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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 ‘맥덕’에겐 최고의 직장…수제 맥주 수입사에서 일하려면? 석진영 윈비어 대표 조회수 : 2202

[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석진영(34) 윈비어 대표는 대학생 때 프랑스 파리로 교환학생을 떠나 와인과 관련된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 와인의 매력에 눈을 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해외영업 파트에서 일하다가 돌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작은 주류회사에 입사했다. 와인 수입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가 맥주 양조장을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크래프트 비어에 흥미를 갖게 됐고, 2015년 미국 맥주 전문가 프로그램인 2단계 시서론(Cicerone)을 취득한 뒤, 수제 맥주 수입사 윈비어를 창업했다.





술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대학생 때 프랑스 파리로 교환학생을 갔다. 교양 수업으로 와인 수업을 듣게 돼 처음 와인을 접했다. 프랑스에서는 슈퍼마켓에서 2~3유로짜리 와인을 쉽게 살 수 있었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주 마셨다. 한국에 돌아와 와인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져서 관련 책을 읽고 수업을 들었다.”


대기업 해외영업 파트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주류회사로 옮긴 배경이 궁금하다

“해외영업 일도 재밌고 좋았지만, 당시 좋아하는 일을 평생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와인 관련 전문가 자격증을 준비해 와인 수입사로 이직하게 됐다.” 


크래프트 비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

“와인 수입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맥주 양조장을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맥주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 일을 2년 정도 하면서 갈증이 많았다. 2015년 퇴사하면서 미국 시카고의 양조교육기관인 시벨 인스티튜트(Siebel Institute)에서 3개월간 공부를 하고, 플로리다에서 시험을 봤다. 자격증 특성상 2단계부터는 미국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 수입사를 차릴 생각이었다. 기존에는 개인적으로 맛있다고 생각한 맥주가 없어서 관심이 없다가 크래프트 비어 수입이 다양해지면서 맛있는 맥주들이 많아졌다.”


시서론 2단계 시험이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정말 하고 싶었던 공부라 재미있게 했다. 다만, 당시에 자료가 많지 않아 원서를 구해서 보는 게 어려웠다. 특히 시서론은 맥주 전문가 과정이라고 해서 맥주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알아야 한다. 맥주의 스타일, 종류, 맛에 대한 부분은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공부할 수 있지만, 맥주의 원재료, 양조 방법 등은 일반인들이 쉽게 알기 어렵다.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웠던 부분들이 자격증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


국내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맥주 시장이 작다 보니 많지는 않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기관인 브루웍스 맥주 아카데미가 있다. 브루웍스는 독일 되멘스 비어소믈리에(Doemens Biersommelier) 과정을 운영한다. 양조 기술을 배우며 시음과 감각 훈련 등을 교육한다. 수수보리 맥주 아카데미는 맥주 양조와 이론을 교육한다. 홈브루잉을 단계별로 배울 수 있고, 시서론 대비반도 운영한다.”


크래프트 맥주 전문가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나

“양조사, 펍 운영자나 매니저, 마케터나 영업 등으로 할 수 있는 직무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맥주를 좋아하고 맥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내 경우는 주류와 관련된 자격증을 공부했던 게 지금까지도 밑바탕이 되고 있다. 수입하는 사람이 맥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수출하는 사람도 태도가 달라진다. 실제로 일을 하면서 많이 느낀다.”


유통과 관련된 직무를 잘 수행하려면 어떠한 역량이 필요한가

“주류 수입사를 놓고 보면 영업 업무를 많이 뽑는다. 영업 업무를 하는 분들을 보면 맥주가 좋아서 하는 분들이 많다. 저희 같은 크래프트 비어 수입사는 5명 미만의 인원으로 구성된 곳이 대부분이다. 소위 ‘맥주 덕후’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일치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영업은 인간적인 관계를 쌓는 부분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맥주에 대해 고객사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 영업은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제품에 대해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유통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로 볼 수 있는 경우가 적은데, 요즘은 SNS에 저희 맥주를 드시고 ‘맛있었다’ ‘즐거웠다’는 후기가 올라올 때 가장 기쁘다.”


반대로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주류는 국세청과 여성가족부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는 제품이고, 특히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 있다. 모든 게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요즘,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여전히 술은 대면 판매만 가능하다는 점이 답답하다.” 


와인과 맥주의 매력이 다를 것 같다

“와인은 1년에 딱 한번 만들어지고 재료가 100% 포도다. 맥주는 재료가 훨씬 다양하다. 4대 주재료가 물, 보리, 맥아, 효모인데, 여기에 과일이나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등을 넣어 다양한 맥주 맛을 낼 수 있다.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창의성을 발휘하기 좋다. 와인은 농사가 베이스라고 생각한다. 포도를 어떻게 재배하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이 좌우되긴 하지만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맥주에 비해 적다.”


최근 크래프트 비어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올해부터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수제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편의점 유통채널이 굉장히 크다. 편의점에 국내 로컬 크래프트 맥주의 납품이 가능해져 3~4년 전에 ‘맥덕’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던 맥주들이 지금 시장에 많이 유통되는 것 같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펍들이 유행처럼 생겼다가 많이 정리가 되고 정말 실력 있는 펍들만 남아 있는 상태다.” 


윈비어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소비자들의 미식의 경험, 미각의 경험을 넓혀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맥주가 외국 술인 만큼 현지 문화도 함께 전달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유통으로 사업을 해왔다면,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저희가 수입하는 맥주 중에 벨기에의 델리리움이라는 맥주가 있다. 벨기에를 포함해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델리리움 카페를 오픈하려고 준비하던 중 코로나19가 확산돼 잠정 연기됐다. 여건이 되는 때에 빨리 열고 싶다.”


주류업계 취업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 조언 한 마디

“작은 주류회사에 취업을 준비한다면 본인의 커리어를 잘 생각해서 입사하면 좋을 것 같다. 이 회사에 입사해서 어떤 걸 배우고 그 후에 뭘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입사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현직자를 만나 조언을 듣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 단골 펍 사장님과 친해져 저희 같은 수입사나 제조사 현직자를 소개받거나, 수입사에서 요즘 SNS 채널 운영을 열심히 하므로 채널을 통해 문의할 수도 있다. 또 행사가 열릴 때 직접 찾아가 문의할 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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