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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여행작가 안시내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기 쓰고 싶어요” 조회수 : 8380


350만 원을 들고 나선 141일간의 해외여행. 그것만으로도 주목받을 만한 기록이지만, 많은 사람이 여행자의 페이스북에 드나들며 ‘좋아요’를 눌러댄 것은 제대로 여행지에 패치된 그녀의 모습 때문이었다. 평생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처럼 즐기고 먹고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에게 여행의 설렘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운명적 사랑을 찾기 위해 여행에 나선 서지우와, 인도에서 만난 한기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김종욱 찾기>. 안시내(서울시립대 2) 씨가 여행을 꿈꾸게 된 결정적 이유다. 


그녀는 ‘대학에 가면 꼭 영화에서와 같은 여행을 떠나리라’는 다짐으로 힘든 수험생활을 버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비용이 문제였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행은 잠시 미뤄두고 학교생활을 하다 문득 ‘딱 1년만 가장 예쁜 나이에 가장 반짝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턱대고 휴학을 결정했어요. 은행, 카페, 베이비시터까지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여행경비를 모았죠.”


그렇게 7개월간 모은 돈이 1000만 원가량. 그러나 생활비와 편찮으신 어머니의 병원비에 보태고 나니 손에 남은 돈은 350만 원뿐이었다. 절망했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져온 꿈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떠나야 했다. 지금 당장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평생 떠나지 못할 듯싶었다.  


“남은 휴학기간은 5개월이었어요. 마음을 굳게 먹고 12만 원짜리 말레이시아행 편도 티켓을 끊었죠. 시간이 날 때마다 가격을 알아보고 말레이시아에서 인도까지, 인도에서 모로코·스페인·프랑스·이집트까지 모두 300만 원을 들여 항공권을 구매했어요. 나머지 50만 원은 돌아오는 항공권을 끊으려고 아껴뒀죠.” 


스무 살짜리 여대생이 돌아오는 티켓도 끊지 않고 떠난 세계여행이라니. 무모했지만 짜릿한 도전의 시작이었다. 평소 손가락이 닳도록 드나든 여행 커뮤니티에서 얻은 정보들은 새로운 여행지로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즉흥적인 여행이 재밌으리라는 생각에 계획은 촘촘하게 세워두지 않았다. 물론 공항에서 숙소 가는 법, 도시별 숙소정보, 뷰포인트 등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은 꼼꼼히 체크했다. 


“여행하면서 생각했던 만큼 제가 강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동시에 제 삶을 창피해했던 지난날을 후회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낯선 여행자를 딸처럼 대해주거나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는 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존감도 높아졌고요. 모든 순간을 진심으로 대하니 통한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인도·아프리카에서 느낀 여행의 참맛 



141일 동안 겪은 일을 다 풀어놓으려면 3일 밤낮도 부족하겠지만, 그녀는 여행지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한 결같이 인도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두 달간의 인도여행 경험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 


“티베트족이 사는 지역에 갔을 때예요. 생김새가 비슷해서였는지 자신의 딸을 닮았다며 한 부인이 집으로 초대했어요. 해발고도가 높아 고산병에 걸려 고생하던 참이었는데, 몸 상태가 안 좋은 걸 알아차리고 레몬 생강차와 약을 건네더라고요.” 


인도는 위험한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안씨도 처음에는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씩씩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럴 때마다 미리 준비해간 인도 비속어를 발사했다. 눈물이 났지만 나약했던 자신의 모습을 하나씩 버려가는 듯해 기분이 좋았다. 


“인도뿐 아니라 많은 여행지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배웠어요.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를 등반할 때의 짜릿함은 정말 감동이었어요. 그 느낌을 잊지 못해 언젠가는 히말라야 등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산전수전 다 겪고 돌아온 안씨는 지난 9월 여행기록을 정리해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이라는 제목으로 여행기를 출간했다. 지금은 다시 <아프리카 프로젝트-공정여행> 집필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앞으로도 여행에 관한 글을 계속 쓸 계획이다.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작가가 되는 것이 그녀의 목표다.







“많은 분이 여행을 꿈꾸잖아요? 무턱대고 떠나지 말고 자신의 색깔에 맞는 여행을 했으면  해요. 같은 여행지라도 사람마다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다르니까요.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어요. 또 하나, 자신을 위해 ‘1년만큼은 값진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해요. 지금 가진 것들을 내려놓는 용기를 발휘해 1년만 무엇에든 미쳐 보세요. 그럼 보이는 게 훨씬 많아질 거예요.” 


여행작가 안시내가 알려주는 여행 허니버터팁 


Tip 1. 여행지에 파묻혀라. 

기억에 남는 여행을 위한 첫 번째 조건. 식당 아주머니나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현지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Tip 2. 항공권 가격을 반으로 줄이는 방법은?

항공권 구매는 5~6개월 전이 가장 좋은 시기. 스카이스캐너 사이트를 수시로 체크하고 저가 항공사의 프로모션 내용을 받아볼 수 있도록 메일링 서비스를 신청하라. 아홉 번 비행기를 탔는데 비용이 고작 104만 원이었다니까!


Tip 3. 짐은 7kg가 딱 좋아! 

 비행기 탈 때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 무게 7kg. 캐리어 없이 배낭을 두 개 멨는데, 하나는 잃어버려도 괜찮은 물품들로 채우고, 다른 하나는 중요한 물품을 챙겼다. 아니나 다를까! 가방 하나를 분실하고 말았다. 뜨거운 날씨를 자랑하는 국가로만 여행을 다니면 부피는 반으로 준다. 짐 싸는 것도 기술이다. 


Tip 4. 숙소는 현지에서 결정하라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이 잡듯 뒤져라. 그러나 결정은 현지에서 하라. 인터넷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를 기준으로 알아보면 분명 더 좋은 조건의 저렴한 숙소가 있다. 유럽에서는 카우치 서핑이 제격이다. 현지 가정에서 무료로 숙박하며 문화교류까지 가능하다.







글 강재희 대학생 기자 (연세대 정치외교 4)

사진 제공 안시내 

정리 김은진 기자(skysung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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