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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만찬] ‘혁신과 기업가정신 전도사’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돈 빨리 벌고 싶어 공고 들어가”,“회갑 반지 팔아 학비 대준 부모님이 나의 리더이자 성장동력” 조회수 : 4152

-회장실 따로 없어, 회의실 오가며 직원들과 소통...2시간 점심시간, 근무복은 사시사철 동일


-추석 때도 출근, “미국,일본의 경쟁사들이 우릴 지켜봐”


-회사벽 곳곳엔 황 대표의 신념 담은 메시지가 ‘가득’


-“기성세대, 기득권·고정관념 버려야 혁신 가능”...“벤처기업 스톡옵션에 캡을 씌우는 것은 혁신에 캡을 씌우는 것”



[PROFILE]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주) 대표

1959년생

2019.10~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위원장

2019.3~ 공학한림원 IP전략협의회 공동위원장

2018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사장

2017~2018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회장

2015~2016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2015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10~2015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2010~2012 벤처기업협회 회장

2009 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2007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

2005 일운과학기술재단 이사장

1993 주성엔지니어링 창립

1986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경 잡앤조이=김병일 편집장] 추석 연휴 다음날인 10월 5일, 경기도 용인의 주성엔지니어링 R&D(연구개발) 센터를 방문했다. 벤처창업 1세대 황철주 대표로부터 청년들에게 들려 줄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받고 싶었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 맞은 편 벽면의 초대형 태극기가 방문객을 맞았다. 5층 건물 곳곳에 붙어 있는 황 대표의 메시지와 더불어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회장실은 따로 없었다. 추석 연휴 때도 근무했단다. “미국·일본의 경쟁사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점심을 포함해 2시간여 이어진 인터뷰. 황 대표는 ‘언어의 마술사’였다. “리더의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가 그의 지론이다. 워라밸을 좇는 요즘 청년들에게 그는 “행복은 순간일 뿐이다. 20년 후를 생각하고 오늘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기성세대에는 “기득권과 고정관념을 버려야 혁신이 가능하다”고 변화를 주문했다. 



경북 고령 출신으로 빈농의 2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나

“가야산 밑의 깡촌에서 사셨다. 부친인 할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가서 탄광에서 일하기도 하셨는데 머리를 다친 뒤에는 고물 팔러도 다니셨다. 광복을 맞아서야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농사지을 땅 한 평 없었다. 농한기 때는 보따리 장사나 지게로 짐 옮기는 일을 했다. 교육은 전혀 못 받았다. 한글도 못쓰셨는데, 어머님은 저한테 편지 보내려고 한글을 배우셨다고 하더라.”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중학교 까지는 착하고 평범한 학생이었다. 공부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 공고에 가서야 공부에 집중했다. 졸업한 뒤 돈 빨리 벌려면 공고를 가야 한다고 중학교 짝꿍이 알려줘서 동양공업고등학교 전자과에 들어갔다. 가난한 친구들은 상고도 못 가던 시절이었다. 공고에서는 반에서 1,2등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어렵사리 대학까지 졸업했다

“공고 3학년 1학기 마칠 때쯤 동양나일론에 입사가 됐다. 그런데 학력에 따라 월급에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알고는 다시 친구의 소개로 인하공업전문대학에 입학했고, 내친김에 인하대학까지 갔다. 등록금 마련하느라 1년 농사지은 것 다 팔아도 돈이 모자라 부모님이 회갑 반지 2개를 팔아야했다. 부모님이 나의 리더이고, 그들의 희생과 사랑이 나를 성장시킨 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는 어떤 가르침을 주셨나

“자녀가 하나인데 결혼 해 다른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가 일하는 첫째 목표는 자식 잘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대학 가고 지식이 많다고 해서 자녀가 성공하는 게 아니다. 올바른 의식이 성공의 동력이다. 이는 부모의 모범으로부터 습득된다. 책이나 학교에서 배우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식보다 세상을 느껴라. 깨달음이 중요하다’고 가르쳤고, 경험도 많이 시켰다.”


지식보다 의식이 더 중요한 이유는 뭔가

“3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지식의 중요성이 감소했다. 지식, 기술, 정보, 통계는 빛의 속도로 세계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모르는 내용은 10초면 휴대폰으로 알 수 있다. 아직도 스펙 얘기하고, 지연·학연·혈연 따지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억지와 생떼로 움직이는 모습도 빨리 바뀌어야 한다. 우리 회사 직원들이 다른 회사보다 지식이나 스펙이 더 좋다고 할 수 없다. 돈, 좋은 고객, 평판도 없었다. 하지만 세계 1등 기업과 경쟁에서 이겼다. 다른 회사가 갖고 있지 않은 정신력과 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설립할 정도로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된 것은 헝그리 정신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배고픔이 사라졌고, 헝그리 정신도 없어졌다. 이제는 기업가정신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돼야 한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이 말하는 기업가정신과는 달라야한다. 시대와 대한민국에 맞는 기업가정신을 정립해야 한다. 빵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시대가 됐다. 이 행복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기업가이고, 이런 기업가를 만드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공무원, 연예인, 정치인도 기업가정신을 가질 수 있다.”


리더십과 혁신 강의도 많이 하시는데

“먼저 리더와 보스를 구분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잘되는 사람은 보스다. 내가 다른 사람을 잘 먹고 잘 살게 만드는 사람이 리더다. 진정한 리더가 필요한 시대다. 아래로 향해가는 목표를 위로 끌어올리는 사람이 리더다. 


지식과 기술, 혁신도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지식 그자체가 경쟁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ICT산업혁명 이후 지식은 더 이상 돈으로 바꿀 수 없다. 기술은 돈으로 바꿀 수 있다. 지식에 오감을 더한 것이 기술이고, 기술에 영감을 더한 것이 혁신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세계 산업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계속 고민해서 나온 영감을 현실로 바꾸는 것이 혁신이다. 나는 기술에 영감을 넣는 사람이다.


벤처기업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의 비과세 한도를 3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됐다. 하지만 스톡옵션에 캡(한도)을 씌우는 것은 혁신의 가치에 캡을 씌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좋은 사람을 유치하려면 이런 제한을 없애야 한다.” 




여가 시간엔 뭘 하시나

“좋은 일이 행복을 만든다. 모든 시간은 일하는 시간이다. 인생은 모두가 일이다. 집에 가서도 일 생각 한다. 집사람이 시키는 것도 일이다. 일 아닌 거는 다 낭비다.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쉼이다. 편안함과 행복을 구분해야 한다. 편안함은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지속 가능성도 없다. 너무 가난해서 반지하방 월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결혼 초기에는 행복했다. 좀 지나니 월세 내고 곰팡이 냄새 나는 게 힘들고 답답했다. 월세라도 1,2층에서 살고 싶어서 이사했다. 조금 행복해졌다. 이어 전세로 옮겼고, 내 집 갖고 싶어 집을 구입했다. 아파트에 당첨됐다. 내 집 마련하는데 20년 가까이 걸렸다. 당첨되고 집 샀을 때의 기쁨은 찰나적이고 순간뿐이었다. 큰 집으로 가기 위해 더 부지런히 늦게까지 일하는 과정은 인내의 시간이다. 99% 인내를 통해 1% 행복이 만들어진다.”


젊은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나

“우리 회사에는 회장실이 따로 없다. 회의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일한다. 직원들과 토론하고 소통하는 게 일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선수’로 부른다. 영어로는 플레이어(PL)인데, 프로젝트 리더의 약자이기도 하다. 우리 직원들은 세계 기업들과 경쟁하는 국가대표 선수라는 의미도 있다. 근무 복장은 입고 있는 회색 상·하의 한벌씩 뿐이다. 점심시간은 쉴 수도 있도록 2시간으로 했다.”


취업준비생, 대학생 등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과거 선배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하지 마라. 20년 후의 모습을 그려봐라.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을 미래의 잡(job)을 놓고 인생을 결정해라. 당장 편한 것을 위해 결정하지 마라. 아마 결혼 10년 이후 쯤이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책임도 지고, 자신의 신뢰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그 때 잘 살고 행복하기 위해 오늘 의사결정을 해라.”


kbi@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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