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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신축, ′찬성′vs′반대′···길고 긴 고려대 기숙사 신축 분쟁의 끝은? 조회수 : 7964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조수빈 대학생 기자] 대학 기숙사는 주로 학교와 거주지가 먼 학생에게 우선권을 제공한다. 지난해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교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1%로 나타났다. 대학생 5명 중 1명만 기숙사에 살 수 있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은 16% 대의 낮은 수용률로 기숙사 신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기숙사 신축 소식은 대학 인근 하숙을 비롯한 오피스텔을 운영하는 주민들에게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기숙사 수용률이 10.4%로 상당히 저조한 편인 고려대의 경우 2013년부터 개운산 기숙사 신축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인한 구청의 승인 거부로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학교와 총학생회 측에서는 기숙사 신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주민들과의 협상을 해오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고려대 기숙사 문제에 대한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고려대학교 기숙사동 안암학사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나요?”

기숙사 배정 못 받은 갈 곳 없는 학생들

고대 학생들이 지난 몇 년간 진행한 ‘도토리 프로젝트(고려대학교 기숙사 신축 운동)’와 총학생회의 탄원서 작성 등과 같은 노력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기숙사의 부족으로 1시간이 넘는 통학을 하거나 자취나 하숙으로 밀려나는 학생들이 상당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학내에서는 학생들이 기숙사 수용 부족으로 불편함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기숙사 신축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담은 목소리도 있었다. 

 

“1학년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기숙사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 따기죠. 고학년들은 기숙사 잔류는 고사하고 입주도 힘들어요. 월세는 기본적으로 45~50만 원에 보증금까지 하면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는 자취생활은 꿈도 못 꿔요. 특히 지방에서 온 친구들은 기숙사가 아니면 강제로 자취나 하숙을 선택하게 되죠. 역대 총장님들 공약에는 항상 기숙사 신축이 빠지질 않는데, 구청 허가조차 못 받아서 시작도 못하고 있어요.”

-고려대 공대 4학년 학생

 

“고려대학교의 낮은 기숙사 수용률과 높은 월세 때문에 학우들의 주거권은 크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변화를 위해 저희 주거 복지국 측은 총학생회와 함께 성북구청 피케팅 활동, 탄원서 제출, 도토리 프로젝트 등을 통해 꾸준한 노력을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 점, 미래대학을 둘러싼 학생과 학교와의 대립 등의 내부 문제로 인한 우선순위 하락, 총장 임기 만료 등으로 명확한 결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올해는 6월 지방 선거, 고려대학교 총장 선출 등 여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예고되는 만큼, 총학생회 측은 기숙사 문제를 다루는 총학생회 산하기구를 만들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한 해를 계획 중입니다. 주민들과의 의견 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한 총학생회와 학교 측의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합니다.”

-고려대 총학생회 주거 복지국장

 

“우리는 뭘 먹고 사나요?”

생계가 걸린 주민들

고려대 인근에는 흔히 ‘원룸촌’이라고 불리는 곳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곳에는 실제로 안암동에 거주하며 건물의 세를 받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고려대에서 만난 임대업자들은 학생들의 수요가 지금도 높지 않으며 기숙사가 들어올 경우에 지금 보다 낮아질 수입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이어질 생계의 타격이 기숙사에 대한 반감을 만드는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기숙사 반대하는 주민들 중 임대업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기숙사가 새로 들어오면 내놓은 방에 그만큼 학생들이 덜 들어온다고 하시죠. 학기가 바뀔 때마다 새로 계약할 학생들이 없으면 한 학기는 빈 방을 놀려야 해요. 생계형 임대가 많기 때문에 방 하나가 덜 나가는 게 바로 생계에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임대를 하시는 분들의 평균 연세가 좀 있다 보니까 다른 일을 하시기는 좀 힘들어요. 그래서 반대가 좀 더 완강한 것 같기도 합니다.”

-고려대 부동산 중개업자

 

“속상하죠. 기숙사가 들어오면 그나마 나가던 방도 안 나가는데. 우리는 생계예요 생계. 지금도 방이 안 나가는데 기숙사까지 들어와 버리면 우리는 뭐 먹고살아요. 실제로 타격이 있는 거죠. 그거를 배려를 안 해주고 기숙사를 지으면 우리는 못 살지.”

-안암동 임대업 종사자

 

“안암동에 있는 대부분의 원룸은 주인이 직접 같은 집에 살면서 세를 놓고 노후 수익으로 운영하시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기존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서 세를 주시거나, 하숙으로 운영하시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사실 안암 월세 시장은 가격에 비해서 조건이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닙니다. 가격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부동산 시장에서 이미 책정된 가격 선에 맞춰서 만들어진 적정가격이라 가격 협의도 저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안암동 셰어하우스 운영자


‘학생들과 주민 모두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대학가’라는 위치적인 특성이 양 측 모두가 쉽사리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기존의 기숙사 신축에 대한 활동과 더불어 지방선거, 총장 선출 등이 가져올 고려대학교의 기숙사의 새로운 국면에 대한 학생들과 주민들의 관심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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