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의 잡토크

[모르면 못 받는 청년특혜]  ④ ‘청년채용의 날’, 직무를 살펴봤습니다 [내가 선택한 직업] 조회수 : 4244

[몰라서 못받는 청년정책] ④ 청년채용의 날

‘청년채용의 날’ 지원해도 될까요?





전국에서 매달 ‘청년채용의 날’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올 4월,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 확충’ 방안으로 내놓은 프로그램입니다. 인력이 필요한 기업을 소개해주고 구직자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사업이죠. 청년채용의 날은 바로 이 면접날을 가리킵니다. 


청년채용의 날은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고용존 주관으로 매달 1~2회씩 열립니다. 정부의 올 한해 목표치는 200회입니다. 3개월간 약 4분의 1인 53회가 열렸고요. 총 667명이 면접을 봐 현재 87명이 합격한 상태입니다. 


서류전형 없이 지원자 전원이 바로 면접을 볼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또 면접 후에는 청년희망재단 측과 협업해 전문 컨설턴트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모두 면접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에서 그치기에는 어디인가 아쉽습니다. 그래서 각 센터가 제공해 온 일자리를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서울창조혁신센터는 11일, 12회 청년채용의 날에 쿠팡맨을 채용합니다. 쿠팡맨은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의 로켓배송담당자입니다. 이날 면접관으로는 쿠팡의 인사담당자가 참여합니다. 총 20명을 선발해 6개월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앞서 쿠팡맨은 이미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죠. 정규직 전환 비율이 적은 게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업체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고 있지만 업계의 예상치는 5% 정도에 불과합니다. 물류업 특성상 업무강도가 지나치게 세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습니다.


다른 일자리는 어떨까요? 서울창조혁신센터가 그간 청년채용의 날을 통해 선발한 직군을 훑어봤습니다. 매장관리직, 경리사무원, 방송스태프 등 실로 다양한 직군이 모여 있습니다. 경력직을 원하는 곳도 간간히 눈에 띕니다.





연봉은 주로 2000만원 초중반대였지만 적게는 1800만원이 책정된 곳도 많았습니다. ‘연봉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물었습니다. “고졸과 대졸 구직자를 모두 아우르기 위한 것”이고 “고졸은 1800~2000만원, 대졸은 2000~2400만원을 기준으로 잡았다”란 게 센터 측의 설명입니다.


다른 지역도 볼까요. 지난 달,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3개사 고객센터의 고객상담 직무를 들고 왔습니다. 같은 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한 신용정보회사의 고객상담직을 소개했습니다. 기본급 142만원에 나머지 급여는 인센티브로 책정합니다. 그 전 달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직자들이 고객상담 업무를 굳이 정부의 도움을 받아 지원할 필요를 느낄까요. 또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졸 혹은 초대졸을 대상으로 하는 생산직을 채용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대학 진학률이 80% 이상을 웃도는 때에, 청년채용의 날로 선발하는 직무 대다수가 대졸이 지원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최대한 구직자가 원하는 회사와 직무를 소개하고 있다”라는 게 센터의 입장이지만 정작 구직자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제 막 목표치의 4분의 1을 달성했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더욱 효과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게다가 정부는 지난 달 추경 예산편성의 제 1 목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습니다. ‘청년채용의 날’에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나의 생각 Good Bad

기사에 대한 의견 (0개)

의견쓰기
댓글 : 0 건
이전글요즘 인사담당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