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의 잡토크

요즘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 ‘온라인 채용설명회’ [내가 선택한 직업] 조회수 : 5296

“이번에는 설명회를 또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에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만날 때마다 늘 묻는 게 있다. 다음 시즌에도 채용설명회를 열 건지, 어떻게 열 건지다. 


최근 채용설명회가 단순히 ‘채용방식 소개’라는 표면적 기능 외에 기업 이미지나 인지도를 높여주는 친(親)기업 역할도 하고 있어서인데, 그러면 대부분 “하고는 싶은데 여건이 될지 모르겠다(여기에서의 여건은 대개 돈이다)”와 “색다른 방식을 고심 중이다” 둘 중 하나로 답한다. 


전자는 결국엔 안할 확률이 크고, 후자는 하긴 하되 우선 다른 기업의 사례를 최대한 참고해볼 예정이라는 의미다. 너무 튀지도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여러 기업의 사례와 당시 학생들의 반응을 들려주는데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호기심을 가졌던 게 있다. 바로 ‘온라인 채용설명회’다. 





온라인 설명회, 비용도 아끼고 전국 학생도 만나고


최근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기업이 채용설명회를 속속 온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다. 전국 단위의 학생을 아우를 수 있는 데다 기존의 장소대여료, 인건비 등에 소요되는 비용도 대폭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 전문업체 아프리카TV가 시작이었다. 이 기업은 지난해 5월 말, 신입 공채를 앞두고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도입했다. 서울 숭실대와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ERICA 캠퍼스 두 곳에서 오프라인 설명회를 열고 이 모습을 카메라로 생중계했다.


한 달 뒤, 이랜드리테일도 아프리카TV를 통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올 상반기에는 참여기업을 모든 그룹사로 확장했다. 콘텐츠도 선배의 취업스토리, 직무 이야기 등 다양화 했다. 이랜드그룹 인사팀장은 “지난해 하루 누적 접속자 수가 5000명 가까이 되는 등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CJ도 상반기 공채 직전 ‘J JOB 人사이드’라는 이름의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2015년 상반기 도입 후 세 번째 온라인 행사다. 실시간 댓글에 사원, 대리급이 직접 답하기도 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합류했다. 하계 인턴 채용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 방송 채널을 열었다. 다음 tv팟의 ‘마이엔씨텔레비전’이다. 두산그룹도 지난해 하반기, 채용 온라인 상담 페이지를 열고 각 계열사 인사담당자가 직접 질문에 답을 달아줬다.  


이색 채용설명회의 대표격 ‘잡페어’에 사옥탐방까지


KT는 서울 광화문 EAST신사옥에서 반기별 잡페어를 열고 있다. 채용설명회, 선배사원의 상담 등으로 구성해 각 부서 실무자부터 상위 1% 신입사원, 인사담당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지난 2013년 상반기에 처음 도입한 탈스펙 자기PR전형인 ‘스타오디션’도 함께 개최한다.





LG유플러스도 매년 상암 사옥에서 자체 잡페어를 열고 인사담당자와 선배사원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SK그룹은 외부를 빌려 양일간 잡페어 ‘SK바이킹챌린지’를 연다. 2011년부터 반기마다 양재동 힐스테이트갤러리에서 설명회를 열던 현대자동차는 2014년부터 하반기 한 차례 이전한 삼성동 사옥에서 잡페어를 열고 있다. 


해당 직무에 지원할 수 있는 전공자들만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초대해 직무에 중심을 둔 채용설명회를 진행하는 기업도 느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LGD)는 2013년부터 이공계 대학생을 파주 사업장으로 초대해 디스플레이 산업과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테크니컬 톡(Techninal Talk)’을 진행해왔다. 이밖에 …금호타이어, SK케미칼 등도 사업장에 구직자를 초청하는 행사를 연다.


기존 대학 채용설명회도 계속된다. 당장 8월 말부터 약 한달 간 롯데그룹, LG그룹(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CNS 등), 대림그룹, 현대백화점그룹, KT그룹, 한화그룹(방산, 탈레스, 케미칼 등) 등이 서울 연세대, 고려대 등 학교에서 설명회를 연다.


특정 대학에 기회 쏠린 사례 여전 


반면, 참패사례도 있다. 올 상반기 한 화장품업체가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200석 규모의 강당이 꽉 차고도 수십 명이 두 시간 동안 서서 들어야 하는 등 구직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하지만 절반 이상을 기업 설명이나 홍보에 할애하면서 구직자들의 쓴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채용전형이나 구체적인 선발 규모를 알고 싶었는데 회사의 사업 소개나 복지 등 홍보성 있는 내용이 많아서 아쉬웠다”며 “정작 문답 시간이 부족해 질문 수를 겨우 세 개로 제한하는 바람에 설명회가 끝난 후에 따로 인사담당자를 찾아가 궁금한 것을 물어봐야 했다”라고 전했다. 이 학생은 이어 “하지만 행사 후 나처럼 질문을 하러 온 구직자들이 쏟아지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기회가 특정 대학에 쏠린 사례도 있었다. 상반기 삼성의 한 계열사가 멘토링을 개최했는데, 이 멘토링을 채용설명회를 통해서 알린 게 문제였다. 이 회사가 설명회를 여는 곳이 10개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대학 재학생들에게 기회가 편중된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게다가 설명회 현장에서 나눠준 안내물의 QR코드나 홈페이지 주소로 접속해 신청하도록 한 것이다.


채용설명회 현장에서 특정 코드를 나눠주고 이 코드로 지원을 제한하는 사례는 계속 있어 왔다. 회사 측은 “기존의 공채로는 허수 지원자가 너무 몰려 결국 스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타 학교 학생도 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코드 지원제는 오히려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진 참지원자를 가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방문 학교 학생끼리 경쟁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태반인데 타 대학교에서 면접을 보러 온다면 정말 엄청 뛰어나지 않는 이상 붙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