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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 “음치·박치라도 작곡할 수 있어요” ‘모든 날 모든 순간’ 작곡가 어깨깡패 조회수 : 22287

[직업의 세계] 대중음악 작곡가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음악은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같이 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즐거울 때나 슬플 때, 우울할 때 언제나 우리 곁엔 음악이 존재한다. 누구나 한번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옛 추억이 소환되는 경험이 있듯 음악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단단한 힘이 있다. 음악을 만드는 직업, 대중음악 작곡가의 세계로 들어가 봤다.




어깨깡패(김현우/35)


대표곡 : 모든 날 모든 순간(폴킴/2018)

   Mr.lee(레인보우/2015)

      이런여자(이수영/2008) 등



-데뷔는 언제인가. 


데뷔한 지 10년 정도 됐다. 스물여섯 살 때 이수영의 ‘이런 여자’로 데뷔했다. 


-작곡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 


작곡은 중학교 때부터 했다. 친구들이 가수를 좋아할 때 난 작곡가 장용진 씨를 좋아했다. 유피, HOT 노래를 만든 작곡가인데, 장용진 작곡가가 만든 노래를 들으면서 작곡가의 꿈을 키웠던 것 같다. 그 이전에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초등학교 때 음악 선생님 덕분이었다. 하루는 리코더 수업이었는데 저에게 잘 부른다며 칭찬을 해주시더라. 그러다 리코더 합주부를 만드셨는데 저에겐 테너리코더를 추천해주셨다. 합주를 연습하고 발표하던 날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아마 그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 


-그 이후로 음악 공부는 어떻게 했나. 


중학교 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음악을 조금씩 공부하게 됐다. 그리고 친구 따라 교회를 다니면서 피아노 치는 누나를 따라 많이 배웠다. 고등학교 땐 ‘원 하트’라는 록밴드를 하기도 했다. 


-‘어깨깡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어깨깡패로 활동한 지는 4년 정도 됐다. 그 전까진 본명으로 활동했다. 언제부터인가 작곡가들이 특이한 닉네임으로 활동을 하는게 재밌어 보이기도 했고, 나 스스로를 각인시키기에 좋을 것 같아 닉네임으로 바꿨다. 많은 분들이 어깨깡패에 대한 의미를 물어보시는데 사실 큰 뜻은 없다.(웃음) 그 전까진 발라드만 고집하다가 어깨깡패로 활동하면서 댄스곡도 만들고 있다. 



-어깨깡패의 대표곡은. 


최근 역주행하고 있는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부터 이수영의 ‘이런 여자’, 샤이니의 ‘너의 노래가 되어’, 레인보우의 ‘Mr. lee’ 등을 꼽을 수 있다.  


-작곡을 전공했나. 


전문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추계예술대학 작곡과로 편입했다. 편입한 곳에서 클래식을 전공했는데 막상 가보니 가요를 더 쓰고 싶더라. 한 학기를 마치고 수소문 끝에 이상호 작곡가를 만나 작곡을 배웠다. 8개월 여간 함께 했는데,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많이 배웠다.  


-본인 홍보는 어떻게 했나. 


그때 만들어놓은 곡 중 괜찮다고 생각하는 곡들을 모아 데모 테이프를 만들었다. 그리곤 기획사를 다니면서 홍보했다. 당연히 한 군 데서도 연락이 오질 않았다. 요즘엔 나 같은 프리랜서 작곡가들을 기획사와 연결시켜주는 퍼블리싱 회사들이 많다. 곡을 만들어 놓거나 의뢰가 들어오면 곡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곡 작업은 어떤 식으로 하나. 


작곡가마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엔 댄스곡은 비트 작업을 먼저 한 뒤 악기를 입힌다. 그림을 그릴 때도 스케치를 먼저 하는 것처럼 여러 가지 방향으로 믹스해보는 형식이다.   


-방송에서 작곡가들이 5분 만에 곡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실제로 가능한가. 


가능하다. 근데 완성곡이라기보다 멜로디로만 도입부터 후렴까지 줄기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줄기가 나오면 악기를 입히고 가사를 붙이는 작업이 추가된다. 


-최근 가수 겸 작곡가도 많이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론 노래를 잘 하진 못한다.(웃음) 작곡가가 노래를 잘 할 필요는 없다. 작곡가 중에 음치도 있다. 음치나 박치라도 작곡은 가능하다. 





-보통 곡을 만들 때 영감은 어디서 얻는 편인가.


드라마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태양의 후예나 도깨비, 상속자들 등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보는 편이다. ‘저 대사를 저 타이밍에 어떻게 썼을까’라며 감탄을 하면서 본다. 그리고 작사도 하기 때문에 책을 많이 본다. 연애를 하면서도 영감을 얻곤 한다.   


-곡 작업은 언제, 어떻게 하는 편인가.  


예전엔 제작사의 오더를 받아 만들기도 했는데 그게 참 스트레스더라. 내가 만든 곡을 누군가에게 검사받아야 한다는 게 스트레스다. 그래서 요즘엔 내가 잘 만들 수 있는 곡을 만들려고 한다. 그게 팔리면 좋고 아니라도 어쩔 수 없다. 


-작곡가들 중에는 순간 생각나는 멜로디를 녹음해 완성곡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것도 작곡가마다 다르다. 문득 멜로디가 생각날 때 휴대폰에 녹음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예전에 몇 번 해봤는데 막상 다음날 들어보니 이상하더라. 곡 작업은 작업실에서만 하는 편이다. 


-작곡과 함께 작사도 같이 하나. 


물론이다. 내가 만든 곡 90%는 거의 작사·작곡을 같이 했다. 


-라디오나 길거리에서 본인이 만든 노래가 나올 때 기분이 어떤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신기하고 뿌듯하다. 아마 모든 작곡가가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어깨깡패가 생각하는 좋은 노래란. 


화려하고 꾸며진 노래보다 들었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좋은 노래이지 않을까. 싶다. 작곡가들이 곡을 들었을 땐 퀄리티나 세련미를 중점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듣는 사람이 얼마나 그 노래에 공감하고 있느냐다. 


-요즘 즐겨듣는 노래가 있다면. 


산울림 노래를 많이 듣는다. ‘독백’, ‘회상’은 나온 지 한참 지난 노래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요즘 노래 중에는 아이유 노래를 많이 듣는다.


-보통 하루 평균 곡 작업에 투자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 


불과 1년 전만 해도 밥 먹고 자는 시간을 뺀 나머지를 곡 작업에 할애했지만 지금은 워라밸이 있는 삶이다.(웃음) 나름 10년 간 열심히 달려왔다. 요즘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곡가의 주수입원은. 


알다시피 저작권료다. 음원사이트 다운로드, 스트리밍, 방송 등에서 나오는 저작권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사·작곡에 모두 참여한 곡의 경우 라디오 1회 방송 시 2만~3만 원 정도 지급된다. 음악방송은 1회 10만~20만 원 선이다. 보통 시즌 송은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라디오나 방송에서 나오기 때문에 작곡가들 중에는 전략적으로 시즌 송을 만들기도 한다. 벚꽃엔딩이 좋은 예다.(웃음) 


-작곡가의 연봉은. 


작곡가마다 다르다. 대형기획사와 같이 작업하는 작곡가의 경우엔 많이 벌지만 그렇지 않은 작곡가들이 더 많다. 한 달에 몇 천 원을 버는 작곡가들도 수두룩하다. 보통 음원 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는 것도 무척 힘들다. 그 차트에 올라가는 곡을 쓴 작곡가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도 수입과는 별개다. 나 같은 경우엔 음악만 하면서 먹고 살 정도다. 





-작곡가가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상반되는 이야기인데, 고집과 타협이 있어야 한다. 작곡가로서의 고집, 그리고 협업할 때의 타협이다. 그리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감각적인 면도 필요하다. 


-최근 대중가요 트렌드를 짚어준다면.


아무래도 아이돌 노래와 힙합이 강세다. 아이돌 노래는 예전에 비해 퀄리티가 높아졌다는 평이다. 동방신기, 보아, 소녀시대 등 예전 아이돌부터 최근 엑소까지 아이돌 노래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실력 있는 해외 작곡가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힙합이 인기 있는 이유는 힙합이나 래퍼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여 진다. 


-최근 눈에 띄는 작곡가가 있나. 


아이유의 ‘밤편지’를 만든 김제휘 작곡가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OST 눈사람을 만든 작곡가이기도 하다. 나이가 어린데 가지고 있는 색깔이 신선하다. 


-작곡가 지망생들에게 조언의 한마디 해 달라.


작곡가가 꿈이라면 꾸준히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본인이 만든 곡을 창피해하지 말고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이 들어야 한다. 기존에 나와 있는 곡들이 교과서라 생각하고 많이 듣고 분석하고 따라 해봐야 한다. 모방을 많이 해봐야 실력이 늘기 마련이다.  


khm@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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