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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빙·마트·영화관·TM 등 안 해 본게 없던 알바생, 여배우로 변신···영화 ‘박화영’ 배우 김가희 조회수 : 19722

[욜로 라이프] 영화 '박화영'의 주연배우 김가희 씨



영화 '박화영'에서 박화영 역을 맡은 배우 김가희 씨



[캠퍼스 잡앤조이 = 강홍민 기자] “안녕하세요. 영화 ‘박화영’에서 박화영 역을 맡은 배우 김가희입니다.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인터뷰가)처음이라 쑥스러워요.(웃음)”


여배우라 하기엔 너무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인터뷰 도중 그간의 설움이 복받쳤는지 살짝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화 ‘박화영’에서 박화영 역을 맡은 배우 김가희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극단과 단편영화 현장을 오가며 배우의 꿈을 키워갔다.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해야 할 나이에 딸이 정확히 뭘 하는지 몰랐던 부모님은 김 씨를 붙잡고 제발 현실로 돌아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부모님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형편이 어려워 빨리 취업해서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알바하면서 연기 한다고 돌아다니니 못마땅해 하셨죠.” 


꿈을 놓지 않았던 김 씨는 2013년 이환 감독의 단편영화 ‘집’에 참여한 인연으로 영화 ‘박화영’의 주연자리를 꿰찼다. 2017년 4월 크랭크 업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뮌헨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 초청을 받은 이 영화는 7월 19일 개봉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꿈을 끈기와 고집으로 이뤄낸 배우 김가희 씨를 만나봤다.    



영화 <박화영> 

2018년 7월 19일 개봉

러닝타임 : 99분 

출연 : 김가희(박화영 역), 강민아(은미정 역), 이재균(영재 역)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박화영’을 통해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았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거의 내려놓다시피 찍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영화를 봤는데 손발이 오그라드는 걸 감추지 못했다. 촬영하면서 고생도 많이 했고,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 보고 나서 눈물이 나더라. 


-이번 영화 촬영은 언제 했나. 


2016년 겨울에 시작해 이듬해 4월에 종료됐다. 개봉까지 1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 


사실 갑작스런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주변에선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들 하시는데, 개인적으론 무플이 낫다.(웃음) 보기보다 여려 순두부 멘탈이다. 악플에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이다. 개봉이라는 압박 때문인지 며칠 전에는 자다가 가위도 눌렸다. 



-영화 ‘박화영’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뮌헨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소감이 궁금하다. 


레드카펫은 많은 영화인들의 꿈이 아닐까 싶다. 너무 감동이었고 기분이 좋았다. 


-이번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이환 감독님과는 단편영화 ‘집’이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단편이 끝나고 몇 년 뒤에 스토리를 추가해 장편으로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땐 당연히 나 말고 다른 배우가 합류할 거란 생각에 응원하는 입장이었는데 어느 날 감독님께서 오디션 보러 놀러오라고 하시더라. 몇 번의 오디션을 거치고 나니 감독님께서 함께 하자고 하셨다. 그 얘길 듣고 눈물이 났다. 기쁨의 눈물이라기보다 또 고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앞서더라.(웃음) 


-영화 ‘집’과 ‘박화영’의 캐릭터는 동일한가. 


‘집’에서는 캐릭터가 통통한 체격이라는 것 밖에 없었다면 박화영은 다양한 묘사가 되어 있었다. 


-연기는 언제 시작했나.


어릴 적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친구들 앞에 나서길 좋아했고, 학예회만 기다리는 아이였다.(웃음)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고, 고3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연극영화과를 준비했는데 대학 진학에는 실패했다. 알바를 하면서 연기하는 친구들과 극단을 하기도 했다. 6개월 연습해서 하루 무료 공연을 하고 ‘필름 메이커스’를 통해 단편영화를 꾸준히 참여했다. 


-어떤 알바를 했나.  


서빙부터 마트, 영화관, 수학강사, 유치원 교사, 전단지 배포, TM 등 안 해 본 게 없을 정도로 알바를 많이 했다. 장녀이기도 하고 집안형편이 넉넉지 않아서 연기를 하면서도 알바는 계속 해왔다. 뮌헨국제영화제에 가기 전 날에도 알바를 했었다. 


-‘박화영’ 역할을 위해 체중을 15kg 늘렸다고 들었다. 


3개월 동안 15kg를 찌웠는데, 고칼로리 음식 위주로 먹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생긴 마음의 허기를 음식으로 채웠다.(웃음) 





-지금은 영화에서와 달리 살을 많이 뺀 것 같다. 다이어트 중인가.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다.(웃음) 댓글엔 아직도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다시더라. 영화 촬영 후 1년 간 사람들도 만나지 않고 운동만 하면서 지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거의 살다시피 운동만 했는데, 센터 내 다이어트 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3개월 센터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웃음)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모든 게 힘들었지만 그 중에서 과연 내가 이 영화를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었던 것 같다. 첫 장편이라 부담이 많이 됐고, 영화 자체가 워낙 강해서 어떻게 비춰질지도 걱정되더라. 


-극 중에서 욕이 많이 나온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감보다 오디션에 합격했는데 당연히 해야 했다. 처음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연습을 했고, 현장에서 연습 삼아 감독님한테 욕을 하기도 했다.(웃음) 



영화 '박화영' 스틸 컷(사진제공=무브먼트)



-원래 성격은. 


극 중 박화영 과는 전혀 다르게 겁 많고, 눈물이 많다. 평화주의자랄까. 굳이 닮은 점을 찾자면 잘 웃는다는 점이다. 


-연기 경험에 비해 연기력이 신인 같지 않다는 평이 많다. 


사실 연기 전공자가 아니라 주눅이 많이 들기도 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 점이 매력이라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하는 걸 보여주는 게 나만의 전략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과 좋은 인성이 나를 잘 포장해주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웃기면서 유쾌하고 털털한 캐릭터를 맡고 싶다.  


-아직 소속사가 없다고 들었다. 이유가 있나. 


아직 없다. 그 전까지만 해도 소속사가 필요할까 싶었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정말 간절했다. 추운 겨울날 촬영이었는데 아무도 나에게 패딩을 안주더라.(웃음) 추워 죽는 줄 알았다. 평소에 바지에 티 하나 걸치고 다니는데 오늘 인터뷰 올 때 뭘 입어야할지 너무 고민이 많았다. 소속사가 있으면 그런 걸 해결해 주지 않을까.(웃음) 


-같이 작품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나. 


아직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영화를 보면서 공부도 많이 하고, 책도 보고 있다. 보통 영화는 한 번 보고 마는데, 일곱 번을 본 영화가 있다. 바로 ‘올드보이’다. 그 영화를 볼 때마다 매 장면이 나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만 같더라. 지금은 너무 큰 꿈이지만 나중에 박찬욱 감독님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 





-배우 김가희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인가. 


연기를 하면서 나라는 존재가 생긴 것 같다. 나에겐 대학도 못가고, 직장도 없고, 가정형편이 안 좋다는 꼬리표가 늘 붙어 다녔다. 하지만 연기를 시작하면서 나라는 존재, 그리고 배우로서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아직 배우로서 부족한 면이 많다. 기술이나 멘탈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다작을 하기보다 좋은 작품을 만나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그리고 이번 영화 ‘박화영’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관객 수 8000명만 보셔도 좋을 것 같긴 한데, 꿈은 2 만 명이다.(웃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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