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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와 함께 30년, 요리초보자들의 구원자 된 정미경 요리연구가 조회수 : 8842

최고의 요리비결 최다출연, <이밥차> 요리연구소장, 정미경키친 대표


 


경제 불황과 1코노미(1인 경제)로 인해 소비문화가 변하면서 집이 생활의 중심이 됐다. 경쟁사회와 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해 일상에서 위안을 얻는 소비자들이 '집'으로 회귀하면서 집밥과 셀프인테리어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집밥 백선생’, ‘삼시세끼’, ‘오늘 뭐 먹지?’ 등 간단한 레시피가 주제인 푸드버라이어티도 대거 등장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다’는 당연하면서도 일상적인 일이 현대인들의 소소한 행복과 힐링으로 다가온 이유는 무엇일까.


30년간 한식과 요리초보자를 위한 레시피를 연구한 정미경 요리연구가는 집밥의 매력은 당연히 ‘정성’에 있다고 말한다. 요리뿐 아니라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일, 그리고 그릇에 담고 수저를 놓는 일 하나에도 먹는 사람을 위한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직접 운영하는 ‘사계절반찬’에서 만난 정미경 요리연구가


‘EBS 최고의 요리비결’,’MBC기분좋은 날’등의 방송에서 또 ‘이밥차’ 등의 잡지, 그리고 작년에 이어올해까지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청담동 단골반찬과 청담동 단골 국찌개 책의 주인공이자 다양한 요리수업을 통해 청담동 요리선생으로 이름난 정미경 요리연구가를 만나 30년 요리인생과 집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27살 ‘정미경 강의’ 등록하려고 밤샘 줄까지


정미경 요리연구가는 지금의 자리에 혼자 힘으로 올라섰다. 대학에서 가정학을 전공한 정 연구가는 학교를 졸업한 뒤 가정교사의 길을 걸었다. 몸이 아파 잠시 휴직하던 중 우연찮게 요리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녀가 요리 강사 일을 시작한 건 27살. 당시 성남 여성복지회관에서 조리사 자격증반을 가르쳤다.


교사 때 아이들을 가르치던 노하우를 수업에 녹여 6개월 만에 ‘족집게 강사’로 소문이 났다. 경력이 부족하고 나이가 어린 것이 흠이 되지 않게 하려고 요리 과정을 집에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수강생들이 궁금해 할 수 있을 것 같은 질문을 정리해 그에 대한 답변을 공부해가며 수업준비를 했다.


  

최근 정미경 요리연구가가 집필한 <청담동 단골 국찌개>


“고맙게도 당시 조리사 자격증 합격률이 평균 15~20%정도였다면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합격률 95% 이상이었어요. 물론 100%합격시킨 적도 꽤 많았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보다 한참 나이가 한참 많은 주부 수강생들이 27살인 저를 선생님이라고 믿고 따라와 준 게 참 고맙고 신기하기까지 하죠. 솔직히 그 나이에 제가 뭘 그리 알았겠어요. 그나마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제가 성의가 갸륵해 보여 따라 주신 것 같아요..”


당시 정 연구가의 강의 등록 열기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 했다. 강의가 선착순 마감이었기 때문에 담요를 들고 와서 밤새 줄을 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성남 시민에게만 수강자격이 주어진 상황이라 서울의 잠실이나 송파 쪽에서 성남의 지인 집에 주소지를 옮겨서 까지 찾아오는 수강생들도 많았다. 그렇게 시작된 요리 강의가 점차 소문이 나기 시작하며 다른 지역의 요리 강의도, 잡지에 요리 소개도, 또 인터넷이 퍼지기 시작하면서는 여러 사이트에서 요리 칼럼 요청도, 각 백화점 문화센터에서의 강의 요청도, 출판사에서의 책작업과 방송 요청도 줄을 이었다. 아무런 연줄도, 편법도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식 전통보단 시대에 맞는 요리가 중요


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위해 나름대로 선별하여 한 대학원에도 진학했지만 막상 기대했던 것만큼 깊이가 있거나 학문적이지 않고, 실제 공부보다는 그 이외 것들을 중시하는 커리큘럼 때문에 큰 실망과 깨달음을 얻었다. 비록 한 학기 만에 그만둔 대학원이지만 그녀에게 요리철학을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


 

전통이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대학원을 가기 전 요리 강사 일을 하면서 대학에서 배웠던 것, 그리고 친정엄마를 통해 배운 요리 이외에는 혼자서 15년간 독학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늘 한국 전통요리에 대해 좀 더 깊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학원에 진학해보니 대학교나 혼자 책으로만 공부해서 스스로 부족하게 느껴졌던 전통요리에 대한 부분은 어차피 대학원 수업으로도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어요. 결국은 그 부분은 어차피 제가 이 일을 하는 한 끊임없이 스스로 공부하며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더라구요, 그리고 한편 제가 원하는 요리 연구가의 길은 더 깊이 있는 전통요리 연구 보다는 보다 실제적인, 이 시대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식재료와 문화와 조리기구와 사고방식 등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우리가 가장 쉽고 맛있게 만들어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 개발하는 일이 제게는 더 잘 맞고 중요한 일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본인이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안 후에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대학원을 가기 전에는 불안한 마음으로 독학을 했다면, 대학원에서 나온 후에는 확신을 가지고 연구를 거듭해 스스로 깨우쳤다.


당시 강남에 있었던 새로운 트랜드의 고급 요리학원인 ‘라퀴진’에서 한식 전문 강사를 역임하고 백화점과 지자체의 강의 문의도 끊이지 않았다. 새로 만들어진 요리잡지 ‘수퍼레시피’에서 1년간 헤드쿡을 지냈고 그 이후 5년이 넘게 대표적인 레시피 플랫폼 '이밥차’에서 이밥차 요리 연구소장직과 자문을 겸하고 있다. 또한 롯데홈쇼핑과 함께 ‘정미경의 최상의 요리비결’ 코너를 5년 반 동안 진행했고 현재는 ㈜정미경키친의 대표로 신세계 ’SSG 푸드마켓’ 청담점과 목동점에서 ‘정미경의 사계절 반찬’이라는 프리미엄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는 아직도 요리를 가르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SSG 푸드마켓 청담점에 위치한 정미경의 <사계절 반찬>


“요리연구가는 말 그대로 새로운 요리에 대한 연구개발을 해요. 늘 먹던 음식을 새로운 아이디어로 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개발하는 일도 요리연구가의 몫이죠. 요리를 연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레시피를 공유하는 일이 제일 큰 보람입니다.”라고 정연구가는 이야기한다. “또한 무엇보다 실용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 요리잖아요. 어렵고 복잡하면 어떻게 집에서 해먹을 엄두를 내겠어요. 그리고 열심히 레시피를 보고 따라했는데 제대로 맛이 나지 않는다면 그것도 얼마나 화가 나는 일이에요. 재료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정확한 레시피는 필수죠.”


그래서 실용성에 바탕을 둔 그녀의 요리는 복잡하지 않다. 재료의 맛은 최대한 살리면서 이렇게 간단한 레시피로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가 없으면서 정확하다. 레시피 그대로만 따라하면 신기하게도 맛있는 요리가 탄생되는 것이다. 아래 그녀의 그저 밥과 고기 한가지만 있어도 만들 수 있는 간단하고 맛있는 요리 한가지를 소개한다.



정미경 요리연구가가 알려주는 집밥 레시피


◆<토치로 구워 뚝딱 만드는 소고기 초밥>

 

정미경 요리연구가가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소고기 초밥


정미경 요리연구가는 평소 요리를 할 때 미국산 소고기를 선호한다. 한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 한우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고기 중에 가장 맛이 좋다는 것이 정 연구가의 설명이다. 


필수 재료

뜨거운 밥(2공기), 와사비(0.3), 미국산 소고기 살치살(300g)


선택 재료

쪽파(2대), 무(1토막)


단촛물

설탕(1)+소금(0.3)+식초(2)


소스

설탕(0.5)+간장(2)+다진 생강(0.3)+올리고당(1)


1. 단촛물을 녹여 뜨거운 밥에 넣고 고루 섞은 뒤 식혀 두고,

2. 초밥을 가볍게 뭉쳐 모양을 만들어 와사비를 묻히고,

3. 소고기를 초밥의 2배 크기로 잘라 초밥 위에 얹고,

4. 소스는 걸쭉하게 조려 식히고, 쪽파는 송송 썰고, 무는 강판에 갈아 건더기만 따로 두고,

5. 초밥 위의 고기를 올리고 토치로 끝 부분이 노릇해질 정도로만 익히고,

6. 고기 위에 조린 소스를 바르고 간 무와 쪽파를 얹어 마무리.


“미국산 고기는 8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고기는 대부분 상위 2등급인 프라임과 초이스이다. 최상위 두 등급임에도 가격이 합리적이며, 미국산 소고기는 방목과 곡물비육을 병행하기 때문에 맛이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사육과 도축이 위생적이고 방혈과정이 잘 돼있어 핏물로 인한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다.”


◆1인 가구를 위한 꿀팁, 많이 남는 식재료 보관법


Tip1. 육류나 생선은 겉에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발라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코팅을 한 뒤 비닐 팩에 넣어 보관한다.


Tip2. 채소는 소금물에 데쳐서 물기를 짠 뒤 한번 먹을 양씩 비닐 팩에 넣어 냉동보관 한다.

재료가 많이 남았다면 간장, 식초, 설탕, 물을 모두 같은 양을 넣고 바글바글 끓여 잘게 썬 재료에 부어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무, 오이, 고추 등)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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