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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취업 오해와 진실…금융자격증 없으면 입사 안된다고? 조회수 : 10717

지난해 A은행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슬기(가명)씨는 입행 당시 갖고 있던 금융자격증이 5개나 됐다. '금융 3종' 자격증으로 불리는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도 땄다. 금융권 취업을 함께 준비하던 친구들이 너나없이 자격증 준비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 무작정 뛰어든 결과다.

하지만 입사 후 연수원에서 만난 입행동기들 중 상당수가 금융 자격증 하나 없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준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동안 금융 자격증이 없어 선발되지 못할 것이란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지원을 미뤘던 지난 시절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이런 사례는 비단 김 씨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잡콘서트'에 참석한 400여명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금융권 취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금융권 취업 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1.18%는 '금융 자격증'을 꼽았다.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부분도 자격증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36.13%는 금융권 취업을 위해 금융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직자와 인사담당자의 동상이몽…금융자격증 꼭 필요할까
실제로 구직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는 만큼 금융 자격증이 관련 업계 취업에 효과가 있을까. 답은 '아니오'다.

신한은행 인사부 한세일 과장은 "신입행원 중 50%는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며 "금융 자격증 취득이 채용전형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자격증은 금융업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 정도로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통섭형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나선 KB국민은행은 아예 입사지원서에 자격증란을 없앴다. IBK기업은행의 노학진 인사팀 차장 역시 "신입행원 10명 중 4명은 금융자격증이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금융업 취업을 위해 자격증이 '필수'라는 생각은 구직자들만이 갖고 있는 오해였다.

자격증 취득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일부 금융회사는 서류 전형 단계에서 금융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기도 한다. B은행의 인사담당자는 "서류전형에서 학점, 외국어, 자격증 및 자소서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자격증 등 일정한 스펙을 기준으로 지원자의 순위를 매긴 뒤에는 오직 자소서로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금융 자격증 없어도 입사 척척…비결은 '열정'
지난해 한 지방은행에 합격한 이현성(가명)씨는 대학 재학 시절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흔한 금융 자격증 하나 취득하지 않았다. 하지만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최종 합격자 1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씨를 포함한 3명의 입사 동기는 모두 금융 자격증이 없다.

우리금융그룹 잡콘서트에 참여했던 경남은행 신입행원 최경 씨는 800점 후반대의 토익 점수와 토익스피킹 7급, 무역영어와 서비스강사 자격증이 스펙의 전부였다. 우리은행 신입행원 김영빈 씨는 한국어능력시험,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금융자격증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이들은 모두 금융자격증이 없는 대신 '서비스 마인드'에 강점이 있다는 게 공통점이었다. 이현성 씨는 직접 공모전을 준비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공모전 초보자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했다. 고객에게 알맞은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은행업을 미리 경험해 본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 씨는 이 점을 면접 때 강조했다.

최경 씨는 자격증 대신 면접에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줬다. PT 면접에서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주어진 주제로만 발표하는 것과 달리, 미리 조사해 간 경남은행의 수신율과 CI를 엮어 설명했다. 김영빈 씨는 500장의 우리은행 포트폴리오를 만들 정도로 열성이었다. 금융 자격증은 없었지만 누구보다 우리은행에 대한 지식은 깊고 풍부했다. 우리은행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지 연구한 보고서는 금융자격증보다 더 훌륭한 김 씨만의 자격증이었던 셈이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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