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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무급에 초과근무, 사비지출까지’ 돈 내고 실습 받아야하는 어린이집 실습생들 조회수 : 1636

- 실습생들, 기본 행정업무에 놀이중심 교육 더해져 업무량↑, 사비로 교구 제작까지

현직자들도 실습생 시절의 고단함 토로···교육부 “최저임금의 70% 지급하겠다”



[캠퍼스 잡앤조이=한종욱 인턴기자] “당직 근무를 제외하고는 (업무 강도가) 보조교사 이상인 것 같아요. 물론 근무하는 교사가 많아 업무 강도가 높지 않은 어린이집도 있지만 많은 실습생이 과도한 업무에 지쳐갑니다.”



△본 어린이집은 해당 기사의 내용과는 무관.(사진 제공=한경 DB)



한 어린이집에서 실습생으로 근무하는 A씨의 전언이다. 어린이집 교사가 되기 위해 현재 4주간 실습 중인 그는 쌓여가는 업무로 피로함을 호소했다. 어린이집 교사가 되기 위해선 6주간의 실습과정이 필수다. A씨는 6주간의 실습과정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것은 물론, 초과근무부터 휴식 시간도 제한된다고 말했다. 


놀이중심 교육, 행정적 업무도 수반된다···실습생 우리가 견습생임을 인지해줘야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실습과정을 받았던 B씨는 “실습생이면 처음으로 일을 접하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보조교사 이상으로 업무를 한다”며 고단함을 털어놨다. 어린이집 실습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집에서 근무한다. 실습생들은 실습일지, 놀이 계획안 등을 작성하며 ‘놀이 중심 교육’ 방침에 따라 영유아들을 돌봐야 한다.


'놀이 중심 교육'이란 교사 주도하에 영유아들이 충분한 놀이 경험을 겪으며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교육 방침이다.


△실습생들이 작성하는 실습일지. 일지는 어린이집에 따라 상이하다. 


이에 따라 교사들과 실습생들은 다양한 놀이를 ‘언어영역’, ‘역할영역’, ‘음률영역’ 등으로 구분 지으며 연령대별 교육 계획을 세운다. 현재 근무 중인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연간 계획을 세워놓을 수 있고 연차가 쌓임에 따라 어느정도 수업 계획을 세워놓을 수 있다. 하지만 실습생들에겐 이 같은 계획은 꿈만 같다. 실습생들은 사전 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매일같이 새 계획안을 세워야 한다. 이로 인해 근무 외적으로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B씨는 “경험이 없는 실습생들에게 기본 업무는 물론 계획안을 매일 세워야 해서 초과근무는 필수”라며 “실습생들이 모든 것을 처음 겪어보는 ‘견습생’임을 인지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교구 제작으로 초과근무, 휴식 제한 빈번···‘무보수 실습생들’, 필요하다면 사비도 부담

A씨는 교구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초과근무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는 교구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들도 많다”며 “그럼에도 실습생들에게 교구를 제작하게끔 눈치를 주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근무했던 어린이집에서 필요한 교구의 구매를 요청할 경우 보통 '아껴쓰거나 만들어서 대체하자'는 답변을 받았다. 


또 실습생들은 교구 제작에 업무 외적인 시간을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휴식 시간에도 교구를 만들기도 했다. 점심시간에 틈나는대로 실습일지 작성을 하며 교구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교구를 만들기 해서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또 다른 실습생은 “고정 근무를 마치고 난 뒤에 실습일지를 쓰고 하는데 교구까지 만들게 되면 잘 시간도 부족하다”며 “무보수로 일하는데 사비까지 쓸 때도 있다”고 답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전국대학생모임에 하소연을 털어놓는 실습생들 (사진 출처=페이스북)



현직자들도 실습생 시절의 힘듦 호소···교육부, “현장실습생 무보수 문제 해결하겠다”

전북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어린이집 교사는 “실제로 실습 과정에서 일지작성, 교구 제작 등으로 업무 외적인 시간에도 업무를 했다”며 “교구 만들 때는 사비를 쓴 적도 있다”고 언급했다. 어린이집마다 근무환경은 해당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조성될 수 있지만, 실습생의 입장에서 업무 강도 자체가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관계자는 "어린이집 실습생들이 초과근무할 가능성도 있지만 파악하기 어렵다"며 "해당 어린이집에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 또한 현장실습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 조치를 내놨다. 교육부는 1월 22일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개선 방안’을 시안을 발표하고 상반기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학생 현장실습이 표준화돼 실습생들에게 최저임금의 70%를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실습생들이 상해·산업재해 보험에 의무 가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는 2017년에 발표된 ‘대학생 현장실습 운영규정’에서 미비점으로 지적됐던 실습비 지급의 자율성을 의무화시키며 대학생 열정페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의 이번 방안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면 어린이집 실습생들에게도 최저임금의 70%가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동학과 학생들을 포함해 대학생들이 무급으로 현장실습을 하는 것이 우려가 된다”며 “실습생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jwk1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