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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x이라 불러도 좋아’ 억대 연봉 모델에서 전업주부, 다시 연기자로 변신한 배우 최수민 씨 [내가 선택한 직업] 조회수 : 10516

-댄스스포츠 강사에서 억대 연봉 모델, 주부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배우 최수민 씨 

-드라마 '미스티'의 고혜란 역,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꿈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아직은 작은 역할이라도 뛰어다니면서 오디션을 보고 있지만 그 자체로도 너무 행복해요. 샤워할 때, 청소할 때 심지어는 자다가도 일어나 대본을 중얼거리는 모습에 남편이 미친 사람 같대요.(웃음) 근데 그런 소릴 들어도 너무 좋아요. 나를 다시 찾았으니까요.”


지난해 드라마 ‘플레이어(OCN)’에서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황유리 역으로 도회적인 이미지를 선보인 배우 최수민(35)씨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더 뱅커(MBC)’에서 대한은행 이해곤 부행장(김태우 분)의 비서 역으로 출연했다. 분량이 많지 않은 조연이었지만 내로라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든 기색 없이 완벽히 소화해냈다. 억대 연봉 모델에서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다시 배우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최수민 씨를 만나봤다.  



△배우 최수민 씨.



-얼마 전 출연했던 드라마 ‘더 뱅커’가 종영했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오디션도 보고, 육아·집안일을 병행하면서 늘 바쁘게 지내고 있다. 8월에 새로 들어갈 드라마도 준비 중이다. 


-오디션 기회는 많은 편인가. 

요즘 드라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많이 제작되다보니 드라마 시작하고 나서도 배우를 캐스팅할 때가 종종 있다. 배우들에겐 오디션 기회가 많아져서 좋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뛰어다니는 중이다.(웃음) 


-연기 시작은 언제부터였나.  

작년 OCN에서 방영된 드라마 ‘플레이어’가 첫 작품이었다. 극중에서 스포츠에이전시 대표 황유리 역을 맡았는데, 사실 그 역할도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지인이었던 캐스팅 디렉터에게 드라마 리딩 연습 때 꼭 좀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보통 리딩 때 작은 역할은 캐스팅 디렉터나 스텝들이 읽는다고 들어 누군가는 읽어야 하니 내가 하겠다고 부탁한 셈이다. 그 이후 오디션을 통해 황유리 역을 맡을 수 있었다. 


-연기 전공으로 알고 있다. 언제부터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관심은 중학생 때부터 있었다. 부모님을 졸라 당시 가장 유명했던 MTM(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연기를 처음 배웠다. 예고를 준비하다가 떨어져 일반고에 진학했다가 수능 3개월을 앞두고 연기로 다시 선회한 케이스다.  


-짧은 시간 동안 입시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어머니께서 희곡 대본을 구해주셔서 그걸로 실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연기로 대학을 가려면 특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입시용으로 댄스스포츠를 잠깐 배웠다. 다행히 청운대 방송연기학과에 합격했다. 근데 막상 가보니 예고 출신 친구들이 연기, 노래, 춤 모두 너무 잘하더라. 그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겠더라. 자신감이 바닥까지 내려갔고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라는 고민까지 들더라. 


-떨어진 자존감을 어떻게 극복했나. 

사실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2학년을 마치고 휴학 한 뒤 예전에 잠깐 배웠던 댄스스포츠 라이선스를 땄다, 졸업하곤 선수로 활동하면서 아카데미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러던 중 친구에게서 모델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알바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콘셉트로 촬영을 하는 게 새롭고 재밌었다. 그래서 강사를 그만두고 모델로 전향해 일을 하기 시작했다.  


-모델도 종류가 많은데, 어떤 모델이었나. 

보통 지면 촬영을 많이 했다. 패션, 뷰티 모델로 활동을 했는데, 처음 시작할 땐 알바라 시급이 1만5천원 정도였다. 그래도 다른 알바에 비해 시급이 높은 편이라 괜찮았다. 그 무렵 대학 동기 모임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한 친구가 ‘그걸(모델 일)로 먹고 살 수 있냐’고 묻더라. 그 말을 들으니 너무 자존심이 상하더라. 모델로 성공한 모습을 그 친구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어린 마음에 많이 속상했겠다. 

갓 스물을 넘긴 나로서는 상처였다. 졸업한 뒤 연기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이방인이 된 듯 했다. 누구는 대학로에서, 누구는 드라마 현장에서 연기를 놓지 않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시기였다. 그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오는 길엔 울기도 많이 울었었다. 




△최수민 씨가 모델로 활동하던 당시 사진.



-모델은 언제까지 했나. 

스물 셋에 시작해 서른 넷, 결혼 전까지 했다. 처음엔 알바였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몸값도 올라가더라. 3년 쯤 지나서부터 억대 연봉 수준을 받았다.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지만 스케줄 관리만 잘하면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좋은 직업이었다.  


-결혼을 하면서 모델을 그만둔 건가.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뒀는데, 그것도 참 신기하다. 어느 날 초등학교 동창이 보고 싶다며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궁금하기도 해서 만났는데, 그 만남 이후부터 매일 강남에서 일산까지 찾아오더라. 내가 그 친구에게 첫사랑이었단다.(웃음) 그 친구가 ‘1년 후에 나랑 결혼할거야’라고 말하길래 콧방귀를 꼈었는데, 정확히 1년 후 그 친구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갔다.(웃음) 


-잘 나가는 모델에서 결혼 후 갑자기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궁금하다. 

결혼하자마자 아이가 생겼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순식간에 경험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어떤 일을 하든지 잘 해내는 게 나의 장점이다. 물론 육아도 열심히, 잘 해냈다. 그 모습을 보고 남편이 ‘육아가 체질’이라고 하더라. 그 얘길 듣고 많이 울었다. 나는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잘 해내는 거지, 육아만 잘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품고 있었던 연기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부, 그리고 엄마의 삶에서 배우라는 새로운 도전이 쉽진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쉽지 않았다. 몸은 아줌마가 돼 버렸고, 자존감도 바닥을 내리쳤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보니 예전 인맥도 소용없었다. 남편도 응원보다 걱정을 먼저 하더라. 그래도 도전하고 싶었다. 알음알음 주변의 도움으로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모델 콘테스트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지원을 했는데, 대상을 타 버렸다.(웃음) 마침 대회 심사위원이셨던 분이 연기를 해봐도 괜찮겠다며 소속사를 추천해주셨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그제야 남편도 조금씩 인정을 해주더라. 





△드라마 '플레이어', '더 뱅커'에 출연한 최수민 씨 캡쳐 화면.



-직접 연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연기연습은 어떻게 했나. 

지금은 연기연습을 같이하는 모임이 있는데, 처음엔 집에서 샤워할 때 청소할 때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중얼거렸다. 자다가도 일어나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미친 사람 같다며 놀리기도 했다. 그 정도로 빠져 있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첫 작품이 드라마 ‘플레이어’였다. 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하면서 바쁘게 촬영했지만 너무 행복했다. 나를 다시 찾은 느낌이었다. 


-워킹맘으로서 집안 일과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아이가 4살인데 엄마가 배우라는 걸 알고 있다.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엄마다”라고 외친다. 워킹맘으로서 일을 한다는 건 매일이 전쟁이다. 중요한 건 그 전쟁 속에서도 너무 행복하다. 싱글일 땐 전혀 몰랐던 기쁨이랄까.(웃음) 


-배우 최수민에게 직업이란 어떤 의미인가. 

직업의 크기를 떠나 그 직업을 통해 삶의 목적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은 누구보다 잘 하고 싶은 일이자 현재 내 삶의 활력소다.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늘 그렇듯 꾸준히 연기 연습을 하고 오디션도 보러 다닐 계획이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김남주 선배님인데, 선배님이 맡았던 드라마 ‘미스티’의 고혜란을 보면서 내 꿈을 조금씩 키웠다. 나도 언젠가 고혜란 역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배우로서 내 꿈이자 계획이다.(웃음)  


khm@hankyung.com

[사진제공=최수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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