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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기자] ‘오렌지족’부터 ‘캥거루족, ’알바추노‘까지··· ‘20대’를 부르는 신조어 리스트 조회수 : 43645


신조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20대’를 지칭하는 신조어는 다양했다. 시대변화에 민감한 20대 청년들에게 붙여진 다양한 신조어들만 봐도 당시 사회문화를 엿볼 수 있을 정도다. 1990년대부터 2016년까지 ‘20대’를 일컫는 신조어만을 모아봤다. 



1990년대


오렌지족

1990년대 초 강남에서 외제차를 타고 화려한 소비문화를 누린 20대 청년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이 주로 소비했던 명품과 수입과일인 오렌지의 이미지가 유사하고, 오렌지주스를 들고 거리에서 여성들을 유혹했기에 용어가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는 고도의 경제성장 시기이자 정치·사회적으로 개방된 시기였으므로 당시 20대들은 부모의 부를 바탕으로 자유분방한 소비생활을 누렸다.



낑깡족

경제능력이 부족하지만 오렌지족의 소비행태를 흉내 내는 사람들을 비꼬아 부른 표현이다. 오렌지보다 훨씬 작은 낑깡(금귤)을 빗대어 만들어진 용어로 추정된다.


야타족

1990년대 고급차를 몰며 길거리에 여성이 지나가면 '야타'를 외치던 오렌지족 계열의 부류를 일컫는 말이다.


X세대

90년대에 등장해 이전 세대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문화적 경험을 지닌 20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X세대는 적극적인 소비행위를 통해 자신을 표현했다. 절약과 근검 속에서 생산 지향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전 세대에 비해 1990년대 20대들은 상대적으로 풍요롭고 자유로운 성장기를 보냈음을 엿볼 수 있다.


2000년대


골뱅이세대

컴퓨터 및 인터넷 이용이 일상화된 세대로서 주로 20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본격적으로 정보화 사회에 접어들게 된 사회상을 반영한다.


이태백

이십대의 반 이상이 일정한 직업을 잡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2003년의 청년 실업률은 8.2%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엄지족

엄지손가락을 이용하여 빠르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신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휴대전화 사용이 일반화되고 문자 서비스의 신속성, 편리함으로 인해 엄지족이 확산됐다.


장수생

고시 등에 합격하기 위해 장기간 공부하는 20대를 일컫는 말이다. 유사 신조어로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공시족’이라는 표현도 널리 쓰였다. IMF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안정적 직업이 선호됐고, 2000대 중반까지 ‘3대 고시’가 출세의 지름길로 여겨졌다.


캥거루족

학교 졸업 후 나이가 들어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 후에도 부모의 품을 떠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2000년대 초반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고 청년들이 빈곤을 회피하기 위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된 사회상을 반영한다.


니트족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로서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이르는 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4년 한국의 니트족 수는 약 18만7000명이었다. 심각한 취업난과 이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았다.


88만원 세대

취업난과 더불어 비정규직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20대를 일컫는 말이다. 88만 원은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인 119만 원에 20대의 평균 소득 비율 74%를 곱한 금액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는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루밍족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가리키는 말로서 국내에서는 주로 20대 남성이 그루밍족에 해당한다. 외모 지상주의가 지속 및 심화되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외모를 가꾸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2010년대


알바추노

아르바이트 하다가 연락 없이 도망가는 아르바이트생을 일컫는 말이다. 청년들이 취업난과 비싼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구했지만 이를 악용한 업주들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종종 잠적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생겨난 용어다. 취업준비와 비싼 등록금 때문에 알바를 해야 하는 사회상과 알바자리마저도 부족한 경제난을 반영한다.


잉여

'잉여'의 사전적 의미는 '쓰고 난 나머지'다. 1958년 소설 '잉여인간' 속 '잉여'는 전쟁 이후 부조리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삶의 의지를 상실한 인물을 뜻했다. 최근에는 청년 중 직장이 없고 학업이나 가사노동도 하지 않는, 즉 자본주의 질서에 유용하지 않은 청년들을 가리킨다.



N포세대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청년층을 의미하는 ‘3포세대’부터, 이에 더해서 인간관계, 건강, 외모, 꿈, 희망까지 포기한 청년층을 의미하는 ‘9포세대‘까지 탄생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행복한 일상, 건강까지 포기하게 되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이케아 세대

이케아 브랜드는 세련된 디자인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가구를 판매한다. 마찬가지로 교육수준과 스펙이 뛰어나지만 낮은 임금으로 단기간 고용되는 경우가 많은 20대 청년층을 이케아 세대라고 한다. 청년들이 높은 스펙과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불안정하게 고용되고 낮은 임금을 받게 되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지여인

‘지’방대학교, ‘여’학생, ‘인’문대를 합친 단어로, 지방대학교 인문대를 졸업한 여학생은 취업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인문계열 전공자들의 취업난을 나타내는 말로서 ‘문과여서 죄송합니다’를 줄인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달관세대

돈벌이, 출세에 초월하여 희망도 의욕도 없이 무기력해진 청년층을 일컫는 말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노력해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목표를 포기하고 달관하게 되는 사회상을 반영한다.


1980년대에는 우리나라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했고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20대들은 1990년대에 주로 소비 지향적인 모습으로 규정되었다. 그러나 IMF이후 2000년대에는 정보화 세대, IMF 이후 취업난을 겪는 세대로 이름 붙여졌다.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취업을 위해 일상의 행복을 포기하고 무기력해진 모습으로 그려진다.


신조어는 사회의 변화를 함축한다. 경제 사회적 변화가 신조어에 투영되는 것이다. 시대별로 20대를 지칭했던 신조어들을 보면 경기가 어려워지고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90년대 평균 청년실업률은 5.5%, 2000년대 평균 7.8%로 증가했고,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청년실업률은 9.8%를 기록했다. 앞으로는 취업난이 완화되고 20대에게 더욱 다채롭고 희망적인 이름이 붙여지길 바란다.


강홍민 기자 / 장예은 대학생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