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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새해를 여는 신입사원] “비행기 이착륙 위해 초단위로 결정내려… 승객들 안전히 타고내릴 때 보람차요” 김선옥 인천공항 관제사 조회수 : 6395

[2020년 새해를 여는 신입사원]


김선옥 인천공항 신입 항공교통관제사

“비행기 이착륙 위해 초단위로 결정내려… 

승객들 안전히 타고내릴 때 보람차요” 



△ 김선옥 인천공항 신입 관제사를 인천 중구 공항로 정부합동청사 서울지방항공청 본사에서 만났다. 

김선옥 관제사가 현재 맡고 있는 인천공항 메인 관제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서범세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모두가 잠든 새벽, 인천공항 관제탑 아래 3개 활주로에선 보수작업이 한창이다. 마모된 비행기 타이어 고무를 갈고 깨진 등화도 갈아 끼우며 정비사들이 바쁘게 왔다갔다한다.


이같은 보수작업이 원활히 마무리되도록 관제 레이더와 비상 전화기를 주시한다. 일출시각과 기상상황도 시시각각 모니터링한다. 혹시 하루새 바뀐 국제 관제 규정은 없는지, 오늘 하루 못 쓰는 공역(空域)은 없는지도 꼼꼼히 체크한다. 누구보다 일찍 2020년 새해를 여는 김선옥(27) 인천공항 신입 관제사의 이야기다.



[PROFILE]

김선옥 관제사

1993년생

2017년 2월 한서대 항공교통학과 졸업

2016년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 취득

2018년 2월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관제사 입사





관제사를 꿈꾸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하늘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 그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조종사와 승무원을 우선적으로 알아보다가 관제사라는 직업이 숨겨 있지만 꼭 필요한 존재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또 전문교육기관을 거치고 자격증도 필요하다는, 아무나 도전하기 어려운 직업이라는 매력에도 끌렸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최종 꿈을 결정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한서대학교를 목표로 잡았다. 특히 영어과목에 집중했다. 토익을 미리 공부하면서 아침마다 영어 라디오를 듣고 영어수업 때 질문도 많이 했다. 


관제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24시간 내내 항공기들을 1분이라도 지연 없이 띄우기 위해 쉴 새 없이 관제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관제사가 한 팀으로서 고군분투하며 하나의 비행기를 최적의 환경으로 띄웠을 때 관제사가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보통 여러 항공기를 동시에 관제해야하지만, 하나하나의 항공기들을 모두 놓치지 않고 평소 공부했던 대로 조종사에게 빠르고 적절한 결정을 내려줬을 때, 그래서 승객들이 무사히 내릴 때의 보람은 정말 크다. 


- 관제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기본적으로 항공기 간 분리, 항공기와 장애물간 분리, 지상이동 감시, 순서 조정 네 가지가 관제사의 업무다. 비행기 고도의 수직 또는 횡적분리, 항공운전법상으로 정해져있는 최소 분리, 비행기 머리 각도 조정 등으로 항공기 간격을 분리한다. 지상에 있는 항공기 간 순서를 결정하고 국가적으로 발부되는 항공교통 제한사항을 고려해 항공기 간 이착륙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또 착륙하는 항공기와 이륙하는 항공기 간 흐름도 체크해야 한다. 지상의 조업사나 업무 차량과 조우하지 않도록 순서를 정하고 공항 활주로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 관제사의 업무와 채용현황은?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관제기관은 전국에 관제탑 8개, 접근관제소 3개(김해접근관제소는 공군과 합동 운영), 지역관제소 2개가 있다. 관제탑은 지상부터 수직고도 900m까지를 관리하는 곳으로 현재 인천공항에는 제1계류장관제탑, 인천관제탑, 제2계류장관제탑의 3개 관제탑이 있다. 관제탑은 다시 허가중계, 지상관제, 국지관제 세 가지로 나뉜다. 비행기 하나를 세 개 관제석의 관제사가 각자 맡은 업무에 따라 이착륙시킨다. 


관제사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항공교통본부, 서울지방항공청, 부산지방항공청, 제주지방항공청 소속 국가공무원이다. 서울지방항공청 관할 인천관제탑에는 총 38명의 관제사가 있는데 이중 여성관제사가 23명으로 61%에 달한다. 신입 관제사는 8급부터 시작하며 청장의 직급은 고위공무원 나급(2급 상당)이다. 


공항 관제사는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을 보유해야 하는데 자격증은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전문교육기관인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관제교육원, 한서대학교 항공교통관제교육원, 한국공항공사 항공기술훈련원, 공군교육사령부 항공교통관제사 교육원을 통해 취득할 수 있다. 관제사 채용 역시 정기적으로 있지는 않고 공석이 있을 경우 수시채용한다. 올해는 총 14명을 채용했는데 대부분 육아휴직 등 결원분 채용이었다. 하지만 2023년 인천공항 제4활주로가 신설됨에 따라 2020년, 12명의 신입 관제사 채용문이 새롭게 열릴 예정이다. 


하루일과가 궁금하다 

시간 단위로 업무가 바뀌는 스케줄 근무제다. 예를 들어, 국지관제석에서 이착륙 관제업무를 한 뒤 지상관제석이나 허가중개석으로 이동해 업무를 수행한다. 또 2교대에 비행량이 많은 낮 시간에는 한 팀이 추가되며 주간업무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 야간 업무는 오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다. 보통은 2시간 근무 후 1시간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출근하면 이전 팀에게 그날의 국가별 제한사항이나 임시제한구역같은 특이사항과 기상상황 등을 보고받는다. 


관제사 자격증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은 학과시험(항공법규, 항행안전시설, 항공기상, 항공교통·통신·정보업무, 관제일반)과 실기시험(항공교통관제 기술, 일반영어 및 표준관제 영어)으로 나뉜다. 전공공부를 우선적으로 하면서, 관제교육원 입소를 목표로 학점관리와 토익공부도 열심히 했다. 실습이 많고 무엇보다 관제교육원 교육을 수료하면 자격증 응시 과목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관제 시뮬레이터로 조종사와 관제사 역할을 해보고 비정상상황에 대처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다. 





■ 나만의 합격팁

항공교통관제사 자격증 필기시험은 전공서적 외에 기상학관련이나 조종사나 운항관리사가 공부하는 책들을 열심히 봤다. 덕분에 교육원 수료 후 세 달 만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 취득 후엔 실제 관제사 밑에서 업무를 배워보고 싶어서 학교의 태안비행장 국가근로장학생을 신청했다. 1년 정도 일하면서 작은 비행장에서 이착륙 관제, 순서 정하는 관제 등을 연습했다.



관제사 입사도 쉽지 않을 텐데

관제사 채용은 정기공채가 아닌데다 자주 뜨지도 않기 때문에 수시로 채용 사이트를 들어가 봐야했다. 시험공고가 뜬 후에는 본격 맞춤공부를 했다. 관제사 합격 후에는 또 다시 단독근무 자격인 ‘항공교통관제업무한정’도 준비해서 올 중순 드디어 단독근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다

초 단위로 돌아간다는 점이 특히 어렵다. 생각할 틈도 없이 순간순간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많다. 잘못된 결정을 해도 차선이 되도록 보완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착륙허가가 나서 활주로로 접근하는 항공기가 있는데 갑자기 새떼가 들이닥칠 경우, 복행(go-around; 상승해 착륙을 다시 하는 조작)을 결정해야 하는지, 그래서 접근관제소에 협조요청을 해야 하는지, 만약 복행을 한다면 또 어느 방향으로 할지 순간적 판단력이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영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늘 공부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착륙해서 움직이지 않고 바로 서 버린 비행기가 있었다. 그때 순간 전에 선배가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던 것이 생각나서 선배가 조언했던 대로 뒤에 있는 비행기를 빼고, 접근관제소와 협의해 자력이동이 가능할지 묻고 지상조업사에 토잉카(견인차)를 요청해 무사히 비행기를 이동시켰다.  





업무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실제 관제사가 돼 보니 업무강도가 생각보다 강하다. 특히 영어와 관제규정을 꾸준히 공부해야 하고 여러 부서와의 협업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관제탑 안에 헬스장이 있어서 선배들을 따라 휴식시간이 되면 틈틈이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 본가가 강원도인데 부모님이 ‘경사 났다’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 특히 뿌듯하다. 늘 뵐 때마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했다’고 얘기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관제사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신뢰와 책임감이다. 관제사는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조종사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규정을 잘 숙지해야 한다. 또 조종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신뢰해야 하고 동료관제사와도 한 몸처럼 협업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간의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항공사고는 작은 실수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책임감과 사명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학생들이 관제사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관제사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우선 관심이 필요하고, 관제사가 되는 길도 정해져있다. 또 채용도 많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다른 어떤 직업보다 크기 때문이다.”


tuxi0123@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