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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입사지원서에 재산 항목은 필수? 조회수 : 9745

한림제약, 부모 재산 포함 동산·부동산으로 나눠 적어야

대웅제약·삼천당 제약은 종교, 키, 체중, 혈액형 묻기도

업계 영업직 많아 금전사고 예방차원 해명

오래 전 양식 바꾸지 않는 보수적 분위기 탓 분석도




유니메드제약의 수시채용 입사지원서 중 일부. 


국내 제약사 대다수가 입사지원서에서 지원자의 가족관계와 결혼여부, 신체사항을 묻고 있다. 심지어 추천인, 가족의 재산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최근 많은 기업이 어학성적 등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자격사항은 물론 증명사진까지 삭제하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일부 구직자들은 ‘부모님 대신 입사지원하는 기분’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주거형태는 자택인가 전세인가… 추천인 이름은?”


1월 13일까지 전문연구요원 입사지원서를 받는 대웅제약 지원서에는 추천인을 적는 항목이 있다. 해당 추천인의 소속과 이름, 연락처, 관계 등을 모두 요구하고 있다. 


같은 날 서류접수를 마감하고 상반기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한림제약의 입사지원서 작성요령에는 ‘가족 전체의 재산사항을 적되 부동산‧동산은 부모님 재산을 모두 포함해 기재하라’는 지시사항이 들어가 있다. 회사 측은 전화 통화에서 “해당 작성요령은 오래 전 양식과 섞여 게재된 것이며 현재 입사지원서에서는 관련 내용을 삭제했기 때문에 적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지만 이 내용을 모르는 구직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국내 중견 제약사 유니메드제약은 주거의 형태를 묻고 있다. 자택인지 전세인지 혹은 하숙인지를 자세히 표시하도록 한 것. 재산 역시 동산과 부동산 각 얼마를 소유하고 있는지 요구했다. 하단에는 추천인의 이름과 관계, 직장명을 묻는 항목도 있었다. 유니메드 측은 “기존 양식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둔 것뿐”이라며 “올 상반기 내로 주거형태 및 재산, 추천인 등 항목은 삭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종교·혈액형은 왜? “보수적인 업계 특성 탓도”


결혼여부, 신체사항 등 이미 많은 기업과 기관이 배제하고 있는 사적 정보를 묻는 곳도 많았다. 한림제약은 지원서에서 모든 가족의 학력, 동거 및 부모 생존 여부, 종교, 키 및 체중 등 신체상황을 요구하고 있다. 직업 역시 매우 구체적으로 근무기간부터 근무처, 업무내용까지 적도록 했다.


같은 날 공채 서류접수를 마감하는 대웅제약도 종교와 혈액형, 신장‧체중‧시력은 물론 결혼여부, 형제 및 가족관계 등을 물었다. 유니메드제약은 결혼여부와 함께 키, 체중, 시력, 혈액형 등의 신체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주량, 담배여부, 종교, 질병 유무를 묻는 항목도 있었다. 아울러 가족의 학력, 직업, 동거여부까지 적도록 했다.


삼진제약 역시 결혼여부 및 가족의 연령과 최종학력부터 근무처, 직위까지 물었다. 삼천당제약도 종교와 결혼유무, 키, 시력, 체중, 혈액형 등 신체사항 및 가족의 직업, 소재지, 동거여부 등도 요구했다. jw중외제약도 가족관계를, 고려제약도 가족 및 형제관계와 키, 혈액형을 물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재산사항이나 추천인 여부를 요구하는 것은 연봉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제약업은 신입 초봉이 높기 때문에 검증된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경향이 많다”며 “특히 영업직은 큰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횡령 방지 차원에서 재산을 파악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신체사항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약업은 연구개발 분야가 아닌 이상 영업 직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외모를 배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의료기기나 약품 등이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영업사원을 채용할 때 견물생심을 방지하기 위해 재산사항을 보기도 한다”며 “단 제약업이 비교적 보수적이기 때문에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는 오래전 양식을 바꾸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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