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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작가가 된 방송 PD 윤정수 씨가 소개하는 ‘낭만 레트로 여행’ 조회수 : 4014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이세연 대학생 기자] <별이 쏟아지는 동남아로 가요>, <낭만 레트로 일본 애니여행>, <오키나와에서 일주일을>, <두근두근 미얀마> 등을 다수의 여행 서적을 집필하며 아시아 이곳저곳을 비행하고 있는 여행 작가 윤정수 씨. 방송 PD와 음반 제작자로 활동하던 그가 여행 작가로서 대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Q.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고려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KBS에 입사한 후, SBS, Mnet 등을 거쳐 CJ 뮤직에서 음반제작자로도 일을 했다. 이른 은퇴를 하고 태국, 방콕,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 방문하면서 배낭여행에 꽂혀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Q. 여행 작가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앞서 소개했듯, 군 전역 후 복학한 뒤 방송국 PD로의 진로를 결정했다. 돌이켜보면 PD는 나의 천직이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원하던 일이었고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특히 KBS ‘대학 가요 축제’를 기획하고 연출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MBC 대학가요제가 유행했었기에 대학 가요 축제를 기획했었는데, 입상했던 대학생들과 많은 교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연락하며 지내는 사이기도 하다.”


Q. 다양한 직업을 거쳐 여행 작가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음반 제작자일 때는 성취감이 매우 컸다. 하지만 그만큼 경영에 대한 부담이 있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퇴사하고 태국 여행을 떠났다. 그때부터 배낭여행에 꽂혀서 2년을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지를 쉬지 않고 다녔다. 

무엇보다 오지에 있는 아이들의 순수성에 끌린 게 결정적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더 있고 싶었지만 돈이 다 떨어져서 한국에 돌아왔다.(웃음) 처음부터 책을 쓰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그동안 여행하면서 모아왔던 정보와 작은 노트들을 버리기 아까워서 책을 쓰기로 했다. 그렇게 여행 작가가 됐다.”


Q. 배낭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오지에 사는 고산족 아이들을 자주 보러가곤 했다. 아이들 사진을 찍고는 ‘아저씨가 내일 사진관에서 사진을 가져오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폭풍우가 몰아치는데도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갔다. 그러면서 점점 꼬마들과 친구가 됐다. 

내가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빵을 내밀었을 때 웃음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그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들 덕에 잃어버린 순수함을 다시 찾고, 말 그대로 ‘힐링’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나면 찾아가려 한다.”


Q. 여행을 하면서 언어의 장벽 등 어려운 점은 없었나.


“동남아 언어를 따로 배운 건 태국어 외에 딱히 없다. 손짓과 발짓으로 통하고 특히 눈빛과 마음으로 통한다. 언어가 안 통해서 불편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 

여행을 통해 부딪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번쯤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 때, 여행 작가로서 더 준비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여유가 없었어도 오히려 순수성만으로 여행을 하며 글을 썼던 것이 더욱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이따금 예산을 초과하기도 했다. 동남아 아이들의 옷과 과자를 사거나, 사진을 찍는 데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 예산을 아낄 수 있는 건 숙소와 밥이었다. 30달러짜리 숙소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는 5달러짜리 숙소로 옮기고, 아침엔 과일, 점심 겸 저녁은 국수를 먹으며 숙비와 식비를 아꼈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나중에는 그 자체가 기쁜 일이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여행지에 있는 대학 캠퍼스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영화의 배경이 된 대학 캠퍼스는 꼭 가려고 노력한다. 몇 곳을 예로 들자면, 오키나와에서는 <눈물이 주룩주룩>이라는 영화의 배경인 류쿠 대학에 갔다. 오키나와가 아열대 지방이다 보니 캠퍼스가 크고 수목이 울창하고 정글 같은 느낌이다. 다리가 있고 그 밑에 강이 흐르는 캠퍼스였는데 아름다웠다. 그 다리를 지나가는데 맞은편에 건너오는 대학생들이 나에게 다 일제히 인사를 하고 갔다. 처음엔 ‘왜 인사를 할까’하고 굉장히 당황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를 닮은 교수님이 계시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웃음) 

또 다른 예로는 칭따오에 가면 해양대학이 있는데 그 대학이 옛날 복고적이고 빈티지한 동네에 있다. 캠퍼스 자체도 앤티크하고 주변에 유명한 작가들의 옛날 집도 있다. 시간이 나면 그 곳에 가서 샌드위치와 우유를 먹었다. 캠퍼스에 앉아서 대학생 기분을 냈다.”


Q. 현재 쓰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


“가제로는 <영화보고 떠나는 대만 감성 여행>이다. 요즘은 <꽃보다 할배>부터 시작해서 먹거리나 야시장으로 대만에 많이 간다. 나는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대만 특유의 감성 로맨틱 영화를 중심으로 여행서적을 쓰고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과 같은 복고적이고 옛날 감성이면서 유치하지만 그게 더 정서적 공감이 가는 영화들, 그 감성을 전달하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됐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소울 오브 브레드>라는 영화에 나온 장소를 찾아갔다. 찾기 힘든 지방에 위치한 곳이라 힘들게 갔었는데 그 가게가 사라져있었다. 하지만 그 때 역시 만족스러웠다. 다른 데서 보지 못한 대만 시골의 풍경이 있었고 가게 주인도 정말 친절했다. 한국의 시골 정서를 느끼게 된 곳이었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것 자체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나가던 동네가 마음에 들면 거기서 내려서 먹기도 하고, 차를 타다 기사 분이 엉뚱한 곳에 내려 주기도 했다. 여행의 인연이다. 그 동네나 어린이들을 만나기 위한, 내가 의도한 대로 되지 않은 오히려 더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Q. 저서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은 무엇인가.


“<별이 쏟아지는 동남아로 가요>다. 가장 처음 쓴 책이라 부족하긴 해도, 가장 순수했던 마음으로 쓴 책이다. 책 내용은 초반에 언급했던 2년 동안 배낭여행 다녔던 이야기인데 해프닝도 많고 조금은 유치하지만 재밌는 이야기가 많이 쓰여 있다.”


Q. 나중에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최근 역사와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그 사람들에 대해 소설이든 다큐멘터리든 여행기든 책을 써보고 싶다. <덕혜옹주>같은 책 말이다. 친일파라 해서 실적에 비해 비난 받고 묻혀 버린 우장춘 박사, 이름도 없이 돌아가신 징용된 분들, 위안부, 그리고 우리나라 마지막 황태자인 이구의 부인 미국인 줄리아 리의 생애와 같은 역사적 인물에 대해 써보고 싶다.”


Q. 롤모델이 있나.


“과거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기회가 적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김찬삼 교수의 세계 여행기 책을 보았는데, 한창 입시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 책을 보고 힘든 고3 시기를 이겨냈다. 김찬삼 교수는 필름 카메라를 하나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그런 모습이 나에게 모티브가 됐고, 롤모델이 됐다. 그분처럼 젊은이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Q. 여행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행 작가를 처음부터 직업으로 갖기는 쉽지 않다. 정말 본인이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고, 자기만의 전문성을 가져야 유리하다. 나의 전문성은 음악과 방송인데 이보다는 좀 더 자신만의 현실적인 전문성을 갖추길 바란다. 이를 테면 음식을 만든다든지, 바리스타와 같이 현지에서 할 수 있는 것, 또는 어학실력을 갖춰서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는 것 말이다. 

미얀마를 여행하며 30대 선원인 남자 분을 만났는데 1년은 배를 타고, 1년은 여행하는 생활을 반복하는 유동적인 사람이었다. 아니면 젊을 때 생업에 종사한 다음, 자료도 모으고 준비하고 공부해서 깊이를 갖춘 후 여행 작가를 꿈꿔도 좋다. 여행을 가는 것 자체는 꿈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가도 좋지만, 여행을 전업으로 생각한다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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