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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작한 마리텔 ‘기미작가’ “사람들 시선이 민망한 초보 유튜버, 식당 구석자리에 숨어서 촬영” 조회수 : 20144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지난해 종영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연예인, 전문가들이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는 포맷을 선보여 높은 관심을 끌었다. 매회 화제가 된 만큼 마리텔이 배출한 스타도 상당한데 그중에는 ‘기미작가’로 인기를 끈 윤희나(33) 작가도 있다. 


윤 작가는 마리텔의 작가진으로 백종원 대표의 시식 파트너로 출연해 다양한 표정을 선보였고, ‘기미작가’라는 별명까지 얻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후 마리텔 코너 곳곳에 출연하며 예능감을 뽐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방송 종영 후 많은 팬들이 윤 작가를 볼 수 없어 아쉬워했는데, 최근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이제는 TV 브라운관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서다. 



△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기미작가' 윤희나 씨 (사진=서범세 기자)



궁금한 것이 생기면 초록창부터 여는 당신은 ‘아재’. 요즘 젊은 세대는 빨간 버튼을 누른다. 새로 구입하려는 전자제품의 리뷰도, 여름 메이크업 꿀팁도, 군침도는 먹방도 빨간 버튼 하나 누르면 모두 찾을 수 있다. 거부할 수 없는 ‘유튜브’의 시대다.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든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공무원 준비생, 주부, 연예인까지 많은 이들이 유튜버 도전에 나서고 있다. 마리텔에서 기미작가로 이름을 알린 윤희나 작가도 최근 유튜버 활동을 시작했다. 초보 유튜버로 고군분투 중인 윤희나 작가를 만났다. 


- 마리텔 종영 후 TV에서 보지 못해 아쉬웠다. 

“마리텔이 끝난 후 SBS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정규 편성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던 시점에 임신을 하게 되면서 방송 일을 쉬게 됐다. 3개월 정도 쉬던 중 마리텔로 인연을 맺은 정샘물 원장님과 만나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게 됐고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정샘물 뷰티 영상팀에 소속돼 근무 중이다. 촬영 기획 및 콘티, 대본, 자막 등의 작업을 한다.”


- 4개월 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계기가 어떻게 되나. 

“정샘물 뷰티에서 일하며 자주 접하는 플랫폼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이다. 처음에는 공부를 위해 유튜브를 일부러 찾아보다가 어느 순간 빠져들었다. 정말 사소한 정보부터 깊이 있는 것까지 무한대의 정보가 있는 곳이다. 또한 일을 하며 유튜버를 많이 만나게 됐고 ‘유튜브를 시작해보라’는 추천을 많이 받았다. 지금의 회사 일도 재미있지만 방송 일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은 남아있던 터라 유튜브를 통해 해소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시작하게 됐다.” 


- 주변의 유튜버들은 어떤 이유로 유튜버 활동을 추천했나. 

“내가 가진 재능이라면 재능이 유튜브와 잘 맞을 것이라고 했다. 100만 구독자의 크리에이터들도 늘 구성이나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있다. 간혹 이야기를 나누며 그런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 유튜브 채널 '랄라이브' 영상 중 일부. 구독자 수는 9400여명이다. (사진=랄라이브 영상 캡처)


- 촬영은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

“휴대폰 하나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편집도 하지 않고 찍은 영상을 그대로 올렸다. 부끄러워 주변에도 알리지 않았고 계정에 데이터를 쌓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들어오는 분들이 영상을 보고 댓글로 이런 저런 의견을 주셨다. ‘자막이 없어 아쉽다’, ‘영상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 등이었다. 그런 의견을 참고해 조금씩 편집을 시작했다. 휴대폰으로 편집을 하다 최근에 노트북을 구입했고, 조명도 2개 샀다. 장비 욕심은 끝이 없다.” 


- 유튜브 채널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아직은 콘셉트를 고민할 단계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때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인물’이다. 포맷도 중요하지만 누굴 섭외해 출연시키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내 채널에 등장하는 인물은 나 하나뿐인데 초반에는 본모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확신이 없었다. 주변에서도 '왜 계속 얌전한 척을 하느냐'고 하더라. 18번째 영상쯤 되니 조금씩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촬영을 하면서 나의 캐릭터를 제대로 찾아가야할 것 같다. 그때가서 콘셉트, 구성 등을 본격적으로 고민하려고 한다.” 


- 4개월 차 유튜버다. 처음과 비교해 변화가 있다면. 

“영상 속 내 모습이 가장 많이 변했다. 처음에는 너무 어색해 목소리도 작고 소극적이었다. 요즘은 점차 나의 원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편집도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 노트북으로 편집을 하니 참고 자료나 자막 등을 넣을 수 있어 발전하고 있다.” 


- 직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보니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

“쉬운 게 하나도 없다. 그중에서도 촬영이 가장 어렵다. 마리텔 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때는 앞에 15명 정도의 스태프들이 있었는데, 내가 움직이면 거기에 따른 반응을 해줬다. 그런데 유튜브는 나 혼자다. 그게 너무 어색하다. 집에서는 육아를 해야 해 촬영은 주로 밖에서 하는데 주변의 시선이 너무 민망하다. 얼마 전에 혼자 피자를 먹는 영상을 찍었는데, 가게의 구석자리를 잡으려고 40분을 서서 기다렸다. 자리에 앉아서도 가방으로 벽을 쌓아 숨어서 찍었다. 진정한 유튜버가 되기엔 아직 멀었다.” 



△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기미작가' 윤희나 씨 (사진=서범세 기자)



-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유튜브까지 찍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정말 힘들다. 유튜버를 하다가 퇴사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영상에 욕심을 내면 구독자가 크게 늘어날 것 같은 욕심이 드니 할애하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함정이다. 유튜브 영상이 하나가 터지면 구독자가 한 번에 크게 늘지만 상당수가 거품이다. 주변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소 3년은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한다.” 


- 억대 유튜버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런 기대감을 갖고 시작하는 사람도 많다. 

“수익을 목적으로 유튜버를 시작한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유튜브는 생각보다 수익구조가 복잡하다. 잘나가는 일부 유튜버들이 높은 수익을 내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구독자 수가 결코 적지 않음에도 말이다. 나는 2년 전 소소한 도전 중 하나로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걸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산후우울증도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유튜브 또한 그러한 도전의 연장선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삶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다.” 


- 유튜브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목표로 하는 구독자 수치는 없다. 지금의 구독자수도 거품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거품이 좀 빠지고 진심으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만 모일 것 같다. 얼마 전 ‘오늘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작가님 영상을 보며 위로를 얻었다’는 댓글을 봤다. 한 번씩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런 댓글을 보면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랄라이브 채널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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