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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디자이너가 스웨덴에 이력서를 보낸 까닭은? 조회수 : 17172



스웨덴 ‘시그마 커넥티비티’ 수석디자이너 조상우  

삼성전자 디자이너가 스웨덴에 이력서를 보낸 까닭은?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경험을 하세요” 



삼성전자 무선디자인그룹 컬러·소재 디자이너로 시작해 스웨덴에 본사를 둔 다국적 IT기업의 수석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한문장에 담긴 디자이너 조상우의 이야기는 해외취업을 망설이는 청년들에게 확신을 주기에 충분하다. ‘드림컴퍼니’에서 일할 기회인지, 또 다른 험난한 길인지 혼란스러운 2016년의 청년에게 디자이너 조상우의 이야기를 전한다. 







시그마 커넥티비티(Sigma Connectivity)사 디자인랩 수석디자이너, 삼성전자 무선디자인그룹 컬러·소재 디자이너, 소니 에릭슨 UXC디자인센터 디자이너. 모르긴 몰라도 유학이 기본 스펙이어야 할 듯한 화려한 이력이다. 하지만 디자이너 조상우는 예외다. 해외 취업 성공까지 유학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 것은 학창시절부터 세워 둔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디자이너’라는 한 가지 명확한 목표였으니. 


고등학교 2학년 때, 마냥 그림이 좋았던 그는 ‘글로벌 디자이너’를 꿈꾸며 미대로 진학해 대학원까지 무리 없이 그 열정을 이어나갔다. 취업 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녹록지 않았지만, 대학원 졸업 후 1년간 준비하고 기다린 끝에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안정적이었고 계획대로 흘러갔어요.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품어온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디자이너’라는 꿈은 계속해서 저를 부추겼어요. 근무하며 묵묵히, 계속해서 해외 취업을 준비한 이유죠”


입사 후 그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 갤럭시 탭 시리즈 등의 주요 전략 모델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그렇게 9년의 시간이 흘렀다. 국내 경험이 충분하다고 느꼈을 때 그는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영어의 중요성을 깨우쳐 꾸준히 준비한 덕분에 어학능력은 나쁘지 않았고, 포트폴리오도 근무하며 꾸준히 쌓았다. 이때야 말로 동경하던 북유럽 디자인에 도전할 타이밍이었다. 


“저도 처음엔 유학을 준비했었습니다. 당연히 글로벌한 회사에 입사하려면 유학과정이 필수라 생각했었죠.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은 그 기회를 조금 더 앞당겨 주더라고요. 북유럽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요? 단순함, 최소화, 실용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음을 추구한다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철학은 학창시절부터 동경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어요. 또, 삼성에 근무할 때 북유럽 국가들에 직접 디자인 업무 출장을 가게 되면서 더 가까이 접할 수 있어서 더 욕심이 생겼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해외 글로벌 기업의 입사 정보를 찾기. SNS가 활발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일일이 공고를 확인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기회가 있으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고 전화인터뷰, 온사이트 인터뷰와 같은 과정을 거쳤어요. 조금씩 인터뷰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 나중에는 미국, 스웨덴,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기업에서 입사 제의를 받기도 했죠. 자신의 목표를 상황에 따라 타협하지 않는 자세, 꾸준한 시도가 열어준 기회였어요” 



이렇게 놀고 언제 일해? 스웨덴 직장 적응하기 

해외 기업으로의 이직. 모든 것이 낯설었다. 새로운 회사에 적응해야 하는 동시에 스웨덴의 문화와 시스템에 익숙해져야 했다. 열심히 갈고 닦은 영어도 무용지물일 때가 많았다.


그래도 스웨덴이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거의 없는 국가라는 사실은 디자이너로서 한 발 더 나갈 수 있는 힘이 됐다. 인종, 취향, 나이를 배제하고 오직 실력으로 판단해 인정받으면, 현지인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스웨덴으로 이직한 뒤, 얼마 안되어 여러개의 디자인상을 받으며 그 실력을 인정 받을 수 있었다.



선진 복지문화는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반으로 줄여줬다. 말로만 듣던 ‘저녁이 있는 삶’이 있는 곳이었다. 한국과 비교하면 휴가도 어마어마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의 여름 휴가 기간은 무려 한 달. 충분히 재충전하고 복귀해 업무능률을 올리라는 뜻이다. 





“‘이런 환경에서 업무는 언제 하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였어요. 그런데 업무시간에는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더라고요.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없이 완전히 몰입해 일하죠. 그렇다보니 업무 후 개인 시간이 많아요. 대부분 오후 5시가 되면 퇴근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요. 개인 생활을 존중해서 야근, 회식도 없는 편이고요. 업무 시간 외에 전화나 이메일이 오는 경우도 드물죠. 동료와의 즉흥적인 맥주 한잔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가족들과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현재 그가 시그마 커넥티비티사에서 맡은 업무는 IoT(Internet Of Things)기반 제품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전략을 구축하는 일. 전 직장에서도 휴대전화, 웨어러블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분야의 디자인을 맡아왔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만큼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는 “항상 트렌드에 깨어있어야 한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과학기술 분야부터 자동차, 패션,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는 영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그는 지금까지 쌓아 온 글로벌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후학을 양성할 계획이다. 경험을 나누고 지혜로운 가이드가 되어 주고 싶다는 것. 단 몇 줄이지만 한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의 메시지에는 오래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다양한 국적의 동료들과 글로벌한 환경에서 일한다는 것은 늘 가슴 설레고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모든 취업 준비생에게 추천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인생을 풍부한 이야깃거리로 채울 기회이고, 그것은 분명 가치 있는 시간인 것은 확실합니다.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세요. 이런 작은 경험이 쌓이면 자신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이 믿음은 어떤 일을 시작하더라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할 거예요. 아주 사소한 결심이라도 좋아요.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취하는 경험을 하세요” 




조상우 디자이너 

1973년생 

서울과학기술대 공업디자인 전공 

홍익대 산업디자인 석사 

삼성전자 무선디자인 그룹, 책임디자이너 

스웨덴 Sony Ericsson, UXC 디자인 센터, 시니어 디자이너 

스웨덴 Sony Mobile Communications, 노르딕 디자인스튜디오, 시니어 디자이너 

스웨덴 Sigma Connectivity, Design labs, 수석디자이너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다수 수상 






글 김은진 기자 │사진 조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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