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스토리

[1618] 나주공고 ‘명장공방봉사단’ “기술 배워 어려운 가정 위해 보일러 설치해요” 조회수 : 1500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나주공업고등학교에는 배관시설을 수리‧교체하는 기특한 동아리 ‘명장공방봉사단’이 있다. 소속 학생들은 매주 수‧목요일에 학교에 모여 설비 분야 자격증 이론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실습실에서 배관설비 국내 1호 조성인 명장으로부터 설비기술을 배운다. 방학에는 지역주민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보일러를 교체하는 등 설비‧보수기사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배관 수리 봉사활동으로 2017년 5월 ‘2017 세계청소년자원봉사의날(GYSD)대회’ 활동평가와 같은 해 10월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V-korea 중앙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3학년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일러 분야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또 일부 학생들은 보수‧설비 분야에서 개인 창업을 꿈꾸며 설비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들을 만나 활동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봉사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박정민(2학년)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해서 봉사에 관심이 많아요. 학교에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보일러를 교체‧수리해주는 봉사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지원했죠.

허충민(3학년) 제가 전공하고 있는 산업플랜트과에서 공장 기계 설비를 배울 때 ‘이 기술을 언젠가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봉사단이 설비 기술을 활용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활동을 시작했어요.  

정준영(2학년) 3학년 선배로부터 봉사단의 활동이야기를 들었어요. 주변 지역주민의 낙후된 보일러를 직접 고쳤다는 경험을 듣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죠. 

정민수(3학년) 전공 담당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셨어요. 기계 설비를 배우고 있다 보니 직접 보일러를 다루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김정민(3학년) 배관시설에 관심이 많아 2016년 10월 봉사단이 결성됐을 때 지원했어요. 실습이 아닌 실전으로 기술을 활용해보고 싶었어요. 

김승욱(2학년) 봉사단에 들어가면 기술도 배울 수 있다고 해서 참여하고 싶었어요.


봉사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준영 저희는 매주 수‧목요일 모여 전상준 선생님의 설비 분야 자격증의 이론수업을 들어요. 또 조성인 명장님이 매주 토‧일요일에 오셔서 3시간 동안 설비‧보수에 대한 이론 강의를 하시고 실습실에서 설비기술을 가르쳐주세요. 

김정민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이론과 실습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아요. 방학기간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진행해요. 새 보일러가 마련될 때 마다 가정을 선별해 방문하기 때문에 활동이 불규칙적으로 이뤄져요. 


앞서 얘기 했지만 봉사단은 지역주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박정민 관심을 잘 받지 못하고 홀로 사는 지역주민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집에 보일러를 설치해 드려요. 기존 제품이 문제가 발생한 경우 수리도 해드려요.

민수 주로 수리 대상은 보일러이지만 싱크대, 샤워기 등도 보수공사하거나 교체해드리고 있어요.


봉사활동에 쓰이는 보일러 제품은 어떻게 구입하나요.

준영 학교 자체적으로 보일러를 구매하기도 하고 교육부의 ‘명장공방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예산을 활용하기도 해요. 이 사업은 교육부가 진행하는 것으로 기술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명장을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 교육활동과 기술전수를 지원하는 것이죠. 

민수 초기에는 열관리협회 전남도회, 장애인복지센터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적도 있어요. 약 2년간 총 60여대를 교체했어요. 


작업은 얼마나 걸리며 하루에 몇 개나 작업을 하나요.

박정민 보일러 하나를 교체하는 데 평균 2~4시간 걸려요. 다만 간단한 작업은 뜯어 고치기보다는 밸브가 깨지고 물이 새는 경우이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아요.

충민 2년 전에는 한 번에 30여개를 받아 한 달 동안 계속 수리만 한 적이 있어요.(웃음)  


직접 보일러를 설치‧수리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박정민 보일러실이 협소해서 수리작업을 하는 데 불편함을 겪곤 해요. 특히 추운 겨울에는 작업을 하다가 감기 걸린 적도 있어요.

충민 겨울에 보일러를 자주 쓰기 때문에 주로 추운 시기에 작업을 나가게 돼요. 보일러를 만질 때 물이 묻는데 장갑이 젖어 손이 얼기도 해요. 손이 시려 워서 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못해 힘들었어요.

준영 명장님의 시범을 볼 땐 간단해 보였는데 직접 수리해보려고 하니 복잡하더라고요.

민수 보일러를 해체하고 조립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다만 집마다 보일러 배관 호스 개수가 다른데 5개인 경우는 조립하는 데 오래 걸려서 힘들었어요.



봉사를 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꼈나요.

충민 가정에서 보일러를 고치려고 A/S를 많이 부르는데 이에 비해 설비‧보수업체가 별로 없어요. 또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죠. 주민들의 따뜻한 겨울을 위해 봉사단이 직접 나서서 돕고 배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뿌듯했어요

박정민 보일러를 새로 교체하려면 최대 70~80만 원 들고 수리 기사를 부르면 기본 1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요. 간단한 작업인데도 A/S 기사 출장비용을 부담하기가 만만치 않은데 이 같은 부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돼서 기분이 좋았어요.


보일러를 수리‧교체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승욱 보일러를 교체하거나 설치할 때 가정집을 방문하는데 여러 사연을 듣게 돼요. 한 중년 남성이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슬픔에 젖어 보일러를 켜지도 않고 이불로만 지낸 경우도 있었어요. 보일러를 너무 이용하지 않아 고장이 나서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 드렸죠.

충민 봉사를 나갔을 때 어르신들이 보일러를 고치러 가면 수고했다면서 맛있는 음식도 내주시곤 해요. 반면에 능숙하지 못해서 다시 A/S해 달라고 연락이 오기도 하죠.  

박정민 궂은 날씨에 보일러를 수리하다가 천장에서 비가 새 서둘러서 고치느라 정신이 없던 적도 있어요. 나주는 아파트 보다 주택이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죠.(웃음)

보일러 수리 시 물을 잠그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물벼락을 맞은 적도 있어요.  


봉사단이 지역에서 잘 알려져 있다고 들었어요. 

민수 카카오의 사회공헌플랫폼인 ‘같이가치’에서 모금도 진행하고 있어요. 보일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높은 관심을 받아 한 달 만에 80%를 달성했어요. 


봉사단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요.

준영 봉사하면서 리더십도 생기고 팀워크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어요.

김정민 학교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성적에 많이 도움이 됐어요. 특히 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배관설비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봉사단을 통해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충민 지금까지는 보일러 수리를 중심으로 배웠지만 에어컨이나 냉장고 같은 제품들도 배워 다양한 제품을 고치고 싶어요.  


본인에게 명장공방봉사단은 어떤 의미인가요.

충민 봉사의 시작점이에요. 이 봉사라는 나눔을 통해 행보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이 동아리를 시작으로 다른 봉사 단체에 들어가서 벽화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박정민 배관분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라고 생각해요. 국내 1호 조성인 명장님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기 때문이죠. 또 명장님과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가 남다르죠. 

김정민 봉사를 하면서 자기계발도 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배관 기술과 관련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명장님을 통해 직접 기술을 배우면서 이 분야의 경쟁력을 키웠다고 생각해요.


전상준 ‘명장공방봉사단’ 담당 교사 보수·설비 분야에서 개인이 창업할 수 있는 밑거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전상준 교사는 명장공방봉사단 학생들을 지도해오고 있다. 봉사단이 만들어 진 것은 지난 2016년 9월 명장공방사업에 참여하면서부

터다.  


전 교사는 “명장님과 학생들이 배관설비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곳에 써보자는 데 뜻을 모아 봉사단이 결성됐다”며 “또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봉사단을 통해 현장을 경험함으로서 실제 시설보수 분야에서 개인이 창업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을 함께 고려하게 된 것은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은 많고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교사는 “보일러 관련 회사에서도 소속 직원이 아닌 프리랜서 기사를 투입할 정도로 설비‧보수 분야가 체계적으로 돼 있지 않다”며 “개개인이 사업자가 돼 봉사활동을 하고 보수‧설비를 새로운 분야의 창업을 고려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보일러뿐만 아니라 냉장고, 에어컨 등 냉동시설도 다루도록 교육을 진행해 아이들이 수리할 수 있는 보수‧설비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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