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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데이트 명소] 5월, 맛나게 살기 조회수 : 988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5월이 오기 전, 이 글귀가 무섭게 들리는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5월에 나는, 사는 대로 생각하려고 한다.

연초록의 새순들처럼 겁도 없이, 밖으로 나가라며 창문을 두드리는 봄바람처럼 무자비하게, 생각은 충분히 많았으므로 그저 사는 대로 생각하기.

햇살에 손바닥만 내밀어도 가슴이 두근대는 이 계절.

나가자. 집에 있어봐야 잠만 잔다.

5월을 맛있게 살아보자.





빠네를 먹어봐야 여자를 안다
프리모바치오바치

여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여자를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SNS에 인증이라도 하듯 자꾸 올라오는 음식 사진들 중에 근래 가장 눈에 띄는 메뉴가 있다면 바로 ‘빠네’였다. 남자들 눈에야 그냥 크림 파스타를 빵 속에 넣어놓은 듯 보이지만, 분명 그것은 파스타가 아닌 ‘빠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어떤 맛이길래 여자들이 아우성일까 궁금하여 찾은 강남 ‘프리모바치오바치’. 주말이면 기본 1시간은 줄을 서야 입장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기다림 뒤에 먹은 빠네는 다행히도 애태웠던 시간을 충분히 잊게 해주는 맛이었다. 느끼하지 않고 살짝 매콤한 크림소스에 알맞게 잘 익은 파스타 면, 그리고 크림소스에 흠뻑 적셔진 빵과 함께 먹는 맛, 충분히 중독될 만한 맛이었다. 놀이기구를 오랫동안 줄 서서 기다려 채 5분도 못 타고 내린 기분이랄까. 한 번 더 타고 싶은 아쉬움이 남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816-3 _ tel) 02-501-0885






연남동, 조정치의 단골 카레가게
히메지

근래 홍대 부근에서 가장 핫하게 뜨고 있는 곳이라기에 찾은 ‘연남동’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백지 위에 그린 개성 있는 그림일 줄 알았는데 녹슨 간판, 낡은 나뭇결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대로 살려낸 작품. ‘보존’의 느낌이 강한 곳이었다.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은 보물이, 혹은 어떤 문명이 수면 위로 드러난 느낌이랄까. 안국동 골목, 후암동 좁은 길들과 많이 닮아 있음을 느꼈다. 따스한 봄 햇살이 골목 깊은 곳까지 비추는 5월은 연남동 거리를 걸으며 사진 출사를 나가도 좋을 것이다. 조정치가 단골 카레집이라고 소개해서 더욱 유명해진 ‘히메지’는 찾기 힘들 정도로 골목 안쪽에 위치해 있으며 너무 자연스러운 일본식 외관 때문에 더욱 눈에 띄지 않는 곳이다. 채소가 듬뿍 들어간 일본 가정식 카레 맛은 어딘가 모르게 친숙하다. 연남동 거리를 닮았나, 할머니가 해주는 음식처럼 따뜻함이 느껴진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15 _ tel) 02-2679-0228




정동길, 도시 속 숨겨진 정원 같은 레스토랑
어반가든





혹시 이 좋은 5월의 봄날, 집에서 시체놀이만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무작정 어디로 나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덕수궁 미술관이나 서울시립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찾아보자.

한 달에 하루만큼은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며 내 자신에게 물음도 건네어 보고, 대답도 해보는 건 어떨까. 시원한 봄바람을 맞으면 복잡했던 고민도 털어낼 수 있고 충만한 기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 딱히 정해진 약속이 없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보기를.

전시회를 본 다음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면서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거나, 조금 특별한 저녁자리를 만들고 싶다면 정동길의 ‘어반가든’을 찾아가 보자. 도시에 숨겨진 정원 같은 이곳이 숲 속의 숨겨진 보물처럼 느껴진다. 푸른 잎이 오르는 5월의 어반가든 건물 외관에서 더욱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친구들과 함께라면 점심에, 애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거든 저녁에 예약을 하고 찾을 것을 추천한다. 그날의 신선한 재료들로 만든 파스타, 느끼함 없이 담백한 피자 모두 분위기 뒤지지 않고 훌륭한 맛을 낸다.

서울 중구 정동 28-2 _ tel) 02-777-2254






봄날의 오후, 혹은 그냥 돌아기기만은 싫은 저녁
브리스토

쿠키를 맛있게 굽는 곳이 있다는 소식에 충정로를 찾았다가 쿠키집은 못 찾고 골목을 누비다 아담한(정말 아담한)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내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한겨울 저녁이었는데 오래전 일이라 당시 어떤 사연이 있었나 기억나진 않지만, 이 집을 떠올리면 왠지 모르게 따뜻한 봄날의 오후 풍경이 그려지곤 한다.

좋은 영화나 음악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당시 나도 누군가와 이곳을 다시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아담한 가게, 나쁘게 말하면 비좁은 실내. 비좁아도 함께라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람과 찾았으면 좋겠다.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곁들인 샐러드, 반쪽씩 토핑을 나눠 주문할 수 있는 피자, 해산물의 풍미를 맛볼 수 있는 파스타까지 모두 좋다. 그 분위기에 그냥 돌아가기만은 싫은 저녁이라면 와인 잔을 부딪치며 눈을 마주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256 _ tel) 02-362-5006






데이트에 중국집?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해
뉴욕반점

무지개를 가만 들여다보면 빨강과 주황 사이에 빨강도 주황도 아닌 ‘사이색’들이 다리를 놓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짜장면의 본고장 인천에는 무지개의 사이색 같은 중국음식점이 많이 있다. 그중 ‘뉴욕반점’이라는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 캐주얼한 분위기의 이곳은 실내 인테리어부터 흡사 커피숍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곳. 칭찬받을 수 있겠다. ‘쫀득쫀득’이란 말을 이럴 때 써야 하는구나 알 수 있는 뉴욕반점의 ‘꿔바로우’는 바삭하고 얇은 튀김옷과 그 안에 찹쌀 반죽, 육즙이 살아 있는 돼지고기 등심의 경계를 경이롭게 만들어냈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해물이 듬뿍 들어간 짬뽕과의 조합을 추천. 깔끔하고 느끼하지 않은 이 집 음식을 맛보고 나면 왜 중국음식점 이름이 뉴욕반점인지 알 것도 같다.

인천 부평구 부평1동 465-47 _ tel) 032-516-4488




김삿갓(김필범) 맛있는 일상을 블로그로 전하는 남자. NATE(싸이월드) 선정 파워블로거,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KBBA) TOP100 블로거. 제철음식 농수산물 커뮤니티 삿갓유통(www.sgmarket.kr) 대표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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