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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귀신님’ 푸드디렉터, 알고 보니 서래마을 큰손? 조회수 : 5117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드라마 <!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에는 공통점이 있다. 배우 조정석이 주인공이라는 것, 레스토랑이 배경으로 나오고 정호균 셰프가 푸드디렉터로 참여했다는 것.


정호균 셰프는 요리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업 감각도 탁월한 CEO. 서래마을 맛집으로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르지우’를 시작으로 서래마을에 다양한 성격의 레스토랑을 운영했고 가든파이브와 현대백화점(삼성점, 판교점)에도 레스토랑을 오픈해 화제가 됐었다.


대학 시절 화학공학을 전공하던 그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너셰프이자 CEO로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들 ‘지우’의 이름을 본떠 만들었다는 레스토랑 ‘르지우’에서 정호균 셰프를 만났다.


Q. <르지우>의 정체성은 일본식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일본식’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둘의 조합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 일본에는 이탈리안 스토랑, 프렌치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기존 이탈리아 음식이 무거웠다면 가벼운 재료에서 맛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소스나 조리법, 플레이팅을 일식에서 착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안심 카르파치오에 와사비가 같이 나가고, 우메보시라 불리는 매실 절임류도 곁들입니다. 또 일반적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쓰지 않는 간장도 요리에 많이 쓰고 있습니다.

 

Q. 서래마을에서만 <르지우> <>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서래마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동네가 번잡하지 않고 조용해서 좋아요. 원래 레스토랑이 서래마을에만 다섯 개였는데 관리 측면에서 같이 일하던 직원들에게 양보했습니다. 매출도 다 비슷하게 잘 나오고 있어요.


마냥 요리가 즐겁다고 직업으로 삼아선 안 된다는 정 셰프.


Q. 처음에는 화학공학과에 입학하셨는데 어떻게 셰프가 되셨나요.

> 화학공학과는 시험 점수에 맞춰서 지원했던 거였어요. 대학에서 느낀 게 굳이 대학을 나와서 전공을 살려 뭔가를 하고 싶진 않았어요. 식당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요리가 적성에 맞는다는 걸 알았죠. 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일하다보니 식재료나 조리법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한계성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조리학과로 대학을 다시 갔죠. 대학이 조리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이론적인 걸 배웠고 실습을 통해 지식을 체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고등학교나 대학교로 특강을 나갈 때가 많은데 셰프를 꿈꾸는 친구들한테 하는 말은 일이 적성에 맞는지 꼭 생각해보라고 해요. 공부가 싫어서 요리하겠다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요리사가 하고 싶다면 왜 하고 싶은지 꼭 생각해봐야 해요. 직업은 먹고 사는 일이잖아요. 요리가 그냥 재밌고 즐거워서 직업으로 삼으면 끝이 좋진 않아요. 또 학교 그만두고 셰프에 뛰어들겠다는 친구들은 무조건 말립니다. 학교에서는 소양을 쌓고 다른 시간에 공부 대신 실무적인 경험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정 셰프의 르지우는 <! 나의 귀신님>의 실제 배경으로 등장했다.


Q. <!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의 푸드디렉터를 맡으셨는데요. 푸드디렉터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 요리는 물론이고 실제 주방에서의 동선이나 대화에 대한 조언을 합니다. 배우들은 업장에서 요리를 해본 적이 없으니 오더가 들어왔을 때의 대사, 주방에서의 자세, 오더 내리는 법 등 세세한 것까지 알려줘야 해요. 요리를 할 때 손 클로즈업이 들어오면 손 대역을 하기도 합니다. 배우들이 생각보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배운 요리를 직접 해보기도 해요. 박보영씨 같은 경우 대역을 안 쓰고 칼질과 음식손질 모두 본인이 연습해서 직접 했어요.

<! 나의 귀신님> 같은 경우 ‘르지우’가 실제 드라마 배경이 됐었죠.

 

Q.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 TV로 볼 때는 포커스가 음식이 아닌 인물인 경우가 많아요. 주인공 행동은 음식을 볶고 있는데 대사를 하다 보니 음식은 새까맣게 타들어가죠. 그런데도 멋있게 요리하는 척을 하고 다 탄 요리를 맛보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어야 되잖아요. 모션만 찍다보니 담아내는 장면에서도 멋있게 담아내는데 막상 담긴 음식은 쓰레기인 경우도 있어요. 재밌던 일이 많았죠.


미국산 햄,소시지,베이컨을 활용해 만든 햄콥샐러드(), 오픈 샌드위치 브루스케타(가운데), 프로슈토()


Q. 육류가공품을 활용한 요리책 <에브리데이 햄·소시지·베이컨>을 출간하셨는데요. 육류 가공품은 어떤 매력이 있나요.

> 우선 편하죠. 고기를 요리할 때 거쳐야 될 손질 과정을 이미 한 번 거친 거잖아요. 간단하게 바로 조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메뉴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집에서 요리할 때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누구나 안정적이고 평균적인 맛을 즐길 수 있겠죠.


르지우의 신메뉴 미국산토마호크 스테이크는 내년 1월 공개 예정이다.


Q. 셰프님 레스토랑에서도 햄이나 소시지, 베이컨을 이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계시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육류 가공품이 잘 어울리는 식재료인가요?

> 우리 레스토랑에서는 미국산 돼지고기 가공품을 쓰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초리초, 파마산햄, 베이컨, 브런치 소시지를 주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햄이나 소시지, 베이컨을 공산품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우리 식생활이 대량 생산화, 인스턴트화 되면서 생겨난 잘못된 인식이에요. 햄·소시지·베이컨은 우리나라의 장이나 김치처럼 서양인들의 오랜 식생활의 노하우가 담긴 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리 전 미리 밑간을 해둔다. 생각보다 많이 후추를 뿌리는 것이 좋다.

스테이크를 기름에 튀기듯 구워 시어링을 해야 육즙을 보존할 수 있다.


Q. 미국산 육류 가공품과 우리나라 육류 가공품에 차이가 있나요.

> 미국산 육류 가공품은 원육 함량이 높아서 가공품에서 고기 맛이 많이 나요. 외국에서는 고기를 따질 때 마블링보다는 고기의 질을 많이 봐요. 원육 함량이 높은 고기가 마블링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는 약간 뻑뻑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고기 본연의 풍미와 식감을 느끼기에는 더 좋죠. 또 육류 가공품이 미국에서 워낙 많이 소비되다 보니, 요리하기 편하게 만들어져 있어요.


캔햄도 스테이크처럼 기름에 튀기듯 굽는 것이 맛있게 먹는 포인트


Q. 소시지나 캔햄류를 집에서도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이 있나요.

> 보통 소시지를 잘못 먹는 경우가 많아요. 원육 함량이 높은 소시지는 고기에 가깝다고 보시면 돼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소시지를 바로 구우면 안 되겠죠. 소시지를 굽기 전에 먼저 꺼내놓든지 시간이 없다면 따뜻한 물에 담가서 지방을 어느 정도 없애야 열전도가 잘 돼서 육즙이 돌고 소시지 맛 자체도 좋아지죠. 또 우리가 느끼기에 소금 함량이 높아서 물에 한번 데쳐서 먹거나 데쳐서 구워야 식감도 좋아지고 간도 어느 정도 맞아요.

스팸(캔햄류) 같은 경우 다 익어있는 제품이다 보니 살짝만 굽는데 그러면 안돼요. 스팸도 팬에 기름을 많이 두르고 튀기듯이 구워야 노린내도 없어지고 색다른 맛이 납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