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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이모티콘으로 연매출 10억 원… ‘모찌·바쁘냥?·에로판다’ 만든 백윤화 펀피 대표 조회수 : 9234

△백윤화 펀피 스튜디오 대표와 펀피 스튜디오의 캐릭터들. 사진= 이승재 기자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모티콘’ 하나만 보내도 뜻이 통하는 요즘. 이모티콘은 사람의 감정을 문자보다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메신저에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모티콘을 활용한 메시지 수는 20억 건을 돌파했고, 매일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람도 1000만 명에 달한다.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모티콘 작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나 웹툰 작가뿐만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 화가, 일반인까지 이모티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백윤화(35) 펀피(Funppy) 스튜디오 대표는 다음카카오를 대표하는 이모티콘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모찌 액션콘’, ‘급하냥? 바쁘냥? 좋냥?’, ‘소다의 탄산같은 하루’, ‘꿀렁꿀렁해 에로판다’ 등 20여 개의 이모티콘을 카카오 이모티콘샵에 선보이고 있다.


재미있고 행복한 ‘디지털 놀이동산’을 꿈꾸다


백윤화 대표는 지난 2014년 ‘펀피(Fun+Happy)’라는 캐릭터 콘텐츠 스튜디오를 창업했다. ‘펀피’는 백 대표가 대학 2학년 때 처음 만든 이름이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과제를 제출할 때 이 이름을 사용했다. 말 그대로 ‘재미있고 행복한’ 자신의 작업관을 그대로 담은 이름이다. 


백 대표는 창업 이전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9년간 근무했다. NHN(네이버·한게임·라인) 공채 1기로 입사해 게임 디자인, 그래픽 일러스트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일을 하던 백 대표는 5년 동안 일본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캐릭터 에로판다(왼쪽)와 모찌(오른쪽), 그리고 백윤화 대표. 사진= 이승재 기자




‘모찌’는 그때 탄생한 백 대표의 첫 ‘작품’이다. 2011년 라인 런칭 당시 일본에서 근무하고 있던 그는 평소 자신이 낙서장에 끄적이며 만들어낸 캐릭터 ‘모찌’를 ‘스티커(라인의 이모티콘)’로 출시했다.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그는 “이모티콘이 단순히 예쁘고 재미있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한 부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데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며 ‘나만의 그림과 콘텐츠,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과감히 캐릭터 콘텐츠 작가로 전업했다.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회사를 그만 두고 창업을 시작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미리 경험해본 것은 창업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백 대표는 “주변에서는 좋은 회사를 그만 두고 창업을 하는 것을 만류했지만, 회사에 만족하지 못 해서가 아니고 나 스스로에게 더 재밌는 일을 찾기 위한 선택이기에 후회했던 적은 없다”며 “회사를 다니지 않았다면 업무 처리의 프로세스나 목표를 정하고 결과를 도출해 내기까지의 과정 등에서 더욱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사업에 뛰어들었을 땐 인기를 얻을 것 같은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큰 성과가 없었어요. 이후 캐릭터에 메시지를 담아보자고 생각했죠. ‘급하냥? 바쁘냥? 좋냥?’이 그 사례예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동물 고양이에 ‘빨리 빨리’라는 스토리를 담았더니 통했던 거죠.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재밌는 것을 하자’예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나 이모티콘을 만들기 시작했다가 출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제 스스로가 재밌는 것을 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펀피 스튜디오의 캐릭터들(위)과 11월 8일 새롭게 출시된 모찌 이모티콘(아래). 사진= 펀피 스튜디오



4년 만에 매출 10억 원 달성… “창작력을 발휘해 돈도 벌 수 있는 이모티콘 시장”


4년간 펀피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캐릭터는 30여 종. 함께 일하고 있는 두 명의 디자이너와 백 대표 모두 동물을 사랑하다 보니 대부분의 캐릭터가 동물이다. 고양이, 강아지, 판다, 곰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는 사용자들의 대화에 재미있게 녹아드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느리곰, 오리궁댕이 토끼, 졸귀탱 비숑 등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캐릭터도 무궁무진하다.


이모티콘을 제작할 때는 어떤 것은 일일이 그리기도 하고, 어떤 것은 애니메이션 툴을 사용해 모션을 연결시키는 등 캐릭터마다, 콘셉트마다 제작 방법이 전부 다르다. 


하나의 캐릭터가 이모티콘샵에 출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4개월 정도다. 이모티콘의 제작과 입점 진행은 카카오 측의 가이드에 따라 제안서와 이모티콘 초안을 전달하면 카카오 측에서 검토 후 입점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제안이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바로 이모티콘 스토어에 입점 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 측과 몇 달간 지속적인 교류를 거쳐 이모티콘을 보완하고 다듬어 최종적으로 계약을 맺고 입점하는 형식이다. 또 수많은 이모티콘 작가가 있다 보니, 출시 순서 등을 조율하는 단계도 거친다. 


“예전에는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하면 돈 많이 드는 애니메이션이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임을 만들어야 유명해지는 구조였지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등장으로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생겼어요.”


백 대표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한 자격은 제한이 없이 누구나 가능하다”며 “이모티콘만으로도 창작력을 발휘하고 돈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에 어찌 보면 지금이 황금 같은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카카오톡 이모티콘 스토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모티콘 작가 수는 약 2000명으로 추산된다.


백 대표는 올해에만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톡에서 하나의 이모티콘 캐릭터로 10억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작가는 20여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백 대표도 그중 하나다. 그는 “작업 특성상 수익이 들쑥날쑥한 부분은 있지만, 올해는 10개가 넘는 이모티콘을 출시하며 지난해에 비해 200~300% 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익이 늘어난 것보다 더욱 뿌듯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백 대표의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우연히 저의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벅차요. 또 이메일로 ‘다음 이모티콘은 언제 나오나’, ‘다음엔 이런 이모티콘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등의 연락을 받으면 감동을 느낍니다. 저희 이모티콘을 구입하고 사용해주는 것을 넘어 새로운 영감을 주거나, 힘을 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사하죠.”




△지난 4월 열린 카카오 이모티콘 크리에이터스 데이에서 백윤화 대표가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카카오 블로그



“스킬이나 트렌드보다 아이디어가 중요”


“이모티콘 시장도 앞으로 휴대폰 기기의 변화나 모바일 시장의 변화 등 기술이 발달하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모티콘 제작 기술만을 교육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이모티콘 작가를 꿈꾼다면 현재의 프로세스를 배우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기르고, 그 아이디어를 캐릭터에 연결시키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4월 열린 ‘카카오 이모티콘 크리에이터스 데이’에 강연자로 초청된 백 대표는 이모티콘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달했다. 또 대학에서 ‘디지털 미디어 디자인과 디지털 드로잉’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는 그는 “스킬이나 트렌드보다는 본인의 생각을 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림 실력이나 전문적인 틀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 그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사진= 이승재 기자


그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꾸준히 자신의 세계관을 넓힐 수 있는 일, 본인이 정말 재미있는 일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기업,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만을 목표로 삼기에는 세상은 급변하고 다양해지고 있어요. 작지 않은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저에게 회사 생활이 맞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제가 재미를 느낄 일을 찾아 행복을 느끼고 있죠. 지금 당장만을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내가 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 가야할 길을 생각해야 현재의 시간들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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