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핫 뉴스

서울시 면접복장 무료 대여 ′취업날개′, 기자가 한 번 입어봤습니다 조회수 : 42140

드디어 꿈에 그리던 면접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입고 갈 정장이 없다면? 


‘엄마 찬스’를 쓸 수 있는 취준생들이라면 고민 없이 백화점으로 달려가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타까운 대다수의 취준생들에게 정장 구입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것이 선배, 동기, 후배들의 정장을 하루 빌려 입는 것인데 면접이 몰려있는 채용 시즌에는 그마저도 녹록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취준생에게 한줄기 빛이 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정장 대여 서비스’. 게다가 서울시는 최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취업날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만 18세 이상, 만 34세 이하 주소지가 서울인 청년 구직자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희소식. 


정말 공짜로 정장을 빌릴 수 있을까? 다 낡은 정장을 빌려주는 것은 아닐까? 

기자가 직접 서울시 ‘취업날개’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 서울시 ‘취업날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 만 18세 이상, 만 34세 이하 주소지가 서울인 청년 구직자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연말까지 2번 자신에게 딱 맞는 정장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정장대여를 원하는 청년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job.seoul.go.kr)에서 방문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서울시와 협약을 체결한 ㈔열린옷장(광진구 화양동)을 방문하면 된다. 방문 예약은 2주일 후까지 가능하다.


* 열린옷장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정장을 저렴하게 대여해준다.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정장을 대여할 수 있다. 여성은 3만원, 남성은 3만 4000원이면 정장 풀세트 대여가 가능하다. 기본 대여일은 3박 4일이며 택배나 직접 방문을 통해 반납하면 된다.  


△건대입구역 열린옷장. 무료 정장 대여 도전! 


두근두근 정장 대여 도전~ 이렇게나 사람이 많다니!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job.seoul.go.kr)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정장대여 서비스를 신청했다. 기자가 신청한 것은 재킷, 블라우스, 치마, 구두. 방문일과 시간을 정하니 문자가 도착했다. 5월 16일 11시 30분까지 건대입구역 ‘열린옷장’을 방문하라는 내용이다. 


△사람들로 바글바글. 모니터에 나의 이름이 뜰 때까지, 직원이 나의 이름을 부를 때까지 대기, 또 대기


예약한 방문일에 ‘열린옷장’을 방문했다. 11시 30분 예약이었지만 도착한 시각은 11시 10분. 데스크에서 이름을 말하니 직원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 대기실에서 기다려 달라’는 말을 했다. 신발을 벗어 넣으려는데, 신발장이 꽉 찼다?! ‘설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겠어…’라며 대기실로 들어서니 예상밖의 모습에 당황. 15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련된 의자도 부족해 서있는 학생들도 보였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정장 대여를 하고 있었다니! 


대기실 내 모니터에는 ‘대기중’, ‘치수측정’, ‘의류준비’, ‘탈의실번호’, ‘수선’, ‘포장중’, ‘결제대기’ 등 정장 대여 단계별 진행 상황이 나와 있었다. 기자의 이름도 ‘대기중’ 부분에 올라가 있었다. 


낯선 남자가 나의 배둘레햄을 측정했다


20분 정도를 기다리니 이름이 ‘치수측정’란으로 옮겨졌다. 대기실 뒤편에 조그맣게 마련된 치수측정실로 향했다. 치수측정을 담당하는 남자 직원이 키와 몸무게, 가슴둘레, 허리둘레, 윗배둘레, 팔길이, 다리길이, 허벅지둘레 등을 측정했다. 


△대기실 뒷편의 치수측정실. 사람들 사이에서 치수를 재는 것이 민망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무도 기자의 사이즈에는 관심이 없다.


웬 낯선 남자가 나의 배 둘레와 허벅지 둘레를 잰다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긴 했지만, 다행히 측정된 수치는 비밀 유지. 직원은 측정한 수치를 바로 컴퓨터에 입력하는데, 모니터 화면의 글씨가 작아 이용자 본인 조차도 잘 읽을 수가 없다. 예약 시 구두 대여까지 신청했기 때문에 평소 신는 구두 사이즈까지 얘기하고 치수측정 끝.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블라우스. 반팔을 입으면 정장 재킷 밖으로 티가나니 민소매 추천.


“블라우스는 여기 3개 중에 고르셔야 해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음)... 이것밖에 없나요?” 

“네, 셔츠는 다 대여가 돼서 지금은 이것뿐이에요.”


치수측정 후 직원은 3가지 블라우스(반팔 라운드 블라우스, 민소매 라운드 블라우스, 탑 블라우스)를 보여주었다. 평소 정장을 입을 일이 없다보니 어색해서인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 민소매 라운드 블라우스를 선택했다. 직원은 페이스커버를 주며 “모니터에 탈의실번호가 뜨면 피팅룸으로 가면된다”고 안내했다. 


잠시 후 모니터에 기자의 이름과 3번 탈의실이 표시됐다. 3번 탈의실에 들어가니 정장 재킷과 치마, 블라우스, 구두가 세팅되어 있었다. 


공짜라길래 기대 안했다


‘앗, 이것은 T*** 정장?!’


고가 브랜드로 알려진 ‘T***’ 브랜드 택(TAG)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무료 정장이라길래 ‘너무 볼품없는 정장만 대여해주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정장 브랜드의 등장에 잠시 당황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어보니 치마 사이즈가 너무 컸다. 거울 앞에서 고민하다 직원을 불러 치마 사이즈를 바꿔 달라고 말했다. 직원은 곧 L브랜드 정장 치마를 가져왔다. 입어보니 내 옷처럼 딱 맞았다. 하지만 재킷은 T브랜드, 치마는 L브랜드라는 것이 문제였다. 브랜드가 다르다보니 상하의의 소재와 컬러감이 달랐던 것. 


“재킷도 L브랜드 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이 치마는 단품밖에 없어서요. 세트로 입을 수 있는 재킷이 따로 없습니다.”

“이건 잘 안 어울리는데….”

“그럼 다른 제품을 한 번 보여드릴까요?” 

“네. 제가 고르면 안되나요?” 

“직원들이 선택해서 보여드리는 거라, 직접 고르는 것은 어려우세요.” 


△피팅룸 옆에는 넥타이, 벨트 등이 준비돼있다.  


직접 고를 수 없어 아쉽, 하지만 공짜니까


열린옷장에는 1000여벌의 정장이 구비되어 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돼있었으나, 이용자가 직접 옷을 보고 고를 수 없다는 것은 아쉬웠다. 직원을 통해서만 다른 제품을 볼 수 있어 어떤 제품이 있는지, 어떤 브랜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나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직원에게 요청하면 되지만, 워낙 이용객이 많고 직원들이 바빠 2~3번 제품 교환을 요구하는 것은 민폐 등극이었다. 


결국 직원이 다시 골라온 재킷을 치마에 매치했다. 여전히 블라우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100% 만족까지는 아니었지만, 옷의 상태가 깨끗하고 ‘빌려 입은 티’가 거의 나지 않아 나름 만족. 구두까지 신고 나니 완벽한 면접룩이 완성됐다. 구두는 디자인이 하나뿐이라는 것이 단점이지만, 쿠션감도 좋고 깨끗해(냄새도 나지 않았다) 하루 빌려 신기에는 무난하다.


무료로 대여한 정장과 구두.


옷을 모두 고르고 난 뒤에는 바구니에 넣어 데스크에 가져다주면 된다. 5분 정도 기다리면 쇼핑백에 넣어(남성 정장은 슈트 케이스) 가져갈 수 있도록 포장해준다. 데스크에서는 대여료와 반납 방법에 대해 안내해준다. 본래 열린옷장 대여료는 블라우스 5000원, 자켓 1만원, 스커트 1만원, 구두 5000원으로 총 3만원이지만 기자는 서울시 취업날개 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무료. 반납은 지정된 장소로 가져다주거나 택배로 배송하면 된다. 


△반납은 방문이나 택배 이용. 이용 시간 이후에는 무인반납기를 이용하면 된다.


정장 대여, 똑똑하게 하려면?  


tip 1 예약은 필수!

기자가 대여하는 중에도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을 여럿 보았다. 예약 손님들이 꽉차있어 당일 방문할 경우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한다는 직원의 설명. 정장 대여에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넉넉히 여유를 두고 방문하자.


tip 2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 알아두기

다양한 디자인을 여러벌 입어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좀 더 세련되고 만족도 높은 정장을 입고 싶다면 직원에게 콕 찝어 ‘이런 컬러의 이런 디자인을 가져다달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미리 옷가게에서 정장을 입어보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익혀둘 것. 


tip 3 블라우스는 가능하면 구입

정장 재킷과 치마는 가격이 비싸 대여하는 것이 낫지만 블라우스는 저렴이로 하나 구입하는 것이 어떨까. 흰색 제품이다보니 여러 사람이 입어 때가 좀 타 있기도 하고(크게 티가 나지는 않지만),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편이 아니다.  


글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      

나의 생각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