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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SNS 작가 이창민 “스펙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펙’을 만드세요” 조회수 : 5963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현대인들은 ‘혼밥’과 ‘혼술’을 외치며 스마트폰 속으로만 빠져들고, SNS에서 다른 이의 행복한 삶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인들과 소식을 공유하는 순기능의 SNS는 어느덧 현대인들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를 잡았지만, 요즘에는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며 ‘인생의 낭비’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달리 스마트폰과 SNS를 ‘인생 역전의 기회’로 삼은 청년이 있다. 국내 1호 SNS 작가 이창민(29)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 씨는 스마트폰 액정에서 시선을 돌려 세상을 바라봤다. SNS를 통해 알게 된 7000여 명의 사람들을 직접 만났고,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두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왕따를 당했던 학창시절과 불우했던 과거를 딛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게 된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인재상’ 청년·일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씨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더 이상 갈 길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직접 부딪치고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길은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가 익숙했던 아웃사이더, SNS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다


이창민 씨가 SNS 친구를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부터다. 그는 “처음 SNS 친구를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는 눈을 맞추기는커녕, 고개조차 들 수 없어 상대방에게 정수리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며 “쭈뼛대다 고개를 들면 상대방이 집에 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이야기조차 제대로 나눠본 적 없는 ‘왕따’였다. 천식 때문에 운동을 하지 못 해 친구들한테 놀림당하기 일쑤였고, 가정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아 친구들과 어울리며 군것질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다닐 때도 그는 혼자였다. 군대에 다녀온 뒤 대학을 중퇴한 그는 언제나 혼자 놀고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익숙했다.


지난 2011년에는 간암에 걸린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드린 뒤 몸무게가 25kg 늘어 더 무기력해졌고, 1년 넘도록 방에서 누워 지냈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동네 문방구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사흘 만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다. 진열대에 물건을 놓던 중 인도를 타고 올라온 오토바이에 치여 한 달 간 병원에 입원 하게 된 것이다.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다. 


입원 중 친구가 달랑 세 명 뿐이던 카카오스토리에 ‘힘들 때 곁에 있는 사람이 없다. 진짜 슬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이 공유가 되고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후 병실에서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SNS에 올리며 그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한 달 만에 온라인 친구가 500명이 생겼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친구가 그를 위해 병문안을 오기까지 했다. 그는 생각했다. “500명의 친구들을 다 만나고 죽어야지.”


그렇게 1년 동안 500여 명의 친구들을 만났고, 그 이야기를 ’병자‘라는 책으로 엮어냈다. 이후에도 친구들은 꾸준히 늘어 4년 동안 6700여 명의 사람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났다. 


“제가 만난 분들은 남녀노소 다양합니다. 일반인도 있고 유명인도 있죠. 정말 바빠서 딱 10분만 대화를 나눴던 분도 있고, 8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여성분도 있습니다. 모든 약속은 정말로 SNS를 통해서만 잡았어요. 지하철에서 우연히 뵀던 송해 선생님을 빼고요.(웃음) 최근에 정세균 국회의장님을 뵀는데, 저에게 먼저 만남을 요청해주셨습니다. 물론 저에게 SNS를 통해 연락을 주셨죠. 전 아직도 만나지 못 한 사람이 더 많아요. 지금 SNS 누적 친구들이 2만 명 정도니까요.”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를 글로 전하는 ‘SNS작가’


“SNS 작가는 SNS에 쓴 글을 책으로 발간하고, SNS 친구들과 다양하게 소통하며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제가 쓴 ‘함께하는 사람 병(幷)자’와 ‘세상을 보는 안경 세안’이라는 두 권의 책에서 모두 성장하고 변화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활동한 경험을 통해 개개인이 가진 소중한 가치를 글로 전하고자 했습니다.”


처음 SNS 작가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냐’,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왜 하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 노동자부터 재벌들까지 모든 사회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오히려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제는 남들에게 내 직업을 알리기보다 남들이 먼저 알아주는 사람이 됐다”고 말한다.


이 씨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다. SNS라는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SNS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그의 모습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배낭 하나 메고 다니는 것, 그리고 먼저 연락해 정중하게 약속을 정하는 것. 


“초심이 중요해요. 요즘은 언론 인터뷰나 방송 출연도 많아졌고, 강연도 많이 하러 다니는 덕에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저는 만나고 싶은 누군가가 저에게 먼저 연락해주길 기다리지 않습니다. 언제나 직접 연락을 드리고, 직접 찾아갑니다. 운명을 바꾸려면 제가 먼저 나서야 하니까요.”





그는 “청년들이 ‘스펙’이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만의 콘텐츠와 가치를 찾고, 자신만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씨는 “성공해 부와 명예를 가졌더라도, 그것들을 지켜내고 누릴 만한 내공을 쌓지 못 한 사람은 결국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한 내공을 쌓으려면 본인만의 스토리펙을 길러야 하고, 이러한 스토리펙은 어디서 배우는 것이 아닌 본인이 행동하고 습관화하는 인성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가를 향해 ‘저 사람이라서 된 거야’, ‘저 사람이기에 특별한 거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 사람은 그렇게 되려고, 특별해지려고 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람의 가치는 본인이 정하는 거예요. 꼭 자신만의 콘텐츠와 역사를 만드세요.”




△이창민 씨가 부모들을 위한 자녀 교육 강연을 하는 모습. 사진=이창민씨 제공



국내 최초 증강현실 작가까지… “SNS작가는 계속 해서 키워나가야 할 꿈”


“지난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이후로 청년들을 위한 강연을 많이 진행하고 있는데, 그들을 위한 전국 투어 강연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또 어린 시절 왕따를 극복한 이야기, 아버지와 함께 한 간암 극복기, SNS 작가를 시작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성장기를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에게도 더욱 널리 알리고 싶고요. 제가 만나온 사람들과 강연 이야기 등 저의 이야기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바라요.”


이 씨는 현재 세 번째 책 ‘믿어줘서 고마워’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믿어줘서 고마워’는 국내최초 증강현실 인터뷰 책이다. 증강현실 앱이 깔린 휴대폰을 책의 한 페이지에 가져다 대면, 영상과 음악이 나오고 사진과 인터뷰 기사도 함께 링크된다. 종이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서부터 시작된 이 같은 차별화된 시도는 그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한 증강현실 대표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에게 SNS 작가는 한 마디로 정의되는 의미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키워나가야 할 ‘꿈’이다. 변함없이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만날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젊음이라는 가치를 낭비하지 말고 소비하라”고 조언했다. 


“CEO와 부호 등 사회에서 성공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모두 저와 같은 청년들의 젊음을 부러워해요. 하지만 정작 젊은 사람들은 본인만이 가진 가치와 젊음의 소중함을 알지 못 하고 있죠. 자신의 젊음을 낭비하지 말고, 소비 하세요. 인간을 한 송이의 꽃에 비유하자면, 청년들은 젊음이라는 봉오리에 비와 바람을 맞히고, 햇빛을 쪼이게 해 꽃을 피워야 합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부딪치며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 나길 바라요. 그러면 내가 세상과 사회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나에게 이끌리게 될 거예요.”


yena@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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