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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기업 잡콘] ″토익800점 안됐어도 HP입사했어요″ 조회수 : 8874

지난 13일 한국경제신문사 18층 강당에서 외국계기업 잡콘서트가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국지멘스, 한국다우케미칼, 한국HP의 입사비결을 알기 위해 몰렸다. 오후3시부터 4시간 동안 각 기업들은 회사 소개와 입사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한국다우케미칼과 한국HP에서는 신입사원이 나와 본인의 입사 스토리에 대해 풀어놓아 참가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함수경 한국다우케미칼 인사부 대리는 "수시채용이기에 자주 홈피를 방문하여 채용공고를 확인하는 것이 입사 지름길"이라면서 "그래도 매년 8~9월에 가장 많은 포지션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다우케미칼…‘회사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라’

디스플레이케미칼 연구개발팀 장용진 연구원

먼저 한국다우케미칼 신입사원 장용진 연구원이 강단에 섰다. 그는 한양대 화학공학 학사와 서울대 화학공학 석사를 졸업하고 2012년 2월에 입사해 현재 기흥 R&D센터 디스플레이케미칼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장씨는 그의 입사 스토리를 ‘WHY DOW’와 ‘Life at DOW Chemical center’, ‘JOIN DOW’로 나눠 설명했다.

○학사·석사 전공 살릴 수 있는 전통 화학 회사 지원
WHY DOW에서는 ‘화학 회사’와 ‘글로벌 회사’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통해 다우케미칼 지원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취업준비생들을 겨냥해 “직업을 구할 때는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 한 뒤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석사 졸업을 할 무렵 취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전공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에 취직하고 싶었습니다. 그 중에도 화학에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정통 화학회사에서 일하고 싶었죠.”

우선 국내로 눈을 돌려보니 LG화학, SK케미칼 등의 대기업이 떠올랐다. 하지만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압도적인 기업에 가고 싶어 다시 고심했다. 화학 업계 1위 기업인 바스프(BASF)도 관심이 갔지만 한국에서는 단지 생산, 판매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장씨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한 선배가 다우케미칼을 추천했다. 한국에 직접 연구소를 운영하며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공장과 판매 조직까지 갖췄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다우케미칼이라면 그가 원하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류전형과 1차면접(연구센터 인사팀 및 실무진), 2차면접(기술면접)을 거쳤다. 1차면접은 多대多로 면접관에는 외국인도 포함되었다. 면접에 참가한 외국인은 인사팀이 아닌 연구센터 직원으로 ‘대학 때 가장 재미있었던 과목은 무엇인가’를 영어로 질문했다고 한다. 기술면접에서는 석사 시절 연구에 대해 15분 가량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외국계회사 입사 준비 시 고려해야 할 점 4가지
Life at Dow Chemical Center에서는 직장에서 하루 일과를 알 수 있었다. 5분 아침 조회인 ‘모닝 브리프’, ‘프로젝트 미팅&디스커션’, 방진실에서의 ‘리서치&실험’, 탁구와 배드민턴 등을 즐기는 ‘휴식시간’을 그림을 곁들어 설명했다.

입사 1년 차로서 느끼는 점에 대해 말하던 중 “출산휴가에 대해 ‘돌아올 수 없는 휴가’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더라. 한국다우케미칼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진정으로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직무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실무에서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점, 성과에 따라 급여를 받는 다는 점, 회사 인수합병으로 인해 조직이 커진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Join DOW 섹션에서는 구직자들을 위해 4가지 당부의 말을 남겼다. ‘화학 전공자일 경우 전통 화학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추천’, ‘자신의 전공을 고려해 회사 분위기를 파악해 보는 것이 중요’, ‘회사의 발전은 물론, 자신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라고 말했다.


◆한국휴렛팩커드(HP)…‘스펙보다 자신만의 스페셜티를 갖는 것이 중요’
글로벌 세일즈&엔터프라이즈 마케팅 MDI 삼성사업부 배중민 대리

강단에 선 배중민 신입사원은 스탠다드 서버를 담당하는 스페셜리스트로 2011년 7~8월에 인턴을 거쳐 12월에 입사했다. 인턴을 통해 입사한 만큼 HP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남달랐다. 배씨는 토익점수 800점 미만, 학점 3.18점(4.5만점), 건축공학 전공의 3가지 악조건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HP에 당당히 입사할 수 있었던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국내 기업 문만 두드리다 HP면접장에서 충격 받아
배씨는 처음 ‘건축디자인’으로 입학 해 군대에서도 건축 관련 보직을 거쳤다. 복학 후에 건축디자인으로는 비전이 없을 것 같아 설계로 변경했다고 한다. 그 후 건축 현장에서 인턴 등을 해보며 직업과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건축과는 끝내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고 금융과 IT 중 하나의 길로 가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취업준비생 시절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면접스터디를 했습니다. 1분 자기소개를 위해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멘트를 준비하고, 3:3으로 나눠 서로의 이력서를 보면서 면접처럼 평가하는 것도 했습니다. 국내 기업 면접도 여러 차례 보러 다녔죠. 근데 HP에서 면접을 본 뒤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준비해왔던 면접 준비들이 굉장히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HP 인턴 면접장은 분위기부터 달랐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던 면접관이 배씨를 보자 대뜸 이렇게 질문했다고 한다. “뭐 잘하세요?” 순간 면접장에서 크고 우렁하게 이름을 외치던 스스로가 머쓱해질 정도였다고 한다.

2달의 인턴 기간 동안 그는 2가지 프로젝트를 했다. 첫째, 본인이 속한 부서에 대해 영어로 프레젠테이션 할 것, 둘째, 그 부서가 어떻게 나아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본인의 5년 동안 계획을 말할 것.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던 배씨는 첫 번째 과제를 위해 발표 대본을 줄줄 외웠다. 네이티브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외운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아 3일 동안 밤새도록 외우고 또 외웠다.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2년과 3년으로 나눠 미래 계획에 대해 말했지만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는 의미로 준 시간을 낭비했다’며 호통도 들었다.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하도록 만드는 외국계 조직 문화에 대해 비로소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금융권 합격에도 HP를 선택한 이유
그가 HP 입사에 결정적인 확신을 갖게 된 것은 IBK기업은행 인턴 때문이었다. HP에서 인턴을 하고 있던 어느 날 IBK기업은행 인턴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회사에는 비밀로 한 뒤 갔다 온 면접에서 합격 소식을 들었다.

“며칠 동안 심각하게 갈등이 되었어요. 누군가가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만큼 고민되더라고요. 회사 근처 은행에 가서 창구에 앉아계신 직원 분께 여쭤봤어요. 은행에서 일한다는 게 어떤 건지. 금융권에 가고 싶긴 하지만 창구 앞에 앉아있기가 싫었어요.”

며칠 후에 ‘인턴 연수 출발 안내 문자’도 왔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만 깊어가던 차에 팀의 상무님을 찾아갔다. 저녁을 먹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상무님의 “우리 회사가 별로인 회사 같아? 괜찮은 회사야”라는 한마디에 결국 HP를 택했다. 훈계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와 달리 진심으로 결정을 존중해주는 모습에 감동한 것이다.

그는 끝으로 ‘면접’에 대한 충고도 했다. “어떻게 하면 면접관의 구미에 잘 맞는 대답을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면접을 준비하는 최악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의 대답을 선호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뻔하고 일반적이고 대답이 아닌 차별화된 대답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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