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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알바-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 봄,가을은 꿀알바, 여름은 극한알바 “날씨 영향 받는 야외 근무, 무더위가 가장 힘들어요” 조회수 : 10335

⑤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



△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생 한은지 씨 (사진=서범세 기자)


[PROFILE]

한은지(21)

알바명: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6개월 차)

근무시간: 오전 9시~오후5시 30분

일급: 비공개

알바 경력: 카페, PC방, 당구장, 무용학원 강사 등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오전 중 한차례 쏟아진 소나기 덕분에 더위가 한풀 꺾였다. 조금 시원해졌다 싶어 기온을 확인하니 34도다.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의 기세는 생각보다 강했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날씨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은 한 둘이 아니다. ‘꿀알바’의 대표주자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 마저 ‘극한 알바’가 되었다. 


‘꿀알바’를 말할 때 빠지면 섭섭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다. 거지, 포졸, 기생, 훈장, 광년이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들은 민속촌 곳곳에서 관람객을 만나 상황극을 연출하고 사진도 찍어주며 즐거움을 선사다. 때마다 다양한 공연 무대에 올라 박수 받는다. 이들의 모습은 연일 SNS에 공유돼 화제가 되고, 이제는 캐릭터 연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민속촌을 찾는 관람객도 상당할 정도다.



△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생 한은지 씨 (사진=서범세 기자)



대국민 오디션 통해 알바생 선발, 비공개 오디션과 현장 오디션 


한은지(21·신라대 무용학과) 씨는 올해 초부터 한국민속촌에서 캐릭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평소 SNS 영상 등을 통해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를 보며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연히 ‘대국민 공개 오디션’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민속촌 캐릭터 영상을 보면서 ‘내가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오디션 공고를 보게 됐죠. 지금까지는 카페, PC방, 당구장 등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만 해왔는데 민속촌 아르바이트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한국민속촌 캐릭터 아르바이트는 1년에 한 번 2월 중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20대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서류전형 후 합격자를 대상으로 현장 오디션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2017년의 경우 경쟁률이 21대 1을 기록했다. 


1차 서류 전형에서는 특기, 취미 등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와 활동 계획 등을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포트폴리오로는 자신의 끼를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을 첨부하면 된다. 한 씨는 ‘기생’ 캐릭터를 지원하며 무용학 전공자답게 현대무용 공연 영상과 걸스 힙합 등의 춤 영상을 첨부했다. 


“서류 전형 후 합격 연락을 받으면 서울에서 현장 오디션을 진행해요. 저는 집이 부산인데 오디션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죠. 2차는 비공개 오디션으로 3~4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조별로 입실해 끼를 분출하는 시간을 갖죠. 1명당 2~3분 내외예요. 저는 한국무용 기본 동작을 선보였어요. 기생 캐릭터를 지망했던만큼 한국무용이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죠.” 



△ 오후 3시 '민속 노래자랑' 공연에 참여한 한은지 씨 (사진=서범세 기자)


2차 비공개 오디션 심사 결과는 곧바로 현장에서 발표된다. 지원자들은 대기하고 있다가 합격자로 선발되면 바로 3차 현장 오디션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민속촌 현장에 투입 돼 관람객을 응대하는 모습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선착순으로 의상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가서 원하는 의상을 선점하는 것이 좋다. 의상 착용을 마치면 지정된 장소에서 1시간 동안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구역마다 심사위원이 지원자들을 지켜보며 평가하는데, 관람객과 섞여있으니 누가 심사위원인지 알 수가 없어요. 그냥 1시간 동안 열심히 활동해야 하죠. 처음에는 맨몸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려니 부끄럽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합격을 위해서는 쭈뼛거릴 수가 없잖아요. 사람들에게 먼저 말도 걸고 춤도 보여주면서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죠.” 



△ 한은지 씨가 봄시즌 맡았던 여리꾼 캐릭터 (사진=한국민속촌 제공)


한낮에도 땡볕 근무, 선크림과 쿨토시는 필수 


한 씨는 합격 후 기생이 아닌 ‘여리꾼’ 캐릭터를 배정 받았다. 여리꾼은 봄 시즌 주막에서 주로 활동하며 사람들을 호객하는 역할을 했다. 여름 시즌에는 ‘전학생’ 캐릭터로 역할을 바꿨다. 한국민속촌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테마로 축제를 진행하고 그에 맞춰 캐릭터도 옷을 갈아입는다. 


이번 여름 테마는 ‘초록만발 조선하지로다’로 한국민속촌을 가로지르는 지곡천을 두고 조선캐릭터와 시골캐릭터가 물총 싸움을 벌이는 ‘살수대첩’ 등의 행사를 진행한다. 한 씨는 그중 시골캐릭터 중 하나인 ‘전학생’을 맡았다. 아이돌을 꿈꾸며 시골에서 시골로 전학 온 10살 꼬마 아이다.  


“주 5회 근무를 기본으로 해요. 주말과 공휴일은 출근해야하고 평일에 이틀 휴무를 갖죠. 9시에 출근해 1시간 동안 분장 및 준비를 하고 10시부터 필드에 나가요. 퇴근 시간은 5시 30분이고요. 소품이나 의상은 모두 준비돼 있고, 분장은 직접 해야 해요.”



△ 한국민속촌에서는 관람객과 캐릭터가 함께 물총싸움을 하는 '살수대첩'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한국민속촌 제공)



여름 시즌에는 11시 30분 ‘지국촌을 사수하라’, 1시 살수대첩 물총싸움, 3시 민속노래자랑 등의 공연에 투입된다. 공연 외 시간에는 한국민속촌 내 지정된 구역에서 관람객을 응대하는 업무를 한다. 관람객과 함께 사진을 찍고 상황극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일이다. 


관람객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을 받다보니 ‘꿀알바’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야외 근무의 특성상 여름 시즌에는 ‘극한 알바’가 될 수밖에 없다. 선크림은 필수고 팔에는 쿨토시를 착용해야한다. 한 씨는 원래 피부가 하얀 편이었는데 이번 여름에 피부가 많이 탔다며 특히 반바지를 입어 햇에 노출된 다리가 새까매졌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고충은 날씨예요.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는 정말 힘들죠. 가만히 서있는 것도 지치는 걸요. 관람객들에게도 죄송할 때가 많아요. 한 분 한 분 만날 때마다 유쾌하고 신나게 응대를 해야하는데 날씨가 너무 더우니 저희도 힘이 좀 빠지거든요.”



△ 잠시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은지 씨 (사진=서범세 기자)



관람객들은 정자에 앉아 쉬거나 체험존 내 선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지만 캐릭터 아르바이트생들은 지정된 위치가 있어 마음대로 휴식을 취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서 관람객에게 말을 걸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액션을 취해야 한다. 캐릭터 특성상 덥다고 해서 얼굴을 찡그리거나 더운 티를 내는 것도 어렵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캐릭터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휴게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에요. 휴게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잠시나마 체력을 회복할 수 있죠. 하지만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휴식 시간을 여유롭게 가질 수는 없어요. 물총싸움 공연에 참여하면 잠깐 동안은 더위를 식힐 수 있죠. 물을 맞으면 확실히 시원하더라고요. 햇볕이 뜨거워 그렇게 흠뻑 젖은 옷도 10분이면 바짝 마르지만요.”


더위에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힘이 되는 것은 관람객의 호응이다. 사진을 찍자고 달려오는 꼬마 아이들과 더운 날씨에도 공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는 관람객을 보면 흐르는 땀도 잊게 된다고. 또한 함께하는 캐릭터 아르바이트생들이 모두 밝고 쾌활한 성격이라 절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한 씨는 어서 빨리 여름이 지나길 바라고 있다. 선선해진 가을이 오면 다시 또 꿀알바의 계절이 올 테니까.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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