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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주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장 “이대는 여성창업의 메카… 여성CEO 잠재력 폭발할 것” 조회수 : 3771

이근주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장 인터뷰

“이대는 여성창업의 메카… 여성CEO의 잠재력 곧 폭발할 것”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남성 위주의 벤처 생태계에서 우수한 여성창업가를 발굴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여성CEO의 가치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고 이근주 단장은 강력히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는 올해를 학생창업 투자의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시도를 대거 앞두고 있다. 


- 단장님은 행정학과를 맡고 있다. 많은 창업지원단 단장이 이공계열 출신인데 행정학 전공자로서 차별점이 있다면.

“이공계열 교수가 산학협력단이나 창업지원단 수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공계열이 창업에 적합하거나 경쟁력 있는 전공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화여대는 아이디어 창업이 많아서 문·이과가 융합하는 게 훨씬 큰 시너지효과를 내리라 본다. 특히 인사나 정책이 주 전공이기 때문에 창업관련 법제나 정부 정책 등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내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사회과학적 배경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산학협력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산학협력단은 원래 특허를 바탕으로 한 교수 창업을 주로 지원했다. 앞으로는 학생들의 창업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우선 올 가을에 정문 앞,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ECC(이화 캠퍼스 복합단지) 1층에 ‘내일 라운지’를 만들 예정이다. ‘my job’과 ‘tomorrow’의 이중적 의미로 ‘창업도 나의 일이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창업동아리를 지원하고 창업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특강을 열 계획이다.”


- 기업가센터를 별도로 설치한 이유도 궁금하다. 

“현재 기업가센터는 전국에 단 9곳뿐이다. 기업가정신 교육을 하는 대학은 많지만 따로 센터를 운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우리대학은 기업가정신을 강조한다. 연계전공으로 신청하면 학점도 부여한다. 학생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15년 수강인원이 연 100명이었던 것이 올해는 한 학기에만 250명으로 크게 불었다. 특히 꼭 창업 준비생이 아니어도 모든 학생에게 수강을 추천한다. 취업을 하더라도 취업 준비생이 월급을 받는 입장만 생각한다면, 창업 준비생은 그 월급을 주기 위해 얼마를 벌어야 하고 얼마나 노력해야하는지를 알게 된다. 그렇기에 회사에서 자신의 역할도 명확히 안다. 게다가 여성은 경력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다시 사회로 나올 때 다양한 대안을 생각할 수도 있다.”





- 이화여대 창업보육센터의 보육기업 현황은 어떠한가.

“올해 창업보육센터가 보육하는 기업은 총 25개다. 지난해에는 18개 기업이 30억원 매출,  80명 고용의 성과를 냈다. 보육기업을 선발할 때는 학교와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본다.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학교의 강점이 되는 전공과 연결할 수 있으면 좋다. 현재는 교육콘텐츠 기업이 10개, IT기반 기업이 7~8개, 나머지는 첨단 바이오 관련 화장품 아이템을 취급하고 있다.”


- 이화여대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유연한 사고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필라테스를 하며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브런치를 먹으며 창업교육을 듣는다. 또 기업가센터는 ‘피어 크래커(Fear Cracker)’라는 매거진도 발간한다. 이름 그대로 ‘두려움을 깨다’라는 뜻으로, 책을 교내 학생들이나 다른 학교 기업가센터에 배포해 창업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계속 전파하고 있다. 책은 학생기자단을 모집해 직접 제작케 한다. 이 밖에 대기업과 연계한 스타트업 인턴십도 다수 진행한다.”


- 이화여대 창업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성 창업가의 비율이 단연 높다. 보육 기업 절반 정도가 여성창업 기업이다. 국내 여성기업인이 9%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이화여대는 여성 창업의 메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여성창업가는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이 강하고 여성 콘텐츠에 특히 관심이 많다. 여성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약이 많다. 벤처 생태계 자체가 남성 위주이고 투자자도 남성이 대다수라 지원을 받는 것부터 어렵다. 그래서 학교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네트워킹 장을 많이 만들어주려고 한다. 본교출신 기업가와 학교가 보유한 특허에 관심 있는 기업을 연결하는 식이다. 또 여성기업가가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계속 계획 중이다.” 





- 최근 대학가에 실험실창업도 이슈다.

“실험실 창업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현재 학교가 3000개 이상 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이중 사업화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굴하면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다만 우선 교수와 대학원생 차원에서 먼저 시작한 뒤 학생 창업까지 연결할 예정이다.” 


- 이화여대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도는 어떤가. 

“기업가정신 교육 수강생만 해도 3년새 크게 늘었다. 물론 아직은 작은 성과다. 그래서 내일라운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창업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 창업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 학생 창업을 향한 외부 인프라는 어떻다고 보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상당히 좋아졌다. 창업교육이나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는데 이를 더 많은 학생이 활용하도록 돕는 게 학교의 역할이다.” 





- 올해 이화여대 창업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내일 라운지를 성공적으로 오픈하는 것이다. 또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단장님이 생각하는 ‘창업DNA’는 무엇인가. 

“성공한 창업가의 공통 역량으로 갈음해 설명할 수 있겠다. 창의력, 실행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용기다. 새로 시도를 해 보려는 창의력을 가지고 직접 실행까지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가장 밑바탕이 되는 건 용기다.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가 바로 20대다. 대학 때 실패를 해 봐야 한다. 20대부터 실패하고 성장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특히 창업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기업가정신 교육은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창업을 경험해 보면 취업 후에 조직을 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질 것이다.”


- 학생창업가 또는 예비 창업가에게 조언을 한다면. 

“80년대에는 ‘대학생은 뭘 해도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사회적인 여건도 괜찮았다. 하지만 점점 취업이 어려워져서인지 요즘은 1학년 때부터 취업을 걱정하는 학생이 매우 많다. 그러나 취업이든 창업이든 성공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대학 때 풍부한 경험을 해 볼 것’을 조언한다. 즉, 젊을 때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든 실패를 안 할 수 없다. 중요한 건, 이 실패에서 교훈을 찾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성공보다 값어치 있는 실패가 될 것이다. 그런 것을 마음 놓고 할 시기는 지금이다.” 


-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이 있다면.

“학생 창업을 담당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일이었다. 학생도 실패를 두려워하고 부모님도 많이 반대한다. 여성창업가에 대한 편견도 심하다. 하지만 성공적인 여성창업가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생각보다 엄청날 것이다. 여성 창업가의 성장은 여성 취업문을 여는 데도 매우 큰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이근주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장 프로필]

△1965년생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Indiana University 행정학 박사 △한국행정연구원 정책평가센터 소장 △현재 한국인사행정학회 학회장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 행정학 전공 소속 교수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장 △이화여대 기업가센터장


tuxi0123@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