거프린트 편집장)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글솜씨가 독특하다. 두 분 모두 언론매체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나.


에디터 장유진(이하 장) : 디자인 관련 매체를 전문적으로 발행하는 퓨처미디어의 디자인 매거진 CA에서 2년 반 정도를 근무했다. 편집을 맡기도 하고 단행본도 몇 차례 진행했다. 퇴사 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던 중 편집장의 제의로 핑거프린트에 합류하게 됐다. 


-핑거프린트는 일반 잡지와 어떤 점이 다른가.


박 : 핑거프린트는 보통 전시를 보는 것 같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아무래도 큐레이터라는 본업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일반 잡지와는 제작 프로세스가 다르기도 하다. 편집팀 인원이 두 명이기 때문에 타 잡지보다는 많은 회의를 거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제작을 하려고 노력한다. 잡지 구성에는 꼭 공예가나 현대 미술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하는 것도 차이일 수 있다. 사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잡지다 보니 필수적으로 다뤄야 하는 구성이기도 하고, 큐레이터로서의 경력을 살려 더 신경 써서 전달하려고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을 꼽는다면.


장 : 단일 기사를 꼽자면 1호의 박종진 님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만년필 동호회 ‘펜후드’의 회장이기도 하고, 외부기고도 많이 하시는 만년필 전문가다. 1호의 사물이 ‘펜’이다 보니 꼭 만나보라는 권유에 뒤늦게 만나 뵙게 되었다. 여러 신변잡기에 관심이 많은 편이나 특정한 취향을 고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재주가 없어 한 분야에 대해 상상 이상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계셨던 분과의 만남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박 : 사실 하나를 꼽기가 힘들다. 매 호에 실리는 짧은 인터뷰 꼭지가 있는데 모두 다 기억에 남는다. 일반 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평범한 일반인의 인터뷰를 듣는 기회가 많지 않다. 단순히 개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물에 초점을 맞춘 인터뷰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훨씬 용이한 것 같다. 



핑거프린트 4호 '반지' 중 참고자료



-현재 4호를 출간했는데, 가장 애정이 가는 호가 있다면.


장 : 3호를 가장 좋아한다. 물에 관련된 신화를 다뤘는데, 미술사학을 복수전공 했기 때문에 관심이 많았던 미술이나 신화, 종교에 대해서 더 깊게 공부해볼 수 있던 기회였다.(웃음)

박 : 4호가 가장 좋은 것 같다. 가장 최근에 나오기도 했고, 4호에서 다룬 반지라는 사물 자체가 의미 있는 물건이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기회가 많았다. 반지에 엮인 특별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을 투영하고, 감정을 나눴던 기억이 진하게 남는다.


-일반인 인터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보통 어떻게 진행하나.


박 : 소문을 많이 낸다. 4호의 주제가 반지라면 묵주반지, 우정반지, 프러포즈 반지 등 미리 카테고리를 정해 놓고 인터뷰이를 구체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주변에 ‘이러한 사항에 해당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소문을 내면 보통 제보가 온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사물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다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특별한 이야기들을 발견하기 쉬운 것 같기도 하다. 


-잡지를 만들면서 가장 즐거운 시간은 언제인가.


박 : 지난번에 진행한 무인양품과의 워크샵에서 뵈었던 분들이 퍼블리셔스 테이블에서 방문해 주셨고, 서울국제도서전에도 방문해 주셨다. 성함은 일일이 기억 못 하지만 얼굴은 다 기억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독자분들을 뵐 때면 핑거프린트로 만나는 친구들이 많아지는 느낌이 든다. 인터뷰를 했던 분들에게도 주기적으로 연락을 드리는데 그때마다 애정으로 뭉친 가족을 만나는 기분이다.


장 : 오프라인에서 핑거프린트의 존재를 아는 분을 만나거나 독자를 만날 때가 가장 기쁘다. 그리고 제작 과정에서 즐거운 때는 리서치 단계인 것 같다. 바늘이 쓰이는 곳이 이렇게 많구나, 신화가 이렇게 나라마다 다양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 때가 즐겁다. 



△핑거프린트 1호 '만년필' 중 참고자료.



-핑거프린트 창간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박 : 사실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인터뷰나 새로운 이슈가 없을 때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이 가장 힘들다. 다들 편집팀 인원이 적다 보니 엄청 힘들거라 생각하는데 예상만큼 힘들지는 않다. 심심한 것보다는 힘든 것이 낫다.(웃음)


장 : 개인적으로 남들보다 괴로움을 느끼는 역치가 높은 것 같다. 디자인 매거진 CA에 근무할 당시 조그만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지곤 했다. 인쇄소에서 오는 전화가 무서웠던 기억들을 돌이켜보면 계간지는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을 수 있어 힘든 면은 좀 덜하다.


-핑거프린트의 마감 과정을 알고 싶다. 


장 : 핑거프린트는 현재 계간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이전 호가 나올 즈음에 다음 호 주제가 정해져 있고 어느 정도 주제에 대한 자료 조사도 진행된 상태다. 외부 원고 요청 및 인터뷰이 설정 등 기획을 좀 더 촘촘하게 진행하는 것이 첫째 달이고, 둘째 달은 외부 원고 편집, 인터뷰 진행 등 실제 취재를 위주로 진행한다. 마지막 달은 최종 디자인 확인과 교정을 본다. 


-핑거프린트는 어디서 구매할 수 있나.


박 : 현재 온라인 서점과 합정, 광화문 교보문고와 각종 독립서점에 입고되어 있다. 발행 시기는 계간 기준으로 3, 6, 9, 12월로 생각하고 있다. 출간 달의 중순 전후로 해서 주로 잡지가 나오고 있다. 호가 쌓일수록 조금씩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 같기는 한데 아직 신생 잡지이다 보니 모르시는 분들도 많다.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잡지이니 지켜봐 달라.


-핑거프린트의 앞으로의 계획은.


박 : 4호까지 쉼 없이 달려온 터라 편집부의 정비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핑거프린트 외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휴식 기간 동안 그것에 대한 초안을 계획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해 본 후에 다시 핑거프린트로 돌아올 계획이다. 올해 안에 다시 독자들을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성장하는 핑거프린트를 보여드리겠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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