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취업 도전기

[복면대담] 7화. “벌써 8월이네요, 한 거라곤 알바뿐인데” 조회수 : 8742

복면대담-알바편

걱정말아요 알바생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하루종일 알바만 했더니 벌써 여름방학의 절반이 지났다"는 대학생들. 왼쪽부터 조각미녀, 

중림동 콧수염, 이글이. 사진=허태혁 기자


[참여 멤버]

중림동 콧수염 산업공학 2학년. 서울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현재 DVD방에서 새벽 2시까지 근무 중. 

조각미녀 해양공학 3학년. 단기 피팅모델로 시작. 주로 카페에서 근무. 

이글이 국어국문 4학년. 초·중·고등학생 과외, 전단지 배포 등. 



요즘은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어렵다며, 보통 어떻게 지원해? 


조각미녀 난 항상 알바 채용사이트에서 지원했어. 혜리사이트 있잖아. 


이글이 난 주로 과외를 했는데 과외연결사이트에서 학생을 구했어. 처음에 5만원을 내면 학생을 구해주거든. 그 후에 따로 채용 수수료는 없었지. 


중림동 콧수염(이하 콧수염) 옛날 과외선생님은 5만원 아끼려고 한명 구한 다음에 이 친구에게 계속 소개를 받던데. 이해 돼. 대학생에게는 5만원도 얼마나 아까운데. 


이글이 콧수염 너는 공공기관에서 일했다며. 그거 어떻게 지원했어?


콧수염 따로 이력서는 필요 없었어. 지원 기준이 대학생이어서 재학증명서만 냈지. 무작위 선발이었거든. 


이글이 그거 인기 엄청 많잖아. 그런데 이력서를 안 냈다고? 잘 생각해봐. 너희 친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있는지.


조각미녀 맞아. 난 두 번이나 떨어졌는데. 


콧수염 아냐. 경쟁률이 지역에 따라 달라지잖아. 난 중구로 지원했는데 이쪽은 대학생이 많이 없어서 합격한 걸걸? 


이글이 요즘은 알바도 경력직 뽑더라. 예전에 카페에 갔는데 전에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냐고 해서 없다고 했더니 떨어졌어. 


조각미녀 방학 때 짧게 하려면 더 힘들지. 그래서 방학 끝나고도 할 거라고 거짓말도 해봤어. 사장님 죄송해요. 





이글이 학기 중에도 계속 일하면 안돼? 


조각미녀 학기 중엔 공부해야지. 등록금은 최대한 장학금으로 충당해야 해. 알바비론 택도 없어. 


콧수염 맞아. 내가 계산해 봤는데 알바로 등록금을 벌려면 방학내내 매일 8시간씩 일해야 해. 근데 이 돈에서 생활비도 써야 하잖아. 예전엔 방학하면 무조건 전공공부 더 열심히 할 거라고 다짐했는데 이젠 주변 친구들도 다 알바 하더라. 나이는 들어가는데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도 죄송하고. 


이글이 게다가 난 취업준비생이잖아. 곧 대학 졸업하면 취업할 때까지 백수인데 지금 빨리 벌어놔야지. 취준이 1년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힘들었던 일, 다 말해봐


콧수염 공공기관이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매일 똑같은 일 하는 것도 힘들더라. 그런데 만근수당은 있어. 시급은 최저수준인데 공공기관이라서 일주일을 채우면 만근수당이라고 하루치를 더 줬어. 


이글이 와 짱 좋네. 그건 최저시급이 아니잖아. 


콧수염 아냐 힘든 일도 있어. 독거노인들에게 점심 밥차를 배달하러 나가는데 여름이라 얼마나 덥던지. 


이글이 너 어려운 분들 도와주는데 어떻게 힘들다고 할 수 있어! 


조각미녀 난 종로3가 부근 카페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여기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잖아. 한 번은 할머니 다섯 분이 커피를 한잔만 시키고 종이컵을 다섯 개 달라고 하는 거야. 이게 원칙상 어긋나는 거라 안 된다고 말씀드리니까 그럼 사장 나오라고…. 점장님도 나와서 안 된다고 하니까 막 쟁반 내리치고….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줄 알아? 결국엔 경찰도 불렀어. 나 알바하면서 경찰 부른 적 처음이라니까. 근데 이런 손님이 의외로 많아. 정말 힘들더라.



이글이 아는 언니는 스타OO에서 일했는데 어떤 손님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달라 했대. 그래서 “핫 아메리카노요?” 그랬더니 아니라고 따뜻한 거라고. 아메리카노는 핫 아니면 아이스잖아. 핫아메리카노를 냈더니 왜 이렇게 뜨겁냐고 화를 내더래. 결국 얼음 5개로 타협했다더라. 


조각미녀 난 아까 그 종로3가 카페에서 일할 때 어떤 손님이 “커피 왜 안 나오냐고 지금 나 무시하는 거냐”고 화낸 적도 있어. 


콧수염 난 지금 DVD방에서 일하는데… 


이글이·조각미녀 오?! 


콧수염 이건 좀 웃긴 이야긴데… 그런 커플 손님이 있었어. ‘반지의 제왕’을 달래. “몇 편이요?” 그랬더니 “아무거나요.” 반지의 제왕이 3시간짜리 거든. 


이글이·조각미녀 꺄!! 


콧수염 올 때마다 한 편씩 보더니 결국 전편을 다 보더라. ‘내부자들’도 인기였어. 오리지널버전이 3시간짜리거든. 아, 비구니 손님도 있었어. 


이글이 와 뭐 보고 가셨어? 


콧수염 ‘겨울왕국’이랑 ‘앨빈과 슈퍼밴드’랑 ‘주토피아’랑…. 


조각미녀 귀여우시다~ 





콧수염 난 손님이 토하고 미안하다며 돈 주고 간 적 있어. 대신 치워달라는 의미인데, 열심히 치웠지. 정말 돈이 뭔지. 


조각미녀 나도 토 만난 적 있어! 이태원 카페에서도 일했는데 술집이 많잖아. 한 여성 손님이 매장 앞에 토를 한 거야. 너무 치우기 싫어서 바가지랑 휴지랑 고무장갑을 다 드렸는데 뭐 치우겠어. 결국 나랑 매니저님이 다 쓸고 닦았지.


힘들었던 거 2 


콧수염 요즘 새벽 2시까지 일해. 그런데 사장님이 교통비를 안 준대. 새벽엔 야간버스 요금이 2500원이고 택시도 할증료가 붙어. 그래서 40분 거리를 매일 걸어 다녔지. 엄마는 타고 오라고 막 혼내시는데 시급을 생각하면 도저히 아까워서 못 타겠더라. 


이글이 헐 너 그러다 장기 털려. 


콧수염 그래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 장기 안 털리려고. 


이글이 난 공부방에서 일하면서 하루에 다섯 팀을 맡았어. 그런데 원장님이 물 한 컵은 물론이고 점심 값도 안줬어. 심지어 점심 먹을 시간도 없었지. 저녁 8시에 끝나서 집에 돌아갈 때마다 울었어. 왜 내 20대는 이렇게 힘들어야하나 싶더라. 


콧수염 연장근무 때문에 괴로웠던 적도 있지 않아? 미리 말해주면 좋은데 갑자기 당일에 다음 알바생이 못 온다며 연장근무를 요청해 오면 짜증나지. 그래서 괜히 바쁜 척 하고. 


이글이 난 전단지 알바 하는데 사장님이 차를 타고 돌면서 잘 돌리나 감시하더라. 그러고 콜라 한 잔 사주시더니 “이런 편한 알바가 세상에 어디 있냐고….” 하, 눈물 난다. 





콧수염 우리 가게는 카운터에 CCTV가 있어. 어느 날, 영업이 끝나서 불을 끄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사장님이 전화해서 어디 불이 켜있으니까 가보라고. 가니까 진짜 켜있는 거야. 소름! 수시로 감시하고 계셨나봐.


이글이 내 친구는 편의점에서 일하는데 보통 유통기간 지난 건 알바생이 먹잖아. 친구가 어느 날 엄청 맛있는 신상 도시락이 온 걸 보고 뒤에 숨겨 놓은 거야. 폐기를 만들려고. 그래서 사장님한테 엄청 혼나고. 인기상품을 숨기면 어떻게 하냐고. 


조각미녀 에이 그건 친구가 잘못했네. 인기상품이잖아. 난 아까 말한 이태원 카페 사장님이 열혈일꾼을 원했어. 원래 저녁 10시 넘으면 시급을 1.5배로 줘야 한다며. 그런데 여기 사장님은 야근수당 얘기를 아예 안하시더라. 5개월 간 한 번도 못 받았지. 


콧수염 그거 안쳐주는 데 되게 많아. 주휴수당 같은 거. 


이글이 주휴수당?(1주 동안 규정된 근무일수를 다 채운 근로자에게 유급 주휴일을 주는 것) 처음 듣는데? 주변에 임상실험 한 친구도 있어. 약을 맞고 피를 뽑는데 20만원을 준대. 엄청 큰돈이잖아. 안전하다고 하니 나도 하고 싶었는데 막상 하려니 무섭더라. 


조각미녀 나도 그거 광고 찍어둔 적 있어. 피부약이었는데 결국 하진 않았지만. 


이글이 그래 “그린티 프라푸치노 나오셨습니다”가 맞다니까. 얘가 내 시급보다 높잖아. 물가 오르는 만큼 시급도 잘 올랐으면 좋겠다. 


조각미녀·콧수염 맞아.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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