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물

″제 나이에 이 연봉이면 꽤 괜찮은 직업이죠″ 글러브 벗어 던지고 핸들 잡은 전직격투기선수 조회수 : 7483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군에서 새로운 직업 찾은 안민기 금호고속관광 승무사원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학창시절 운동에 남다른 재주가 있었던 안민기(25)씨는 고3때 체육관 관장의 권유로 종합격투기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준프로급대회에서 전적 2승 1패를 기록하며 프로데뷔를 준비하던 어느 날 안 씨는 추간판탈출증이라는 허리 부상을 입게 됐다. 재활훈련을 강행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선수생활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었던 그는 군 입대를 결심했다.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것, 그리고 남들보다 늦은 입대가 안 씨의 눈 앞에 놓인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군 입대가 전화위복이었다. 안 씨는 “전역하고 뭘 하며 살아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하던 시기에 채용공고를 보게 됐다”며 “전역하고 바로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종합격투기선수에서 버스기사로 전향한 안민기 씨를 만나봤다.   



안민기(25) 

금호고속관광 승무사원(입사일 : 2018년 8월 24일) 

육군 1군 지원사령부 611수송대대 운전병(2018년 8월 6일 전역)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금호고속관광 소속 버스기사로 작년 8월에 취업했다. 평일에는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그룹 통근버스를 운행 중인데, 오전 6시 30분에 노량진에서 출발해 신길, 목동 등을 거쳐 인천 송도까지 운행한다. 주말에는 산악회 등 관광버스 운행을 하는데, 보통 봄·가을 시즌에 많이 나가는 편이다.”


통근버스 운행을 하려면 몇 시에 일어나나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노량진으로 출근하면 6시 30분 정도 된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8시 정도다. 오전업무를 하고 중간에 운행이 없으면 잠깐 쉬기도 한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다는 점이 부담되기도 하겠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혹시 늦잠이라도 자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나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한 채 잠드는 편이다. 보통 알람을 5개 정도 맞춰놓고 자는데, 그래서인지 아직 한 번도 늦은 적은 없다.”


취업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됐나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했는데, 병장 때 부대 내 운전병들을 대상으로 채용공고가 뜬 적이 있다. 금호고속을 비롯해 규모가 있는 운송업체에서 기사를 모집하는 공고였는데, 보자마자 지원했다.”


운전병을 지원하게 된 이유가 있나

“군대 가기 전 주변에서 운전병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스무 살 때 면허를 따고 3년 정도 운전을 했는데, 평소에 운전하는 걸 좋아하기도 해 운전병으로 지원했다.”



△종합격투기선수로 활동할 당시 모습.(사진 제공=안민기 씨)



입대는 언제 했나

“남들보다 조금 늦은 스무 두 살 11월에 입대했다. 종합격투기(MMA) 선수로 활동하다가 부상을 당해 그만두게 되면서 입대하게 됐다.” 


운동은 얼마나 했나

“19세 때부터 운동을 해 3년 정도 했다. 준프로급 대회에서 전적 2승 1패 미들급 선수로 활동하면서 프로데뷔를 꿈꿨었는데, 허리 부상으로 더 이상 운동선수를 못하게 됐다. 군대를 늦게 간 이유도 프로선수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상을 당하고 나서 특전사에 지원해 면접까지 합격했는데 자진 포기를 했다. 혹여나 훈련을 받다가 부상이 악화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고민 끝에 운전병으로 지원하게 됐다.”


운전병과로 지원하게 되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

“운전병들은 야전수송교육단(야수단)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되는데, 그곳에서 군 면허를 따야 운전병으로 복무를 할 수 있다. 군 면허는 일반 면허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필기시험-실기시험-도로주행을 치르게 되는데, 일반 면허가 있더라도 군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 운전병이 아닌 다른 보직으로 바뀌게 된다. 보통 야수단에서 5주 동안 교육을 받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차량 운행과 정비를 배운다. 특이한 점은 구보나 전투체육이 없다. 자칫 구보나 전투체육을 하다가 다치게 되면 운행을 못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는 어떤 차량을 담당했나

“버스를 몰았다. 흔히 알고 있는 시내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1군 지원사령부 수송대대 소속이라 주로 타 부대 훈련이나 행사에 지원을 많이 나갔다. 수송대대라 부대 내 운전병이 85%다. 그래서 운행이 없는 날이면 근무를 서기도 한다.” 



△운전병으로 군 복무하던 당시 안민기 씨의 모습.(사진 제공=안민기 씨)



운전병으로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강원도 길을 외우는 게 힘들었다. 평시 운행 시에는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지만 전시상황에서는 기계 작동이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운전병이 길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강원도의 도로명부터 터널명까지 다 외웠던 것 같다. 그것 말고는 딱히 힘든 점은 없었다. 지원부대라 파견을 많이 나가는데, 다른 부대에서 먹고 자고 많이 한다. 계급이 낮을 땐 오히려 파견 나갈 때가 편하다.(웃음) 2017년에 강원도 양양에서 산불이 크게 난 적이 있었다. 그때도 병력을 태워 지원을 나갔는데 운전병은 수송이 주 목적이라 산불진화작업에 투입되진 않았다. 만약 운전병이 다치면 병력이동을 못하기 때문에 운전병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운전병의 장점이 있다면

“가장 큰 장점은 부대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병사들은 휴가나 외출 외 부대 밖을 못나가지만 운전병은 수시로 밖에 나갈 수 있다. 파견을 나갈 때도 다른 부대에서 잘 챙겨주는 편이다.”


반면 단점이 있다면

“굳이 단점을 찾자면 일과시간 변동이 많다는 점이다. 훈련이나 파견이 새벽에 시작되거나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운전병이라면 그 정도쯤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전병으로서 지켜야할 수칙이 있다면

“훈련지원을 나가면 타 부대 간부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강원도 특성상 비포장도로가 많고, 길이 좁고 위험한 곳도 있는데, 차가 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운전병이 판단해야 한다. 무리하게 가자고 해서 갔다가 사고가 날 경우 운전병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군에서 차량사고가 난 적이 있나

“산불진화작업 지원을 나갔을 때였는데, 한 간부의 유도 수신호를 보고 주차를 하다 버스 옆 부분이 연석에 박혀 찌그러진 적이 있었다. 수리비만 몇 백 만원이 나왔는데, 운전병이 부담하진 않는다. 그래도 사고에는 운전병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징계를 받거나 반성문을 쓰는 경우도 있다.”


군 복무를 할 때 전역장병 대상으로 채용공고 많은 편인가

“다른 부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부대는 수송대대라 운전이나 정부 분야의 채용공고가 많이 올라왔다.”


지원 시 어떤 과정을 거쳤나

“당시 6개 회사에서 채용공고 중에서 금호고속에 지원을 했다. 운행 이력 등 지원서류는 부대 내에서 준비해 지원했다. 전역 일주일을 앞두고 면접 연락이 와 면접은 전역 이후에 봤다. 원래 금호고속은 경력 3년 이상의 기사를 채용하는데, 군에서의 경력을 인정해줘 지원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면접은 어떻게 진행 됐나

“사실 군에서의 서류로 면접은 대체되는 분위기였다. 경력직이라면 이직 이유에 대해 질문이 나왔을 텐데, 신입채용이라 크게 어려운 질문은 없었다. 면접 당일, 도로주행 테스트도 함께 치렀다.”


취업준비는 어떻게 했나

“별다른 준비는 없었다. 입대 전까지 운동을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두고, 대학 전공은 경영학이었는데 적성에 맞질 않았다. 전역을 앞두고 뭘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직업군인도 생각을 했었는데, 운전기사 공고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연봉도 높았고, 복지혜택도 좋아서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취업준비라면 그동안의 군 생활이 가장 효과적인 준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군에서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장점이 있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들보다 군대를 늦게 가서 혹여나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내내 있었다. 그래서 직업군인도 생각을 해볼 정도로 미래에 불안함이 있었는데, 전역하고 바로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어 감사하다.”    


군 복무 중인 운전병 후배들에게 취업 팁을 준다면

“버스운전기사라는 직업이 어린 나이에는 좋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해보면 평생직장이라고 생각이 들 것이다. 고속버스기사는 연봉이 높고, 자녀 학자금 지원 등 알짜 복지혜택이 많이 편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직업을 군에서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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