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합격 비결은요

[공채 합격 비밀노트④]오텍캐리어 김선준 씨 “자소서 틀 바꾸니 합격률 ‘쑥’” [취업문 이렇게 뚫었어요] 조회수 : 11572

시끌벅적했던 대기업 하반기공채 지원기간이 막 끝난 지난 10월, 서류전형부터 고배를 마신 많은 취준생들이 낙담해있는 사이 우수한 중견기업들이 속속 채용공고를 열고 있었다.


오텍캐리어도 그 중 하나다. 에어컨, 냉난방기, 공기청정기 등을 제조하는 오텍캐리어의 전신은 대우캐리어로 1985년 세계 최초로 에어컨 시스템을 만든 미국의 캐리어와 대우의 합작으로 설립된 회사다. 2011년에는 국내 기업인 오텍이 인수하면서 지금의 오텍캐리어가 탄생했다. 


이 회사의 예비 신입사원 김선준 씨(가명)는 서른을 바라보는 늦깎이 취업준비생인 데다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영업직군에 도전하는 탓에 쓴맛도 많이 봤다. 1년 만에 취업준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비결을 딱 한 가지만 꼽아 달라고 하자 김씨는 “면접관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자소서를 쓴 것”이라고 답했다. 




김선준(가명) 오텍캐리어 공채 합격자

입사예정일 2017년 1월 2일

학력 경기소재대학 공학계열 2016년 8월 졸업

졸업평점 3점대 중반

어학성적 토익 800점대 초반

자격증 AFPK, 증권·펀드·파생상품투자상담사, 한국사 2급

대외활동 펍, 패스트푸드점 등 서비스 아르바이트 7곳, 서울시 주최 행사 마케팅 홍보담당, UCC공모전


합격 통보를 받은 후 어떻게 지내나요.

그동안 취업에만 올인 하느라 못 만났던 친구들이 많아서 남은 시간엔 최대한 친구들을 만나려고 해요.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시작한 게 언제인가요. 

지난 1월, 4학년 2학기를 마치고 상반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상반기에는 30곳에 지원했는 다 떨어졌어요.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자소서를 준비해 10월까지 60곳을 썼고 이중 7곳 서류전형에 합격했습니다.  


영업마케팅 직군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래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계속 영업직을 희망했어요. 대학 다닐 때 관련 공모전에도 여러 번 참여했고 패스트푸드 식당 같은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도 7가지 정도 경험했죠. 행사 마케팅 홍보담당 서포터즈로도 활동하면서 온오프라인 홍보를 직접 맡아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공급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면접에 들어가면 면접관들이 꼭 ‘왜 전공과 관련 없는 직군에 지원하느냐’고 물으시는데 이런 경험을 근거로 들어 제 관심을 설명했어요. 


오텍캐리어 채용절차는 어땠나요.

서류전형-1차 면접-2차 면접 순이었어요. 1차 면접은 임원진 면접이고 4대4로 한 시간 정도 진행됐죠. 주로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지원동기 등을 물었어요. 솔직하게 답했죠. ‘지방근무가 가능하면 손들라’고도 했는데 저만 안 들었어요. 솔직히 지방에서 장기간 근무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이것도 사실대로 말했죠. 2차 면접은 회장님과의 일대일 면접이었어요. 입실 전에 인사팀장님이 회장님이 패기 있고 열정적인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조언해주셔서 정말 패기 있게 답했죠. 대부분 인성 질문이었고 한국 경제에 대해 설명해보라고도 하셨어요.


상‧하반기간 서류 승률이 다른데 그 사이에 스펙이나 자기소개서에 변화가 있었나요.

스펙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어요. 공모전 참가경험이 하나 추가된 것 정도? 자기소개서의 차이였죠. 상반기엔 우선 자소서에 무엇을 써야할지 몰랐어요. 나 자신을 정확히 모르니까 인사담당자가 좋아할만한 문장만 생각했죠. 하반기 시작 전에는 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담았어요. 취업스터디카페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곳 멘토가 ‘필요 없는 말이 너무 많다’고 지적해주셨죠. 예를 들어, 그냥 칭찬을 받은 사실을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처럼 제 느낌이 들어간 과장된 단어로 부풀렸거든요. 항목 간 통일성이 없어서 모두 다른 사람이 쓴 것 같았던 점도 보완했어요. 


많은 취준생이 자소서 항목 중 지원 동기를 특히 어려워하더라고요. 보통 수십 개의 기업에 지원하는데 지원 동기만큼은 기업에 맞게 새로 써야 하기도 하고요. 

저 역시 지원 동기가 특히 힘들었는데 사회이슈를 엮어봤어요. 평소에 뉴스를 많이 봐뒀기에 가능했죠. ‘이 회사의 방향이 이렇고 현재 상황이 이런데 나는 이 분야에 관심 있기 때문에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썼어요. 무조건 기업을 칭찬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했죠. 많은 취준생이 지원 동기에 기업 연혁이나 수상경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등을 적으려고 해요. 하지만 기업은 이걸로 관심도를 측정하지는 않아요. 대신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먼저 얘기한 뒤 그 후에 기업의 상황을 연결시키는 게 더 낫습니다.  


면접도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나요.

네, 모의면접에 집중했어요. 기업 기출문제를 보면서 함께 스터디원들과 문답을 주고받거나 같은 질문에 가장 효과적으로 답변하는 법을 연구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두괄식’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부연설명으로 늘여 시작하면 면접관이 잘 안 들으려 하시거든요.  


취업준비기간 하루일과는 어땠나요.

오전 8시에 일어나서 씻으면서 정신부터 가다듬었어요. 바로 스터디에 나가 점심식사 전까지 자기소개서를 썼어요. 저녁에는 인적성검사를 공부하고 집에 들어가서는 뉴스도 꼭 챙겨봤죠. 본격 시즌인 9월이 넘어가면 스케줄이라는 개념이 사라져요. 그냥 하루 종일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밤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 이뤘죠. 


취업한 소감이 어떤가요.

저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물론 아쉬움도 크지만 한 단계 성숙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직원이 되고 싶은가요. 또 후배 취업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조업은 처음이라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항상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입다운 젊은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돌아다니면서 보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서도 써볼 생각입니다. 후회가 안 남을 정도로 열심히 해야 견딜 수 있더라고요. 스펙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다들 같은 시작점에서 똑같이 서있다고 생각하세요. 수능처럼요. 그러다 보면 나에게 맞는 기업이 꼭 알아봐줄 거예요.



▣ 나만의 합격 TIP


▶ 자기소개서에 면접관이 아닌 내가 원하는 모습을 담는 것 

“서류전형에 전패했을 때, 스스로 원인분석을 해봤는데 나온 결론이 ‘면접관이 보고싶어 할 모습을 자소서에 억지로 끼워맞춘 것’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닌 뽑힐 만한 모습을 계산적으로 적은 것이다. 그 후에는 나를 꼼꼼히 분석하고 정말 진정성 있게 썼는데 기적처럼 승률이 올라갔. 솔직한 모습을 적어야 면접 때도 자신감 있게 답할 수 있다.” 


▶ 승률을 올리려면 10월을 노려라

취준생들 대부분이 주요 대기업이 서류접수를 시작하는 9월 공채만 기다린다. 지원자가 몰리면 경쟁률이 치솟으니 평균 스펙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차라리 고스펙자들이 대기업 서류에 합격해 필기시험이나 면접을 준비하느라 바쁠 때를 노려라. 9월 말이나 10월부터는 대기업 2진이나 중견기업이 채용을 시작한다. 9월에 안 된다고 포기하면 한 해가 끝나버린다. 10월에 많은 기회가 숨어있다. 또 중견기업에 안 된다고 해도 이 경험이 다음해 상반기 공채에 또 도움이 된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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