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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5 “니하오, 인천 차이나타운” 조회수 : 17460

 

짬뽕이 가장 먹고 싶을 때는?” 이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해장을 위해 짬뽕을 찾는다고 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답은 따로 있다. 짬뽕이 가장 먹고 싶을 때는 바로 짜장면을 먹고 있을 때다. 중화요리를 주문할 때 짜장면이나 짬뽕이냐를 두고 누구나 선택의 기로에서 망설였던 적이 있을 것이다. 어느덧 우리 생활 속 깊숙하게 들어온 중화요리는 입학식, 졸업식 등 중요한 행사에서도 단골 메뉴다. 그렇다면 중화요리가 처음 들어온 곳은 어디일까? 바로 화교들이 자리 잡아 형성된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캠퍼스 잡앤조이>가 대학생들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3만원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그 다섯 번째 이야기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먼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인천 차이나타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우리나라 근대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인천 화교는 지금으로부터 130여 년 전인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의 군인과 함께 온 40여명의 군역상인들이 정착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이들은 주로 푸젠성, 저장성 등 남방인들로 청나라 군대에 물자를 공급하면서 조선 상인들과 무역도 했다. 그 후 18844인천화상조계장정(仁川華商租界章程)”이 체결되면서 지금의 인천시 선린동 일대의 5천평 토지에 중국 조계지가 형성됐고, 그해 10월 청국 영사관도 이곳에 세워졌다. 중국의 조계지가 생긴 후 중국의 건축 방식을 본뜬 건물이 많이 들어섰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차이나타운의 최초 형태다.

 

차이나타운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서울에서 차이나타운이 있는 인천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자면 부평에서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발 장소를 용산역으로 잡았다. 용산역에서는 인천행 완행을 타는 것보다는 동인천행 급행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인천역까지 한 구간을 갈아타는 것이 빠르다. 요금은 편도 기준 2000원 미만이다. 위 방식대로 간다면 약 50분이 채 안 걸린다. 생각보다 인천이 가깝게 느껴졌다.

 

인천역에서 나오면 바로 길 건너에 차이나타운 입구가 보인다. ‘중국인 거리답게 붉은색 홍등이 걸려있고 건물들도 중국풍이다. 차이나타운은 먹거리, 볼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먹거리로는 수백 개의 중식당들과 간단한 음식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각종 TV프로그램에 나온 바 있는 맛 집들의 유혹을 견뎌내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먹거리 중에서도 가장 긴 줄을 자랑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화교가 운영하는 집이 아니다.

 

40세도 안된 대한민국 청년(?)이 창업한 팥빵가게가 최고 인기다. 팥빵 한 개에 어마어마한 양의 팥이 들어간다. 빵이 완성될 무렵이면 예술가가 작품에 낙관을 찍듯 빵에 도장을 새겨 넣는다. 장인정신마저 느껴져 모두들 숨죽여 구경한다. 긴 줄을 섰지만 빵 만드는 모습에 다들 집중하는 모양새다. 중국 전통의 화덕만두도 하루 종일 대기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외에도 맛있는 음식점들을 열거하자면 헤아릴 수 없다. 우리나라 최초의 중화요리집인 공화춘을 비롯해 중식 4대문파 달인이 운영하는 식당 등 고수들이 많은 곳이 차이나타운이다.

 

볼거리도 많다. 차이나타운 위쪽으로 올라가면 너무나도 유명한 삼국지 스토리를 그린 벽화가 늘어서 있다. 유비가 제갈량을 3번 찾아갔다는 삼고초려’, 유비관우장비가 의형제를 맺은 도원결의’, 제갈공명이 남만왕 맹획을 일곱 번 풀어주고 다시 잡았다는 칠종칠금등 책에서 읽은 스토리가 벽화로 그려져 있다. 요즘 SNS에서 보는 카드뉴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나타운은 언덕 지대가 많다. 정상에 올라가면 거대한 공자 동상이 있다. 그리고 인근에는 명필 왕희지의 동상과, 짜장면만두 동상도 있다.

 

언덕을 내려오면 짜장면 박물관이 보인다. 이곳은 최초의 중화요리집인 공화춘이 원래 있던 자리란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인천광역시 중구에서 건물을 매입한 후 내부에 전시공간을 마련해 2012년부터 짜장면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참고로 차이나타운에서 신포동 쪽으로 걷다보면 짜장면 박물관 외에도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등이 있다. 인천개항박물관과 근대건축전시관도 유료시설이다. 각각 5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짜장면박물관, 인천개항박물관, 근대건축전시관을 패키지로 관람할 수도 있다. 통합 관람료는 1700원으로 3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인천개항박물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이다. 원래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이 있던 곳이다. 향후 한국은행 인천지점(1909), 조선은행 인천지점(1911)으로 변경되었다가 광복 후 다시 한국은행 인천지점이 됐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차이나타운 바로 옆에는 송월동 동화마을이 있다. 마을 전체를 동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꾸며놓았다. 어린이들과 함께 가면 특히 좋은 장소다. 꼭 관광지 같지만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므로 너무 시끄럽게 다니는 것은 실례다. 동화마을에는 트릭아트스토리가 있는데, 올해 7월에 오픈한 관객 참여형 놀이공간이다. 과학적인 화법과 특수 도료를 사용해 평면의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한 곳이다. 차이나타운 구경은 대부분 공짜지만 트릭아트스토리를 가고 싶다면 3만원이라는 예산에서 제법 큰 지출을 해야 한다. 한정된 예산 속에서 6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엄청난 인증샷을 찍어올 것이냐, 아니면 짬뽕을 삼선짬뽕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이냐는 독자의 몫이다.

 

차이나타운 구경을 마치면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데 무언가 허전하다. 특히 아무것도 사먹지 않고 알뜰 여행을 즐긴 사람이라면 3만원의 예산 중 차비 제하고 무려 26천원이 남았을 것이다. 그럴 땐 주저 없이 신포국제시장으로 향해보자. 도보로 15분이면 갈 수 있다. 신포국제시장은 그야말로 먹거리의 천국이다. 특히 속초 닭 강정 만큼이나 입소문이 자자한 닭강정 가게들이 많다. 하지만 유명 맛 집의 닭 강정을 포장해 가려면 대기는 필수다. 어마어마하게 늘어선 줄에 포기하는 사람도 속출한다.

 

아침 일찍 출발해 차이나타운과 신포시장을 보고도 시간이 남아 겨울바다를 보고 싶다면, 월미도에 들르는 것도 좋다. 인천역에서 버스로 갈 수 있다. 바다도 보고 바이킹도 타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리는 알찬 하루가 될 것이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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