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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대담 6화] 인턴 편 “천재지변에도 9시 출근은 기본” [인담을 만나다] 조회수 : 2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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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대담 6화‘엄마 나 인턴됐어 편

천재지변에도 9시 출근은 기본이더라


“저 아포가토 시켜도 돼요?” “그래, 시켜요” “와, 저 회사에서 아포가토 먹는 거 처음이에요” 늘 왠지 모를 눈치가 보여서 매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셔야 했다는 현실 속 장그래의 사연.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카페모카를 속삭인 또 다른 장그래들의 이야기.

 



인턴 뒷얘기를 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들. 왼쪽부터 이그래, 지그래, 황그래. 사진=허태혁 기자


[참여멤버]

지그래 국어국문 4. IT업체 콘텐츠기획팀 인턴

황그래 국어국문 4. 온라인뉴스 연예부 인턴

이그래 국어국문 4. 일반기업 마케팅팀 인턴


예상은 되지만… 인턴, 왜 한 거야?


이그래 스펙 때문이지 뭐. 취업하려면 이력서 한 줄이라도 더 채워야 하니까. 그런데 실무경험을 한 게 도움이 되긴 하더라. 내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나 할까.


지그래 맞아. 인턴은 역시 경험이지. 그러려면 나 스스로가 열심히 해야 해. 사실 인턴은 월급이 많지 않잖아. 그러니까 돈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는다는 각오로 일해야 해. 그리고 밥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해. 


황그래 그래서 인턴을 지원할 때는 어느 회사인지 보다는 어떤 일을 할지를 먼저 봐야 하더라.


지그래 그래. 만약 대기업에서 하루종일 타자치고 복사하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 보다는 스타트업처럼 조금 작은 회사에서라도 비중있는 일을 다양하게 해 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스스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일 말이야. 


이그래 난 소속감 때문에 지원하기도 했어. 졸업은 가까워 오는데 마냥 놀거나 공부만 할 수는 없잖아. 인턴을 하면 그래도 어디엔가 소속돼 일한다는 안도감이 드니까. 


황그래 공감. 아무것도 안하면 괜히 불안해. 그래도 회사에 출근하면 안심이 되지.  


지그래 맞아. 아침에 일어나서 할 게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이그래 그런데 인턴을 너무 수시로 뽑는 회사는 안좋은 것 같아. 뭐 요즘은 인턴되기도 어려우니까 일단 지원하고 보지만.


지그래 맞아. 나는 배우려고 인턴을 하는 건데 워낙 인턴 지원자가 많으니 기업은 이미 다 배운 사람부터 뽑고. 참 어렵다.





그렇게 어렵사리 인턴이 됐잖아. 해 보니 어때?


황그래 물론 좋았어. 그런데 어떻게 좋을 수만 있겠어.무엇보다 인턴은 대부분 일을 배우려고 지원하잖아. 하지만 난 인턴할 때 일을 무작정 시키기만 할 뿐 특별한 피드백이 없는 경우가 많았어. 오죽하면 사수에게 “저 좀 혼내주시면 안돼요?”라고 요청한 적도 있었다니까. 언론사에 있었는데 내가 아무리 기사를 써도 반응이 없으시니까 난 정말 내가 글을 엄청 잘 쓰는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었어. 알고보니 내 기사는 별로였고 그건 그냥 무관심이었고….


지그래 반대로 너무 인턴에게 관심을 쏟아도 부담스럽지 않아? 아까도 말했지만 자율적으로 일해야 내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내가 쓴 보고서를 사수가 전부 고친다고 생각해봐. 


황그래 하긴. 우리는 역량이 부족할 수 있으니 너무 직원같은 완벽한 성과를 강요하기 보다는 우리가 배워나갈 수 있게 했으면 더 좋았겠지.


지그래 인간적 소외감도 인턴의 어려움 중 하나야. 다른 부서에 체험형 인턴으로 들어온 친구가 있었는데 누가 사수에게 “OOO 나간대요”라고 하니까 바로 “그럼 다른 애 뽑으면 되지”라고 하더라. 


황그래 맞아. 그래서 ‘티슈인턴’이라고 하잖아. 한번 쓰고 버리고 한 번 쓰고 버리고.


지그래 나는 분명 정규직 전환형 인턴이라고 해서 지원했거든. 그런데 나중에 본사가 아니라 자회사로 배치하는 거야. 인턴 실습은 본사에서 했는데. 그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지원하지도 않았지.


황그래 인턴에게 너무 가혹한 규칙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 예전에 9시 출근인 회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어느 날 출근길에 지하철이 멈춘 거야. 너무 놀라서 얼른 사고 소식이 보도된 기사를 캡처해서 사수에게 보냈어. 그게 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이라 인턴 평가점수가 학점도 영향을 줬거든. 


그랬는데 사수가 답장으로 “사정이야 어찌됐든 불이익을 주겠다”는 거야. 정말 내가 직접 지하철을 몰고 싶었다니까. 문이 열려있었다면 내려서 택시라도 탔겠지. 난 그냥 갇혀서 옴싹달싹을 못했는데 나보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순간 “아, 난 자연재해가 나도 9시까지 이 회사에 와야 하는구나”라는 자괴감이 들더라.  


지그래 너 전에 일했던 곳 온라인 연예매체지? 나도 온라인매체에서 연예부 인턴으로 일했거든. 일 자체에 회의감이 든 적도 많았어.


황그래 우라까이(다른 기사의 일부만 바꿔 재가공 하는 일) 말하는 거지? 


지그래 응. 무조건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야 한다든가, 연예인 이름 같은 중심 키워드를 다섯 개 이상 넣어야 한다든가 하는 거 말이야. 시키니까 하긴 하는데 정말 의미 없잖아. 난 기사작성 실력을 기르려고 지원한 건데 우라까이만 하고 있고. 아, 대신 타자속도는 빨라지더라.


황그래 맞아. 그래서 매일 실시간 검색어만 보고. 다른 매체가 써서 내 기사가 묻히면 이번엔 그 연예인 SNS에 들어가서 과거사까지 찾아보고. 계속 누군가에게 예민한 문제를 들춰내는 게 참 못할 짓이더라. 항의전화에도 시달려야 해. 


지그래 나도 모르게 내 머릿속이 자극적인 걸로 가득 채워져. 매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낚을까만 고민하고. 그런데 또 사람들은 이런 자극적인 것만 보니까 난 계속 생산해야 하잖아. 악플도 되게 상처였지. 우리 부모님을 들먹이면서 ‘너네 부모가 어떻게 가르쳤길래 그 따위로 쓰냐’는 둥.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닌데.


황그래 전에 다녔던 한 곳의 선배 기자는 아이돌 기사를 잘못 썼다가 팬에게 계속 전화오고 욕설문자와서 결국 전화번호도 바꿨어.





그래도 좋은 점도 있지? 또 바라는 게 있다면?


황그래 선배들에게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점? 지금 생각해보면 인턴을 안했다면 몰랐을 게 많아. 나는 처음 인턴할 때 전화를 너무 경쾌하게 받는다며 혼난 적이 있어. 이런 것들은 인턴을 해 보지 않으면 모르잖아. 적지만 돈도 벌 수 있고. 단, 체험형 인턴은 방학 중에 3개월 정도만 하면 될 것 같아. 


지그래 모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6주에 300만원 준다며? 지원해보고 싶다.


황그래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인턴도 좋은데. 그런데 전부 다는 아니고 일부만 되는 경우도 있잖아. 그럴 때는 정말 인턴끼리 경쟁이 엄청 치열하다더라. 내 친구는 정말 아부같은 건 전혀 못 떠는 성격이거든. 그런데 인턴이 되고 나서 정규직이 되려고 엄청 힘들게 일하고 있나봐. 상사한테도 늘 잘보여야 하고. 조금만 밉보여도 탈락할까봐 겁이 난대. 그래서 매일 힘들다고 전화 와. 


지그래 무엇보다 인턴도 직원으로 봐줬으면 좋겠어. 성장하면 언제든 다시 우리 회사에 돌아올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해줬으면 해.


황그래 맞아. 단순히 일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성장가능성이 있는지를 봐줬으면 좋겠어. 그냥 ‘왔다 가는 애’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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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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