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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나만 불편해? 최서윤 작가가 말하는 ‘불만의 품격’ 조회수 : 12601

[캠퍼스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독립잡지 <월간잉여>를 만들어 스스로를 ‘잉여’라 칭하고, 청년들에게 훈수를 두는 기성세대에 일침을 날리던 최서윤(31) 작가가 ‘프로불편러’로서 한국 사회문제의 서사와 품격 있는 불만에 대해 이야기한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하고 경향신문에도 글을 쓰는 최 작가는 약한 개인이 착취당하는 사례, 주거빈곤, 젠트리피케이션 등 청년과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낸다. <불만의 품격>(웨일북)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기존에 써왔던 글과 새롭게 쓴 글을 함께 엮은 것이다. 


해석에 따라서는 <월간잉여>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그가 <월간잉여>를 창간한 것은 잉여가 구조적 문제이며, 따라서 잉여가 소수가 아니라는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것이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극심한 경쟁, 성긴 사회 안전망, 질 낮은 일자리, 턱없는 최저임금, 높은 주거비용 등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 잡지를 발행해왔다. 2012년 창간한 <월간잉여>는 18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갔다. 


“창간 당시에는 청년 당사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았어요. 사회적 의의를 재조명하는 담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시간이 흐르고 청년이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의무감이 줄어들어 휴간을 결정했어요.”


<월간잉여>가 사회적 의의가 있는 작업이었다면, <불만의 품격>은 개인적이지만 사회적인 맥락에서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결과물이다. 경험에서 불편한 감정이 들 때, 원인을 성찰해보고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일을 줄이는 사회상과 구조를 생각해보자고 화두를 던진다.


“이러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을 프로불편러라고 정의했어요. 예전에는 ‘프로’라는 말이 ‘프로게이’처럼 희화화하는 의미가 강했는데, 점차 보편화 되면서 능숙한 사람이라는 본래의 긍정적인 의미로 쓰여요.”



최 작가는 ‘프로답게 불평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프로불편러라는 말을 사용했다. 불편한 감정이 들 때는 감정의 원인에 대해 개인적, 사회적으로 가설을 수립한 뒤 친구들에게 의견을 묻는다.


이는 스스로 느낀 불편을 다른 이들도 공감하는지, 제도나 문화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한지 파악하는 과정이다. 친구들과 토론한 뒤 사회적으로 이야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설명과 논증을 담은 글을 쓴다.


최 작가가 글을 쓰는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불쾌한 일을 겪었을 때 감정의 원인을 돌아보며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화하기 위해서고, 나머지 하나는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데 글로써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서다.


“사회 문제는 구조적인 변화만으로 개선되지 않고,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수반돼야 해요. 책을 통해 독자들이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대학생들에게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대외활동 경험도 좋지만 시야를 멀리, 넓게 보고 다른 삶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소셜 활동이나 동네서점에서 하는 워크숍, 투쟁활동에서 벌어지는 교류들을 통해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최 작가는 요즘 ‘불효자’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부모가 자식을 낳았으니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데, 많은 청년들이 부모가 자신에게 투자했으니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억압된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부모도 자식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 만족감을 높이고, 자식 역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시도하면서 스스로를 알아간다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zinysoul@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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