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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직업 도전기②] 이모티콘 디자이너 정한나...“잘 그리는 그림보다 트렌드 파악이 핵심이죠” 조회수 : 8972

[캠퍼스 잡앤조이=이영규 인턴기자]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문자 메시지를 80바이트 안에 맞춰 넣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이런 고민은 사라졌다. 이어 이모티콘이 등장해 표정 캐릭터만 클릭해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이젠 카카오톡 사용자 중 이모티콘을 쓰지 않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인기를 끈 이모티콘은 인형 등 각종 상품으로도 만들어진다. 이모티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모티콘 디자이너에 도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스물넷 여대생인 정한나(24) 씨도 그 중 한 명이다.      



[PROFILE]

정한나 디자이너 (동덕여대 3) 

2017년 <졸랭 귀여운 조랭이떡>, <볼살 뚱뚱 꾸꾸의 하루>, <집사들아 내가 왔다옹>, 

<개 강한 쪼물이>, <안뇽! 나는 꾸꾸>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2016년 <오목이와 꾸꾸>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2015년 <왈가닥한 오목이의 일상>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철없던 고등학생이 그린 낙서가 이모티콘으로

정 씨는 동덕여대 시각디자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정 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미대 입시학원을 다니며 디자이너를 꿈꿔왔다. 평소 캐릭터에 관심이 많았던 정 씨의 연습장은 항상 낙서로 가득했고 귀여운 캐릭터를 그리는 일이 그의 하루일과였다. 캐릭터가 그려진 달력이나 시간표 등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블로그에 게시해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며 캐릭터 디자인에 몰두했다. 그렇게 정 씨의 학창시절 대부분은 그가 그린 낙서와 함께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정 씨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캐릭터를 상품화시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을 통해 이모티콘 스토어에서 캐릭터를 제작한 제안서를 제출해 통과되면 누구든 이모티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 씨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라고 판단했다. 첫 도전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정 씨의 이모티콘은 심사를 통과해 카카오톡에 등록이 됐다. 


오목이ㆍ꾸꾸ㆍ쪼물이 등 5개의 캐릭터와 7번의 이모티콘 등록

그가 지금까지 카카오톡에 등록한 이모티콘은 총 7가지다. 모두 직접 제작한 작품들이다. 출시하는 캐릭터마다의 성격을 정하고 재밌는 스토리를 입혀 만화스러움을 강조했다. 첫 작품인 <왈가닥한 오목이의 일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인공을 여성캐릭터로 선정하고 왈가닥에다 톡톡 튀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제작했다. 그 외 <오목이와 꾸꾸>, <안녕 나는 꾸꾸>, <개강하는 쪼물이>, <집사들아 내가왔다옹>, <볼상뚱뚱 꾸꾸의 하루>, <졸랭 귀여운 조랭이떡> 등 독특한 캐릭터와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이모티콘으로 만들었다. 


“이모티콘의 제작은 캐릭터 구상, 이모티콘 구상, 이모티콘 제작 등 3단계로 진행됩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경우 평균적으로 24개의 캐릭터가 들어가는데, 다양한 표정과 감정들을 구상하고 스케치한 다음 최종적으로 컬러 채색의 과정을 거치게 돼죠. 요즘은 모션 기능이 있는 이모티콘들도 많이 출시하고 있어요. 모션 기능이 있는 이모티콘은 일반 이모티콘에 비해 작업량이 몇 배 더 들어요. 캐릭터 하나 당 10개에서 15개 정도의 그림을 이어 붙여야 하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죠.”


△사진=정 씨가 제작한 이모티콘 (왼쪽부터 '오목이와 꾸꾸', '졸랭 귀여운 졸래이떡')


이모티콘 외 캐릭터가 들어가는 상품은 모두 디자인

정 씨의 최종 목표는 이모티콘 디자이너가 아니라 캐릭터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것이다. 이모티콘은 캐릭터 디자이너로서 나가기 위한 디딤돌인 셈이다. 정 씨는 스티커나 엽서 등 문구 상품에 들어갈 캐릭터도 개발하고 있다. 


정 씨는 학업과 일을 병행 중이다. 


“전공이 디자인 계열이다 보니 처리할 과제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주로 방학 때 몰아서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졸업을 하고 여유있게 준비를 할까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캐릭터는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졸업까지 2년의 공백을 기다리기 어렵다고 생각했죠. 캐릭터는 눈에 잘 띄지 않으면 금방 잊히기도 하고요.”


목표는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디자이너


정 씨는 팬들의 SNS 응원 쪽지를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귀여운 이모티콘에 힐링이 된다는 사람도 있고, 정 씨가 디자인한 인형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디자이너는 트렌드를 파악해야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굳이 그림을 잘 그릴 필요가 없죠. 지금 인기있는 이모티콘은 대부분 뛰어난 그림 실력이 아니라 재미있고 독특한 디자인의 캐릭터가 많아요. 화려하진 않지만 저만의 개성이 담긴 이모티콘을 사랑해주시는 이유인 것 같아요. 졸업 후에는 조그만 가게를 차려 작업실을 갖는 게 꿈이에요. 디자인에 몰두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

spdlqjc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